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SBR(Solution Polymerized-Styrene Butadiene Rubber)은 친환경화 흐름이 대세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합성고무 시장이 공급과잉으로 전환돼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고기능화‧친환경화를 통해 차별화함으로써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SSBR은 2010년대 초 연비 절감형 타이어 수요가 급증하면서 수급이 타이트해졌으나 2013년부터 신증설이 잇따른 영향으로 2021년에는 글로벌 수요가 130만톤에 불과했으나 공급은 230만톤 수준으로 확대돼 공급과잉이 심각한 상태이다.
최근에는 수요가 증가하면서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 이전을 회복해가고 있으며 2025년경에는 수급 밸런스를 되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AKC, 쉘로부터 친환경형 부타디엔 조달
아사히카세이(AKC: Asahi Kasei)는 합성고무 사업의 주력제품인 SSBR에서 원료, 기능 모든 면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2021년 11월 쉘(Shell)로부터 바이오매스 및 폐플래스틱 베이스 부타디엔(Butadiene)을 공급받기로 계약을 체결했고, 최근 타이어 생산기업의 온실가스 감축 니즈가 확대됨에 따라 2022년 상반기 친환경형 SSBR 공급을 목표로 하고 있다.
폐플래스틱 베이스 SSBR은 아직 세계적으로 출시된 사례가 없으며 기능 면에서도 회전저항과 내마모성을 개선한 6세대를 출시함으로써 2030년까지 지속가능제품과 6세대 등 차세대제품 매출이 전체의 50% 이상을 넘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아사히카세이는 2021년 11월 중순 쉘과 쉘의 싱가폴 현지법인 Shell Eastern Petroleum에서 생산하는 친환경형 부타디엔을 100% 자회사인 Asahi Kasei Synthetic Rubber Singapore(AKSRS)로부터 공급받기로 계약했고, 2022년 3월 이후 생산 및 마케팅 작업에 착수할 것으로 알려졌다.
AKSRS는 SSBR 13만톤 플랜트를 가동하고 있고 예전부터 쉘로부터 석유 베이스 부타디엔을 공급받아왔다.
쉘은 205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실질적으로 제로(0)화하기 위해 싱가폴에서 폐플래스틱을 CR(Chemical Recycle) 처리해 유도한 열분해유나 바이오 나프타(Naphtha) 등을 스팀 크래커 원료로 투입하고 있으며, 매스밸런스 방식으로 100% 재생소재 베이스 소재나 바이오매스 베이스 기초화학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아사히카세이는 폐플래스틱 베이스 부타디엔 구매량을 공개하지 않고 있으나 일단 수백톤 수준으로 구매를 시작한 다음 쉘의 생산량 확대에 맞추어 점차 늘려나갈 방침이다.
아사히카세이는 친환경형 SSBR 생산에 필요한 ISCC 인증 취득도 준비하고 있다.
타이어, 환경부하 절감 요구 잇달아…
이태리 메이저 베르살리스(Versalis)도 바이오매스 베이스 부타디엔으로 SSBR을 생산할 예정이다.
다만, 폐플래스틱 베이스 부타디엔으로 SSBR을 생산하는 것은 아사히카세이가 세계 최초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사히카세이가 친환경형 SSBR 생산에 나선 것은 타이어 생산기업들의 환경부하 저감 니즈가 소재 단계로까지 확장돼 2030년에는 SSBR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휘발유(Gasoline) 자동차는 타이어의 라이프사이클에서 온실가스를 감축하기 위해 연비 절감에 주력하고 있으나 최근에는 전동화가 진행되면서 주행 중 배출량이 줄어들었기 때문에 이전에 비해 원료 조달 단계에서 감축을 요구하는 수요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아사히카세이는 2022년을 ISCC 원년으로 설정했고 지속가능 원료 투입을 본격화하고 있다.
부타디엔과 함께 SSBR의 주요 원료인 SM(Styrene Monomer)도 2022년 매스밸런스 할당을 통해 쉘로부터 공급받기로 했다.
