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화학연구원이 폐합성섬유를 화학적으로 선별해 플래스틱 원료로 전환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한국화학연구원 조정모 박사 연구팀은 특정 소재에만 선택적으로 작용하는 저가 화합물을 활용해 혼합 폐섬유에서 PET(Polyethylene Terephthalate) 소재만 골라내는 화학적 선별 기술과 분류된 PET섬유를 저온 분해해 플래스틱 원료용 단량체로 되돌리는 화학적 재활용 기술을 개발했다.
오직 PET에만 작용하는 추출제를 혼합 폐섬유에 접촉해 색 변화가 일어나는 PET섬유를 골라내는 방식으로 오차율이 매우 낮고 분리가 어려웠던 염료까지 제거할 수 있어 고품질 PET 소재만 선별할 수 있다.
폐섬유 선별과 탈염료화 과정에 생분해성 화합물이 사용되고 사용 후 염료가 포함된 추출제 또한 회수 후 재사용하는 등 경제적이고 자연 친화적인 선별기술로 주목되고 있다.
연구팀은 유색 폐PET섬유를 빠르게 분해해 고부가 단량체를 제조할 수 있는 저온 글라이콜리시스 반응 기술도 함께 개발했다.
섭씨 200도 이상 고온 조건의 폐PET 분해공정과 달리 150도 저온 반응에서도 원료 구조·형태에 상관없이 2시간 안에 완전히 분해할 수 있다.
섬유 폐기물은 별도의 수거 방법 없이 여러 재질이 혼합돼 버려지고 있어 재활용을 위해 재질별로 분류하는 작업이 필수적이나 대부분 수작업으로 이루어지고 원료 비중에 따라 물에 뜨고 가라앉는 것으로 구분하는 등 매우 비효율적이며 분류 후에도 여전히 각종 이물질이 포함될 때가 많아 물리 또는 화학적 재활용에 한계를 나타냈다.
이미혜 원장은 “그동안 재활용이 어려웠던 저급 유색 폐섬유까지 고품질 단량체 제조를 위한 원료로 뽑아낼 수 있다”며 “의류 폐기물 발생량을 획기적으로 감소시킬 수 있는 자원 순환형 재활용 기술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화학연구원은 관련 기술을 리뉴시스템에게 이전해 생산설비 건설 및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다.
2024년 말까지 PET 처리능력 1만톤의 실증 플랜트를 완공하고 2025년부터 본격적인 재생 단량체를 양산할 계획이다. (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