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노카본(Nano Carbon)은 구조와 물성이 특이해 꿈의 소재로 불리고 있으며 다양한 연구개발(R&D)이 진행되고 있다.
나노카본의 일종인 풀러렌(Fullerene), CNT(Carbon Nano Tube), 그래핀(Graphene)은 흑연, 다이아몬드와 같은 탄소 동소체로 20세기 말부터 21세기에 걸쳐 발견된 후 첨단소재로 각광받고 있다.
적절한 고분자를 선택함으로써 화학, 소재, 바이오, 에너지, 환경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혁신적인 차세대 소재를 창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특히, CNT와 그래핀은 합성기술, 분산‧분리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용도 개척이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CNT, 금속‧반도체 성질 모두 발현 가능
CNT는 탄소 원소만으로 구성된 튜브 형태의 물질이며 직경은 나노미터 수준에 불과하나 길이는 마이크로미터 수준으로 가로세로비가 매우 큰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탄소 원자가 육각형으로 배치된 흑연시트를 원기둥 모양으로 동그랗게 감은 형태를 이루고 있으며 가공방식에 따라 금속성, 반도체성 특성이 다양하게 변화하는 특징이 있다.
탄소만으로 이루어져 밀도가 알루미늄의 절반 수준으로 가볍고 이론적으로 최대 인장강도가 강철의 50배 이상, 열전도성은 구리의 10배 이상에 달하는 등 뛰어난 물성을 보유하고 있다.
이에 따라 복합소재, 일렉트로닉스‧포토닉스, 에너지, 나노테크놀로지, 화학‧소재, 의료‧건강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는 첨단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CNT는 크게 흑연시트 1장으로 이루어진 단층 CNT와 여러 튜브가 동심원 형태로 겹친 구조인 다층 CNT로 분류된다.
단층 CNT는 일반적으로 직경이 매우 작아 양자적인 효과가 잘 나타나며 모델적으로 취급이 용이해 연구목적으로도 사용되고 있으며, 다층 CNT에 비해 표면적이 크고 전기 및 열 전도성이 높은 등 물성이 매우 뛰어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특히, 기하학적 구조에 따라 금속이나 반도체로 변화하는 것이 최대 특징이다.
단층 CNT는 다층에 비해 양산기술 개발이 늦어졌으나 2004년 SG(Super-Growth) 프로세스가 개발됨에 따라 2015년 일본 제온(Zeon)이 단층 CNT 양산화를 시작했고, 이후 코스트 절감이 가능해져 앞으로 다양한 산업의 소재로 자리 잡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다층 CNT는 직경이 10-100나노미터이며 복층 흑연시트로 구성된 강고한 소재로 단층에 비해 내열성, 화학적 안정성, 내구성이 뛰어나며, 대량 합성이 비교적 용이해 단층보다 앞서 대량 합성기술이 확립됐고 이미 배터리, 캐퍼시터 소재 등으로 보급되고 있다.
다층 CNT는 원기둥형 뿐만 아니라 컵적층형, 분자내포형 등이 있다.
그래핀, 저코스트 대량생산 기술이 관건
그래핀은 전자적, 기계적, 화학적 물성이 경이로운 수준으로 뛰어나 투명전도막 대체소재, 파워디바이스, 태양전지, OLED(Organic Light Emitting Diode) 소자, 축전지용 전극소재 등으로 실용화하기 위한 연구가 잇따르고 있다.
제조 코스트가 높아 아직 응용제품이 많지 않고 상용화에는 이르지 못하고 있으나 낮은 코스트로 대량생산이 가능한 기술이 개발됨으로써 산업계에 변혁을 일으킬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그래핀 대량생산 기술은 오사카가스(Osaka Gas), 아데카(ADEKA) 등 일본 화학기업이 리드하고 있으며 나고야(Nagoya)대학 등 학계의 성과도 주목받고 있다.
