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iB(리튬이온전지)는 전기자동차(EV) 캐즘(Chasm: 일시적 수요 정체)에도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배터리산업은 2024년 전기자동차 캐즘으로 성장이 둔화됐다. 그러나 SNE리서치에 따르면, 2024년 1-10월 세계 각국에 등록된 전기자동차, 플러그인하이브리드자동차(PHEV), 하이브리드자동차(HEV) 배터리 총사용량은 686.7GWh로 전년동기대비 25.0% 급증했고, 특히 중국기업의 성장세는 멈추지 않고 있다.
CATL과 비야디(BYD) 등 중국 배터리 메이저들은 가격경쟁력이 우수한 LFP(인산철리튬)계 LiB를 공급하며 상대적으로 가격경쟁력이 취약한 3원계 LiB를 공급하는 국내 3사의 아성을 무너뜨리고 있다.
그러나 중장기적으로는 LiB 시장의 성장이 이어지고, 특히 최근 들어 탄소중립 트렌드 확산을 타고 LiB 리사이클 수요가 증가하고 있어 성장세 자체가 멈추는 일은 없을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다만, LiB 리사이클 시장은 일본기업이 주도하고 있어 국내기업들의 관심이 필요한 것으로 파악된다.
NKS, 2026년부터 리사이클 실증 본격화
일본 NKS(Nihon Kagaku Sangyo)는 2026년부터 LiB 리사이클 실증에 나설 계획이다.
NKS는 다른 소재 리사이클 분야에서 축적한 독자적인 노하우를 바탕으로 LiB 리사이클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며 2026년부터 파일럿 플랜트 실증에 들어가 2027년 이후 조기에 양산공장을 건설할 방침이다.
재생 희귀금속을 사용한 배터리 그레이드 황산니켈과 황산코발트, 탄산리튬을 추출할 예정이며 총 200억엔(약 940억원)을 투자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
다.
NKS는 금속 베이스 유기·무기 화합물 사업을 영위하는 약품 사업부문과 약품 사업에서 축적한 금속 표면처리 기술에 독자적인 금속 가공기술을 융합한 건축자재 관련제품을 공급하는 건축자재 사업부문에서 일본 4곳, 타이 1곳 총 5개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2023년에는 선진적 금속 리사이클 사업 프로젝트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중기경영계획을 발표했으며 2030년 매출을 현재의 약 4배에 달하는 1000억엔으로 확대하기 위해 라이선스를 중심으로 한 글로벌 LiB 리사이클 사업화를 선언했다.
이미 약품 사업에서 LiB용 양극재 위탁생산을 실시하고 자동차용 채용실적을 거두며 후쿠시마(Fukushima) No.2 공장을 풀가동고 있어 사업기반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유럽 리사이클 규제 세계 각국으로 확산
최근에는 LiB 리사이클 기술 개발·실증을 위해 연구실 수준에서 양극재 생산 노하우와 금속 약품 분야에서 축적한 정제기술을 융합함으로써 주요 희귀금속인 NCL(니켈·코발트·리튬)을 배터리 그레이드 수준으로 회수하고 화합물로 가공하는 기술을 확립했다.
앞으로 폐LiB를 무해화하고 희귀금속이 포함된 블랙매스에서 독자적인 습식정제를 거쳐 고순도 NCL을 추출해 화합물로 가공하는 일관체제를 확립할 계획이다. 약 31억엔을 투자해 2026년 완공할 이와키(Iwaki) 파일럿 공장에서 블랙매스 환산 60만톤의 처리능력을 확보한 후 스케일업 실증을 실시할 예정이다. 파일럿 공장 건설 및 실증은 일본 경제산업성으로부터 중요 광물 확보 방안으로 인정받았다.
NKS는 2030년 이후 LiB 리사이클 시장이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는 유럽이 자동차용 LiB 리사이클 소재 사용 의무화 흐름을 주도하고 있으나 희귀금속과 화합물 산출·생산지역이 일부 국가에 편중돼 수요 증가에 대응해야 하고 지정학적 리스크도 상당해 리사이클 소재 수요 증가가 확실시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NKS는 2027년 이후 양산공장을 가동하고 원료와 배합 비율이 상이한 LiB도 처리할 수 있도록 광범위한 조건에 대응 가능한 능력을 갖출 방침이다.
