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레조낙, 부분 스핀오프 활용 분사 … 지분율 20% 미만으로 조정
석유화학기업들은 최근 기초소재 침체에 대응해 사업 분할을 적극화하고 있다.
일본 레조낙(Resonac)은 반도체 및 전자소재 사업에 경영자원을 집중하기 위해 석유화학 사업을 독립 상장기업으로 부분 스핀오프(Partial Spinoff) 방식으로 분사하고 수년 동안 채산성이 좋지 않은 하드디스크 사업을 연결 손자회사에게 넘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부분 스핀오프는 2023년 일본 정부가 세제 개정을 추진하며 새로 개설한 특례조치로, 분할법인에 지분 일부를 남기면 법인세 이연이 불가능했던 기존 제도와 달리 일정 적격요건을 갖추면 분할 주체가 20% 미만 지분을 보유해도 과세 이연이 가능하게 했고 의제배당이나 자산 이전‧양도 손익은 대상에서 제외해 주주 친화적인 정책으로 평가받고 있다.
스핀오프는 원래 사업부나 자회사를 완전히 분리하고 토지, 설비 등을 사실상 신규 법인에 무상으로 양도하는 구조이며 미국, 유럽은 일반적인 구조조정 방법으로 활용하고 법인세 등 과세도 하지 않는다.
반면, 일본은 기존 법인이 신규 법인에 설비 등을 매각해 이익을 얻은 것으로 간주해 법인세를 부과하고 기존 법인 주주까지 이익을 얻은 것으로 보고 소득세를 부과해 구조조정 수단으로 선택하는 사례가 드물었다.
그러나 일본 경제산업성은 신 성장동력을 육성하기 위해 분사를 통한 구조조정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고 2016년부터 스핀오프를 실시하는 법인에게 세금을 부과하지 않는 방안을 검토해왔으며 2023년 부분 스핀오프 조치를 시행하며 일부 목표는 달성한 것으로 파악된다.
레조낙은 기존 레조낙홀딩스(Resonac Holdings)와 레조낙에 속한 석유화학 관련 사업을 신규 법인으로 분할한 다음 2026년경 도쿄(Tokyo) 주식거래소에 상장시킬 예정이다.
신규 법인 지분은 레조낙 그룹이 20% 미만을 보유하고 나머지는 주식 현물배당을 통해 주주에게 분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2024년 4월 이전 상세 계획을 공개한다.
레조낙은 석유화학 사업 매각을 검토하고 있지 않아 주주와 임직원, 사회적 책임 모두를 고려했을 때 부분 스핀오프 방식에 따른 분사가 가장 합리적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다만, 부분 스핀오프 방식으로 분사했을 때 지분 80%를 다른 화학기업이 보유하게 되면 합작 사업으로 전환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또 오이타(Oita)에서 추진하고 있는 기초소재 사업과 암모니아(Ammonia) 생산을 맡은 가와사키(Kawasaki) 사업장은 수소 발전을 통해 청정에너지 사업으로 육성할 여지가 크고 반도체용 유기 모노머 기술 관련 사업은 반도체 소재 사업과 시너지가 기대되기 때문에 분사 대상에서 제외했다.
하드디스크 사업은 2024년 7월경 손자회사 레조낙야마가타(Resonac Holdings Yamagata)의 회사명을 레조낙하드디스크(Resonac Hard Disk)로 변경하고 자회사로 분사함으로써 이전할 예정이다.
이미 2023년 타이완 사업장을 폐쇄하며 하드디스크 생산능력을 기존의 3분의 2 수준으로 감축하고 가동률을 끌어올리면서 2024년 고정비 약 90억엔 절감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분사를 통해 회복 속도를 가속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레조낙이 경영 안정화에 주력하고 있는 것은 석유화학 침체로 수익이 대폭 악화됐기 때문으로 판단된다.
레조낙은 2023년 매출이 1조2888억엔으로 전년대비 7.5% 감소한 가운데 영업이익 마이너스 37억엔, 경상이익 마이너스 147억엔, 순이익 마이너스 189억엔으로 모두 적자를 기록했다.
화학 사업은 레조낙 전체 매출 중 20%를 차지하는 주요 부문이나 판매가격 인상 정책에도 영업이익이 77억엔으로 69.0% 급감했으며, 특히 흑연전극 사업은 수익이 대폭 악화돼 재편이 요구되고 있다.
반면, 반도체‧전자 소재 사업은 반도체 재고 조정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마이너스 94억엔으로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했음에도 적자 폭을 소폭 줄이는데 성공함에 따라 중장기 집중 육성 사업으로 주목하고 있다.
최근 생성형 AI(인공지능), IoT(사물인터넷), 데이터센터, 자율주행 기술이 부상하며 반도체산업 회복이 점쳐짐에 따라 중장기 연구개발 프로젝트 중 50% 이상을 반도체 소재가 차지하도록 강화하고 2028년에는 비중을 70% 수준으로 확대하며 매출 비중을 현재 26% 수준에서 2030년 45% 이상으로 늘릴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모빌리티 사업은 자동차 생산 회복을 타고 영업이익이 19억엔으로 흑자 전환했으며, 이노베이션 소재 사업은 영업이익이 113억엔으로 11.7% 증가했다.
레조낙은 2024년 매출을 1조3300억엔으로 3.2% 확대하고 영업이익을 280억엔, 경상이익은 130억엔, 순이익은 100억엔으로 각각 흑자 전환하는 것을 목표로 설정했으며 반도체 사업이 수익 개선을 견인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강윤화 책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