지속가능한 SSBR은 전기자동차(EV)가 빠르게 보급되고 있는 유럽에서 수요가 급증하고 있으나 북미나 아시아 지역은 아직 연비 절감에 대한 니즈가 더 큰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아사히카세이는 SSBR 사업에서 원료는 물론 기능 면에서도 온실가스 감축에 주력하고 있다.
전기자동차 보급에 따른 고중량화와 고탈크, 주행거리 문제 해결에 영향을 미치는 신규 그레이드 개발을 추진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6세대 개발에 성공했다.
2021년 출시한 6세대 SSBR은 MI(Materials Informatics)를 활용해 변성기술로 회전저항을, 폴리머의 고분자량화로는 내마모성을 각각 40% 이상 끌어올렸고 유럽과 일본에서 채용을 시작해 2025년에는 본격적인 투입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금호석유화학, 바이오 실리카에 CR PS 원료 활용
금호석유화학도 친환경 SSBR 생산을 추진한다.
금호석유화학은 왕겨를 원료로 한 바이오 실리카(Silica)를 활용하는 친환경 합성고무 복합소재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원료용 SSBR 생산능력을 6만3000톤에서 2022년 말까지 12만3000톤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후 미국 리사이클 전문기업 아질릭스(Agilyx)와 협력해 PS(Polystyrene)를 CR 처리하고 추출한 스타이렌(Styrene)을 SSBR 원료로 투입할 방침이다.
금호석유화학은 현재 석영 알갱이로 제조한 실리카를 원료로 사용하며 규사 채취‧가공 중 다량의 에너지를 소비하고 있으나 탄화된 쌀겨를 90% 이상 함유한 천연 실리카를 규산나트륨으로 변환하고 석유화학제품에 사용 가능한 바이오 실리카로 가공하는 방식을 도입해 이산화탄소(CO2) 배출량을 최대 70% 감축할 계획이다.
타이어는 카본블랙(Carbon Black) 대신 실리카를 혼합함으로써 연비, 제동력, 내마모성 등을 높일 수 있으며, 특히 SSBR은 저연비 실리카 타이어 제조에 적합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금호석유화학은 전기자동차가 내연기관 자동차보다 무거워 타이어 내마모성이 이전보다 더욱 중요한 기능으로 떠오름에 따라 저연비 실리카 타이어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SSBR은 미국 아질릭스 기술을 활용해 더욱 친환경화할 계획이다. 아질릭스는 해중합 기술로 PS를 리사이클할 수 있으며 미국에 세계 최초로 PS 리사이클 플랜트를 건설해 가동하고 있다.
금호석유화학은 아질릭스 기술을 통해 폐PS에서 순수 스타이렌을 추출하고 신규(Virgin) 스타이렌과 동일하게 SSBR 원료로 투입함으로써 친환경 SSBR을 생산한다.
SK‧LG 중심으로 재생원료 활용 박차
국내 화학기업들은 최근 재생원료 활용을 적극화하고 있다.
SK지오센트릭은 폐 PP(Polypropylene)를 리사이클하기 위해 미국 퓨어사이클(PureCycle Technologies)과 합작투자에 나섰다.
퓨어사이클이 개발한 복합소재에서 PP만을 추출하는 용제 추출기술을 활용해 2025년 상업가동을 목표로 PP 리사이클 5만톤 공장을 국내에 건설할 예정이다. 건설 부지로는 울산을 비롯해 새만금단지를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LG화학은 폐식용유나 팜 부산물 등 재생가능 원료를 사용해 바이오 SAP(Super Absorbent Polymer)를 생산하고 있으며 ISCC Plus 인증 취득을 계기로 수출을 시작했다.
ISCC Plus 인증제품 라인업을 2021년 SAP를 포함해 폴리올레핀(Polyolefin), ABS(Acrylonitrile Butadiene Styrene), PVC(Polyvinyl Chloride) 등 9종으로 확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윤화 선임기자: kyh@chemlocu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