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롤랜드버거, 중국 화학기업 23% 적자 … 구조적 문제로 개선 기대난
중국 화학산업이 자승자박의 진퇴양난에 빠졌다.
중국 화학산업은 수년 전부터 대규모 신증설 투자를 확대하며 글로벌 공급과잉을 유발하고 있으나 중국 스스로도 수익성 악화로 고전하고 있다.
독일 롤랜드버거(Roland Berger)에 따르면, 중국은 매출액 2000만위안(약 39억원) 이상 화학기업이 이미 2만5000개 이상에 달했으며 여전히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화학산업 고정자산 투자 역시 2023년 3300억달러(약 472조원)로 2020년 대비 50% 폭증했다.
하지만, 매출 2000만위안 이상 화학기업의 전체 수입은 2017-2023년 7년간 38% 급증했음에도 불구하고 평균 증가율은 28%에 머물렀고, 가동률 역시 이미 2021년 78%로 손익분기점인 80% 아래로 떨어졌으며 2023년에는 75%까지 하락했다.
345개 상장기업의 평균 순이익률은 2010년 7.7%에서 2023년 2.3%까지 추락했고 최근 5년 동안 화학기업 23%가 영업적자에 빠진 것으로 파악된다.
과잉투자에 따른 수익성 악화는 중국의 구조적 문제가 원인으로 지적된다.
중국 지방정부 간부들은 평가에서 경제성장, 고용 증가 등의 지표가 중요하기 때문에 기존기업의 사업 고부가가치화보다 신규기업 유치 및 기존 공장의 증설을 장려하는 정책을 우선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중소기업 설립 또는 유치가 줄을 잇고 있으며 상대적으로 지방정부의 지원을 받기 용이한 국영기업이 설비투자를 반복하는 가운데 안이한 판단으로 실시한 증설이 수익성을 갉아먹는 악순환을 일으키고, 민영기업 역시 국영기업을 따라 투자 경쟁에 뛰어들면서 같은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중국산 화학제품은 저가에 수출되면서 글로벌 화학기업의 수익성까지 위협하고 있다.
롤랜드버거는 중국산 화학제품이 저가에 공급될 수 있는 이유는 코스트 우위에 기반한 것이 아니라 과잉설비, 과잉경쟁 속에서 수익률을 극도로 낮춘 결과물이라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 화학산업의 과잉투자는 쉽게 해소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345개의 상장기업이 거두는 매출의 약 50%를 중앙 또는 지방정부가 우선하는 정책을 달성하는 것을 이윤을 추구하는 것 이상으로 중요시하는 국영기업들이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앙정부는 산업의 고부가가치화 뿐만 아니라 화학물질의 자급률 향상을 통한 공급망 안정화에 주력하고 있으며, 지방정부는 고용과 세수의 원천인 공장을 폐쇄하는 방안에 부정적이어서 소폭의 영업적자가 생산능력 감축을 위한 압력으로 작용하지 않는 것으로 판단된다.
글로벌 화학기업들은 중국 경기와 미국 상호관세 등 예측이 어려운 글로벌 경제환경 속에서도 중국 화학산업이 저가 수출 정책을 계속 이어갈 것을 전제하고 대응해야 할 필요가 있다.
롤랜드버거는 범용 화학제품 또는 범용화되고 있는 스페셜티 영역에서 규모화를 위한 연계와 통합으로 대응하고, 동시에 하이엔드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함으로써 기술력을 살려 고기능 화학제품을 개발하고 공급함으로써 성장을 이어가는 투트랙 전략과 수요기업의 니즈에서 출발하는 개발을 강조했다. (윤우성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