탄소 원자의 결정체인 흑연은 층 모양의 물질이며 그래핀은 원자 1개 두께로 이루어진 매우 얇은 막으로 2004년 흑연 덩어리에 셀로판테이프를 붙여 떼어내는 저차원적인 기술을 이용한 추출법이 발견됐다.
그래핀 합성법은 물리적 방법과 화학적 방법으로 분류된다.
물리적 방법은 흑연에 셀로판테이프를 붙여 박리하는 방법이 역사적인 의미에서 유명하며, 화학적 방법은 화학기상성장법(CVD), SiC 열분해, 산화그래핀 용액 환원, CNT 절개법, 다환방향족 화합물, 나노다이아몬드를 이용한 합성 등이 사용되고 있다.
응용 분야를 확대하기 위해서는 그래핀 자체를 저코스트로 대량 생산하는 기술이 필수이어서 국가, 관련기업, 대학이 각각 연구개발을 가속화하고 있다.
원자 1개 두께의 2차원 물질인 그래핀은 구부릴 수 있는 점이 최대 특징이며, 프린트기판과 같이 단단하고 구부러지지 않는 물질 위에서 만들어야 반도체 회로도 유연한 구조로 만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투명해 빛이 투과되는 특징도 있다.
그래핀은 입사광의 97.7%를 투과시킬 뿐만 아니라 전기전도율이 실리콘의 100배에 달하는 투명한 전도막으로 스마트폰 터치패널 등에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원자 1개 두께의 매우 얇은 막인 그래핀은 무게가 가벼우나 강도는 철의 100배로 다이아몬드와 비슷하고 탄성은 6배에 달해 유연하게 구부릴 수 있으며, 전기전도율이 은에 비해 높고 열전도율은 구리의 10배 수준으로 꿈의 신소재로 평가되고 있다.
제온, 전자소재부터 의료까지 용도 개척 박차…
일본 제온은 SG 공법으로 생산하는 양산형 단층 SWCNT로 시장에 혁신을 일으킬 수 있는 어플리케이션 개척을 추진하고 있다.
2015년에는 촉매효율이 기존 제조공법의 수백배에 달함으로써 낮은 코스트로 SWCNT를 생산할 수 있는 SG 공법 양산설비를 세계 최초로 도쿠야마(Tokuyama) 공장에 건설했다.
제온의 SG 공법 SWCNT는 직경이 3-4나노미터에 불과하나 길이가 수백마이크로미터로 가로세로비가 크며 비표면적은 그램당 800평방미터 이상, 순도는 99% 이상에 달하고 있다.
가공방식에 따라 도체 혹은 반도체로 변화하는 특이한 특성도 파악되고 있다.
제온은 독자적으로 개발한 고무와의 복합기술을 활용해 배터리, 반도체 주변부부터 구조소재, 건강‧의료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용도를 개척하고 있다.
고온에서도 형상을 유지할 수 있는 강인하고 안전성이 높은 O링 용도로 실용화하고 있고 시트계 열계면 소재, 솔라카드를 제안하고 있다.
또 유연한 전도성 복합소재를 이용한 센서, 파력발전, 높은 비표면적을 활용한 효소 바이오 배터리, 열전 변환소자로 독립전원을 설치하는 모니터링용 디바이스, 초고용량 리튬공기전지 등 기존 기술로는 대응이 어려운 용도를 창출하기 위해 수요처의 R&D를 지원하고 있다.
AI(인공지능)로 소재의 구조 이미지를 해석해 고속‧고정밀 물성 예측을 가능케 하는 신기술도 SWCNT 용도 개척에 활용하고 있다.
도쿠야마 공장은 SG 공법 SWCNT 생산능력이 10톤에도 미치지 않아 어플리케이션 확대에 따라 생산능력을 크게 늘릴 것이 요구되고 있어 증설을 검토함과 동시에 생산성을 향상시키기 위한 개발을 계속하고 있다.
