
CNT(Carbon Nano Tube)가 LiB(리튬이온전지)의 도전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카본블랙(Carbon Black)보다 적게 첨가해도 높은 도전성을 얻을 수 있기 때문으로, 일본 카오(Kao)를 중심으로 CNT 평가를 추진하고 있다.
카오는 PVP(Polyvinyl Pyrrolidone)보다 저점도이면서 저저항이라는 특징을 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LiB 양극재에는 카본블랙 분산제가 주로 사용되고 있으나 최근에는 전기자동차(EV)의 1회 충전당 주행거리 연장과 배터리 고용량화에 따라 도전성이 높은 CNT 분산제를 사용하는 흐름이 본격화되고 있다.
다만, CNT 분산제는 바인더에 적절한 도전 패스를 형성할 수 있도록 분산시키는 것이 어려워 중국산 일부만 채용되고 있다.
CNT는 양극 슬러리의 고농도화를 통해 용제 사용량을 줄임으로써 휘발성 유기화합물(VOCs)이나 이산화탄소(CO2) 배출량 감축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은 물론 배터리의 고용량화, 장기신뢰성, 안전성 향상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카오, 도전소재용 분산제 개발
카오는 LiB 양극재의 도전 소재로 사용할 수 있는 분산제를 개발했다.
흡착기, 분산기, 기능부를 분자 설계해 점도를 상승시키는 도전 소재에 선택적으로 흡착할 수 있는 높은 수준의 분산성을 실현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극에 사용하는 용매 N-Methyl-2-Pyrrolidone(NMP)에 용해되는 반면 전해액에는 녹지 않아 배터리 내부에서 불필요한 부반응을 일으키지 않는 것이 특징이며, 분산제로서의 성능은 카본블랙을 능가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LiB 생산기업들은 CNT 도입을 검토하고 있으나 분산이 어려워 도입하지 못하고 있다.
카본블랙의 일종인 아세틸렌 블랙(Acetylene Black)에 대한 전해액 용해성 시험에서는 범용 분산제로 사용되고 있는 PVP와 비교해 전해질에 대부분 녹지 않았고 배터리에 미치는 악영향이 매우 적다는 것을 확인했다.
사이클릭 볼타메트리(Cyclic Voltammetry)로 알려진 전류측정 시험에서는 분산제가 없을 때, 개발한 분산제를 사용했을 때, PVP를 사용했을 때를 비교했으며 개발 분산제가 고전압 영역에서도 분산되지 않는다는 결론을 얻었고 PVP와의 비교에서는 직류저항에 영향이 없다는 결과도 확보했다.
결과적으로 CNT 분산을 활성화해 전극의 저저항화‧고용량화를 촉진할 수 있다는 점에서 CNT 용도를 중심으로 시장을 개척하면서 평가작업을 계속할 계획이다.
개발한 분산제는 잉크, 페인트, 전자소재 등 무기 분체를 분산시키는 기술을 바탕으로 완성했고 LiB 용도에 특화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LG화학, CNT 2900톤 체제 확장
국내에서는 LG화학(대표 신학철)이 배터리 사업 확장에 대응하기 위해 CNT 생산을 확대하고 있다.
LG화학은 650억원을 투입해 여수에 No.3 CNT 1200톤 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다. 여수공장 생산능력은 No.1 500톤, No.2 1200톤에 No.3 1200톤을 추가하면 총 생산능력이 2900톤에 달하게 된다.
LG화학은 다중벽(MW: Multi Walled) CNT를 생산해 LG에너지솔루션에게 전기자동차(EV) 배터리 양극재의 도전소재로 공급하고 있다. CNT를 도전소재로 사용하면 천연흑연 등 기존 소재보다 전도도를 10% 올릴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LG에너지솔루션은 현재 천연흑연과 CNT를 섞어 양극재를 생산하고 있으며 CNT 도전재 함량을 높이고 천연흑연 비중을 낮춤으로써 에너지효율 극대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LG화학은 실리콘(Silicone) 음극재로 활용되는 단일벽(SW: Single Walled) CNT도 개발하고 있다.
양극재 CNT보다 양산하기 어려운 편이나 러시아 옥시알(OCSiAl) 등 글로벌기업의 CNT 도전소재를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글로벌 CNT 수요는 2020년 5000톤에서 2024년 2만톤으로 확대되는 등 연평균 4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SKI, 도요컬러와 CNT 공급계약 체결
SK이노베이션(SKI: 대표 김준)은 일본산 CNT를 채용한다.
SK이노베이션은 일본 도요잉크(Toyo Ink) 산하에서 안료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도요컬러(Toyo Color)의 CNT 분산제를 채용하기로 계약함으로써 CNT 적용을 본격화할 방침이다.
도요컬러는 2015년 카본블랙 분산제를 상업화하며 자동차 LiB용 시장에 진출했고 현재 세계 4개국에서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일본 후지(Fuji)와 중국 주하이(Zhuhai) 공장은 카본블랙 분산제를 생산하고 있으며, 헝가리와 미국에 건설한 신규 공장에서는 CNT 분산제 생산 성공에 이어 SK이노베이션 채용이 확정됨에 따라 본격적인 양산체제를 확립한 방침이다.
