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무력 충돌이 중동 전쟁으로 확전되면 상승이 불가피한 것으로 판단된다.
황성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이 직접적으로 원유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없다고 볼 수 있으나 하마스 배후가 이란이라는 보도가 나오며 서방의 이란 제재가 강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또 전쟁이 중동 지역 전반으로 확대된다면 원유 수송에 차질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란은 원유 생산량이 일일 290만배럴, 수출량은 120만배럴이며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원유 수송량은 최대 2000만배럴로 세계 공급의 20%를 차지하고 있다.
앞서 미국의 이란 제재 당시에는 원유 수출량이 하루 40만배럴 이하로 감소한 바 있다.
황성현 연구원은 “일일 원유 생산량이 200만배럴 감소한다면 원유 재고는 6000만배럴 줄어들고 국제유가는 배럴당 100달러까지 상승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며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면 최대 150달러까지 폭등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문제는 사우디의 난처한 입장”이라며 “사우디는 이란과 합의로 외교 분쟁을 해결하고 이스라엘과 관계 강화를 통해 안보를 지키는 전략을 취해왔다는 점에서 전쟁으로 미국과 군사동맹 체결, 원유 증산, 수출 확대 정책으로 선회가 어려울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유진투자증권은 지정학적 이슈와 미국의 원유 생산량 감소 가능성 등을 고려해 2024년 상반기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이 100달러까지 오를 것이라는 기존 전망을 유지했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중동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에 대해 “대규모 교전 지속은 달러와 국제유가 하방 경직성을 높이는 요인”이라며 “단기적으로 고금리 및 달러화 강세 지속 우려로 금리 안정화에 의한 안도 랠리 유인을 감소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다만, 갈등 격화로 트럼프의 중동 전략이 재조명되며 2024년 대선을 앞두고 공화당 지지율이 상승하면 국제유가 상승세는 오히려 제한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양해정 DS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분쟁이 확산되면 국제유가가 상승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면서도 “사우디와 이란의 관계가 좋지 않다”며 변동성이 안정될 가능성을 함께 제시했다.
이어 “1970년대 중동의 반이스라엘 정서처럼 단결이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은 분쟁이 확대될 가능성을 낮추는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WTI는 10월9일(현지시간) 86.38달러로 전일대비 3.59달러(4.34%) 폭등했다. (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