NKS는 배터리 제조공정에서 발생하는 공정 파기제품 회수·재이용 및 폐배터리 희귀금속 회수·재생 등을 포함해 배터리 생산기업 및 자동차 OEM(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과 연계해 양산공장 가동률과 수익 안정화를 통한 순환 배터리 to 배터리 체인을 확립할 계획이다.
간토덴카, LiB 리사이클로 포스트 캐즘 대비
간토덴카(Kanto Denka)는 일본 전기자동차 시장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되는 2026년 이후 육불화리튬(LiPF6) 수요가 회복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LiPF6는 LiB 전해액에 약 10% 배합되며 전하 캐리어인 리튬이온의 양극-음극 이동을 촉진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캐리어의 이동성은 배터리 출력 및 충전시간 단축과 직결되며 전해액의 품질 수준은 발화 등 사고로 이어지기 때문에 LiPF6는 LiB의 성능을 담보하는 중요한 소재로 평가된다.
간토덴카는 일본기업 가운데 유일하게 LiB용 전해질인 육불화리튬을 생산하며 자동차용 LiB 분야에서 북미와 일본 내수시장을 중심으로 사업을 영위하고 있으나 최근 전기자동차 캐즘으로 LiPF6 시장이 침체됨에 따라 2024년 4-9월 기준 판매량 감소와 판매가격 하락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줄어든 것으로 파악된다.
그러나 2027년부터 리사이클 리튬을 사용한 탄산리튬 생산을 목표로 미즈시마(Mizushima) 공장의 생산능력을 8000톤 확대했으며 앞으로 수요 변화를 관찰해 가동률을 끌어올릴 방침이다.
간토덴카는 글로벌 양극재 메이저 스미토모금속(Sumitomo Metal Mining)과 LiB 리사이클 분야에서 협력할 계획이다.
스미토모금속이 2026년 가동할 예정인 LiB 리사이클 1만톤(셀 환산 기준) 공장에 대응하는 리사이클 리튬 파일럿 라인을 준비하고 있다.
양사는 스미토모금속이 폐LiB를 구리, 니켈, 코발트가 포함된 합금과 리튬이 포함된 슬러그를 분리하고, 간토덴카가 슬러그로부터 회수한 리튬으로 탄산리튬을 생산하는 방식으로 협력할 계획이다.
간토덴카는 파일럿 공장을 통해 배터리 그레이드 리튬과 상업화가 가능한 수율을 검증했으며, 스미토모금속 역시 리사이클 리튬 베이스 양극재가 천연자원 베이스 양극재와 동등한 성능을 갖추었음을 확인했다.
중국산 원료 의존 탈피하고 적정가격 유지
간토덴카는 LiPF6 수익 안정화를 위해 적정가격을 유지할 수 있는 체제가 필수적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탄산리튬과 LiPF6는 중국이 글로벌 생산량의 80-90%를 장악하고 있다. 글로벌 LiPF6 가격은 전기자동차 시장이 급성장한 2021-2022년에는 현재 대비 70-80% 높았으나 장기적인 수요에 대한 기대로 많은 중국기업들이 증설 투자를 실시하고 있고 전기자동차 캐즘이 발생하면서 공급과잉 심화에 따라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중국시장에서도 경쟁이 심각하기 때문에 수요 변화에 따라 가격이 급변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탄산리튬 역시 시황이 하락하면서 일부제품은 코스트를 무시한 가격에 유입되고 있다.
간토덴카는 기존 경험을 바탕으로 앞으로 외부요인 영향을 최소화해야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
다만, 미국이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통해 보조금을 조건으로 LiB 원료 조달처를 제한하고 유럽연합(EU)은 리사이클 소재 사용 의무화 규제에 나서는 등 글로벌 사업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확대됐다는 점에도 주목하고 있다.
간토덴카는 직접 생산하는 리사이클 리튬 베이스 탄산리튬 뿐만 아니라 중국산에 비해 품질에 한계가 있는 것으로 평가되는 남미·오스트레일리아산 탄산리튬을 고순도화해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원료의 중국 의존도를 낮추어 중장기적으로 가격을 안정화시키고 일본 내수시장과 북미에서 공급 안정화를 달성하려는 전략으로 판단된다. (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