오사카가스, 열전도‧방열‧윤활 용도로 제안
오사카가스는 다층 그래핀을 열전도, 방열, 윤활 용도로 제안하고 있다.
오사카가스는 2018년 박리보조제를 첨가한 물속에서 흑연을 박리해 수십층의 다층 그래핀을 생산하는 기술을 확립해 물성과 코스트 양립에 성공했다.
물 분산액 뿐만 아니라 파우더로도 공급할 수 있으며 광촉매 페인트, 바이오매스 복합수지를 개발하며 축적한 표면처리 기술을 응용해 물, 오일, 수지, 고무 등에 분산성을 부여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나노소재의 약점인 분산성을 개선해 편이성도 향상시킨 것으로 파악된다.
최근에는 탄소중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열전도 및 방열 용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오사카가스의 다층 그래핀은 분산성, 순도, 가로세로비가 높아 뛰어난 열전도성을 발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지에 대한 혼련 뿐만 아니라 페인트 활용이 가능하며 도포하면 면내 방향으로 열을 확산시키면서 복사로 열을 방출해 전체 온도를 낮출 수 있는 특징이 부각되고 있다.
전기자동차(EV), 휴대형 전자기기, LED(Light Emitting Diode) 조명 소재에 투입함으로써 과열을 방지하고 가동온도를 낮출 수 있어 안전성, 장기내구성, 성능을 확보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에너지 절약도 가능한 것으로 파악된다.
그리스를 포함한 윤활 용도는 하중이 클수록 마찰, 마모를 줄일 수 있어 풍력발전 등 대형설비는 물론 소형에서 하중이 집중적으로 가해지는 베어링, 마개와 같은 접동부에 대한 활용이 기대되고 있다.
오사카가스는 수지 및 고무의 강도 향상, 전자파 흡수, 전기전도 등 뛰어난 물성을 겸비한 특성을 바탕으로 다양한 분야의 수요처에 샘플을 공급하고 있으며, 파일럿 규모의 시험제작으로 대응하고 있으나 2022년에는 소규모 용도에 대응할 수 있는 체제를 구축하고 인원 확보, 품질관리 강화를 실시할 방침이다.
일본촉매, 환원형 균일분산기술 개발
일본촉매(Nippon Shokubai)는 2022년 처음으로 산화그래핀이 채용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산화그래핀은 원자 1개 두께로 이루어진 시트 형태의 소재로 원료인 흑연에 강력한 산화제를 투입해 산화하면서 탄소소재 층의 간격을 넓혀 박리해 생산하고 있으며 물 분산형, 유기용제 분산형, 환원형을 공급하고 있다.
환원형은 물이나 용제에 균일하게 분산하는데 성공했다.
물 분산형, 유기용제 분산형 산화그래핀은 도전성을 발현시키면 필름 등 기초소재에 도포한 후 열을 가하나 가열온도가 섭씨 200-400도에 달해 기초소재 종류에 따라서는 손상이 일어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환원형은 원래 도전성을 보유하고 있으나 물 등 용매에 산화그래핀을 분산한 상태로 환원할 때 산소 관능기가 떨어져 소수성으로 변화해 응집하는 문제점이 있으나, 일본촉매는 환원 프로세스 연구를 지속해 개별 용매에 균일하게 분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한 후 샘플 공급을 시작했다.
다른 화합물과 조합한 복합형 산화그래핀도 R&D를 진행하고 있다
산화그래핀이 보유하는 산소 관능기는 다양한 종류의 물질과 결합해 다양한 기능을 발휘하는 특징이 있어 니즈를 파악한 후 가장 적합한 복합 타입을 개발할 계획이다.
도전성, 투명성 등에 대한 데이터 외에 항균, 항바이러스 효과에 대해서도 검증하고 있으며 사업화를 위한 양산기술 확립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일본촉매는 고형 산화그래핀 기준 배치당 10kg 이상 생산할 수 있는 체제를 구축하고 있으며 앞으로 단계적으로 생산을 확대할 방침이다. (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