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이 가을철 들어 석탄 공급부족 사태와 전력난을 겪으면서 석유화학제품 국제가격이 폭등 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석유화학의 기초원료로 사용되는 나프타가 톤당 800달러에 육박한 것은 국제유가가 배럴당 85달러 안팎으로 초강세 행진을 계속하고 있는 영향이 크지만, 프로필렌이 1100달러에 육박하고 벤젠은 1000달러를 넘어섰으며 SM은 1300달러에 도달했다. 수요가 부진한 MEG까지 900달러를 넘보고 있을 정도이다.
특히, LDPE를 비롯해 LLDPE, HDPE, PP는 원료가격과 상관없이 1200-1600달러대 중반으로 일제히 100달러 이상 폭등했고 PVC는 1700달러로 무려 200달러 대폭등했다. 합성수지에 그치지 않고 합성고무, 합성섬유로 폭등 여파가 이어지고 있다.
PVC는 중국산이 톤당 7000위안 안팎에서 움직였으나 전력난이 불거지면서 10월 중순 에틸렌 베이스가 1만4700위안으로 2000위안, 카바이드 베이스는 1만4000위안으로 1800위안 폭등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중국의 석탄 공급부족과 전력난이 겹쳐 카바이드 베이스 PVC 생산 차질이 장기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PVC 수요가 2000만-2200만톤에 달하는 가운데 PVC 플랜트의 50%가 가동률을 낮춤으로써 생산량이 25-30% 감소해 대폭등을 유발한 것으로 파악된다.
석탄 공급부족으로 석탄 베이스 생산량이 많은 프로필렌, MEG, PVC가 큰 타격을 받고 있으며 언제까지 폭등 행진을 이어갈지 예측 불가능한 상태이다.
중국 석탄 가격은 톤당 1700-2000위안 수준으로 2021년 초에 비해 260% 폭등한 것으로 파악된다. 정저우 상품거래소에서 2022년 1월 인도분 발전용 석탄 가격도 10월18일 톤당 1982위안(약 36만6000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후 야간장에 1755위안으로 8% 폭락했다. 중국 정부가 겨울철을 앞두고 역대 최고 수준으로 급등한 석탄 가격을 억제하기 위해 시장 개입에 나섰기 때문이다.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는 10월19일 가격법이 규정한 모든 수단을 총동원해 석탄 가격에 개입하기 위한 구체적인 조치를 검토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중국 가격법은 중요 상품과 서비스 가격이 현저히 오르거나 오를 가능성이 있을 때 국무원과 지방정부가 가격이나 이윤을 제한하는 조치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허위정보 유포, 가격담합, 가격 부풀리기, 매점매석 등 위법행위를 강력히 단속하겠다는 의지 표명으로 석탄 공급부족과 전력난을 해결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중국은 에너지의 절반 이상을 석탄에 의존하고 있는 가운데 경제가 회복되면서 석탄 수요가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환경규제 강화와 주요 산지의 홍수로 인한 생산 차질에 운송까지 어려움을 겪으면서 석탄 부족 현상이 장기화되고 있다. 특히, 석탄 공급부족으로 전력 공급까지 제한돼 철강, 화학 등 전력 소비가 많은 산업이 타격을 받고 있다.
오스트레일리아를 정치‧경제적으로 지배하려던 중국의 무리수가 불러온 결과이나, 사이노펙이 미국과 매년 LNG 400만톤을 20년간 도입하는 2건의 계약에 합의함으로써 석탄 공급부족 사태를 일정수준 해결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전력난으로 다운스트림 생산이 차질을 빚고 있는 것도 문제로, 연이어 석유화학제품 수요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자동차를 비롯해 화학섬유, 건축자재, 타이어 등은 가동률이 현저하게 떨어지고 있다는 징후가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국내 석유화학기업들이 일시적인 폭등 현상에 놀아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