도요컬러는 2020년 2월 헝가리 법인을 설립하고 2021년 상반기 부다페스트(Budapest) 인근에 공장을 건설했으며 미국에서는 자회사 라이오켐(LioChem) 공장에 생산설비를 도입함으로써 LiB 분산제 생산체제를 갖추고 있다.
CNT 분산제는 유럽‧미국공장을 통해 Lioaccum 브랜드로 공급하고 있다.
2021년 5월부터 SK이노베이션의 유럽‧미국 배터리 공장에 공급함으로써 폭스바겐(Volkswagen)과 포드(Ford)의 전기자동차에 탑재될 것으로 알려졌다.
도요컬러는 CNT 생산기업과 협력해 고기능 CNT를 개발했고 독자 개발한 첨가제와 분산법을 사용해 분산성과 도전성을 향상시켰으며, 소량만 첨가해도 저항치를 큰 폭으로 낮출 수 있고 활물질 함유량을 높임으로써 고용량화를 실현했다.
도요컬러는 2026년까지 LiB 분산제 증설에 100억엔 정도를 투자하며 4개 공장을 순차적으로 증설함으로써 LiB 분산제 매출을 200억엔으로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제온, 단일벽 공법 중심으로 용도 개척
일본 제온(Zeon)은 CNT 용도 개척을 강화하고 있다.
제온은 SG(Super-Growth) 공법으로 생산한 SW CNT를 통해 시장에 혁신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어플리케이션을 발굴하고 있다.
제온은 SW CNT 분야에서 양산기술을 중심으로 압도적인 위상을 확보하고 있으며 외부와의 협력을 통해 장척이나 비표면적이 크고 순도가 높다는 특징을 살릴 수 있는 용도를 개척하고 있다.
코스트가 높은 SW CNT의 단점을 해결하기 위해 생산성을 10배 이상 향상시킨 새로운 생산기술을 개발했으며, 독자 개발한 고무와의 복합기술을 활용하며 배터리와 반도체 주변부 용도를 개척하고 있다. 
SG 공법은 일본 산업기술종합연구소가 2004년 발견한 합성법이며 촉매 효과가 기존공법의 수백배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온은 2015년 도쿠야마(Tokuyama) 공장에 세계 최초로 SG 공법 플랜트를 건설했다.
러시아 옥시알도 SG 공법으로 양산체제를 구축하고 있으나 튜브 길이와 결정성에 차이가 있어 제온과는 시장이 겹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온의 SG 공법 SW CNT는 직경이 3-4나노미터이지만 길이가 2.5밀리미터로 대비가 크며 비표면적도 기존 SW CNT보다 훨씬 큰 g당 1000평방미터 이상에 달하고 있다.
촉매 기판 위에서 성장하는 공법을 사용해 99% 이상 순도를 달성했고 모든 면에서 기존 SW CNT보다 우수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가공방식에 따라 도체 혹은 반도체가 변화하는 특이한 특성도 갖추고 있다.
제온은 SG 공법 SW CNT를 고온에서도 형상을 유지할 수 있는 강인하며 안전성이 높은 O링 용도로 투입하고 있다.
배터리‧반도체 주변부 개척
제온은 플렉서블(Flexible) 도전 복합소재를 활용한 액추에이터나 파력발전, 고열전도 소재를 활용한 항공우주용 및 열교환기, 고전류밀도 내성 소재를 활용한 가교선, 높은 비표면적을 활용한 효소전극으로 자기발전하는 패치 등 효소 바이오 전지, 열전변환소자로 독립전원을 설정한 모니터링용 기기, 고용량 리튬공기전지 등 다양한 신기술을 개발하며 SW CNT 활용을 확대하고 있다.
과거에는 대비 때문에 SW CNT의 안전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문제가 있었으나 데이터를 충분히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IARC(국제 암 연구기관)의 발암 리스크 기준으로 녹차와 비슷한 수준이라는 점과 생분해성 때문에 폐에서 혈관 내부로 들어가도 분해돼 안전하게 배출된다는 점을 확인했다.
자연환경 중에 제온의 CNT를 분해할 수 있는 미생물이 존재한다는 것도 확인함으로써 안전성과 관련된 수요기업의 우려를 불식시키고 있다.
제온은 도쿠야마 공장에서 SW CNT를 생산하고 있으며 앞으로의 수요 증가에 대비해 생산능력을 대폭 확대하기 위해 생산성을 극적으로 높일 수 있는 기술을 연구실 스케일로 개발하고 있다.
SG 공법 SW CNT는 원래부터 기존 SW CNT보다 코스트가 낮지만 분체 판매만으로는 수익성을 확대하기 어렵다는 판단 아래 수요기업과 공동 어플리케이션을 개발하고 있다.
앞으로도 수요기업을 지원하면서 분산액, 시트 등 1차 가공제품을 통해 용도별 최적화를 도모해나갈 계획이다. (강윤화 선임기자: kyh@chemlocu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