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랍에미리트(UAE)가 OPEC(석유수출국기구)을 탈퇴했다.
사우디가 중심인 국제 석유 수출 카르텔이 무너졌다는 의미이면서 확실하지는 않으나 국제 석유 패권이 미국 중심으로 재편된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미국이 베네주엘라를 손아귀에 넣으면서 줄곧 추진했던 석유 패권을 확보함으로써 앞으로 국제유가가 어느 방향으로 출렁일지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임기가 3년 가까이 남았다는 점에서 아시아와 유럽 국가들은 트럼프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고 예전에 경험하지 못했던 극도의 불확실성을 헤쳐나가야 할 수도 있다.
국제유가는 이란전쟁 이전과 이후로 흐름이 완전히 바뀔 수도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에 따르면, 국제유가는 최악의 시나리오에서 배럴당 174달러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란전쟁이 전면전으로 확대돼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장기화되면 이란전쟁 이전 63달러의 3배 수준으로 치솟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란전쟁이 단기에 끝나도 사우디를 중심으로 원유 생산시설 복구에 상당한 시간이 필요해 2027년 4분기까지 90달러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도 국제유가가 2026년 2분기 115달러를 형성한 후 4분기에 90달러 아래로 떨어지나 2026년 평균 76달러를 유지하고 중동산 공급 차질이 계속되면 2026년 내내 115달러 수준에서 등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국제유가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 이란산 원유 공급 중단, 중동 산유국의 석유 생산시설 복구 장기화 등으로 단기간에 60-70달러 수준을 회복하기 어렵다는 것이 일반적인 예측이다. AI발 데이터센터 확충으로 전력 수요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공급여력이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이란전쟁으로 원유 공급 차질이 장기화함에 따라 국제적으로 원유 및 석유제품 재고를 확충하려는 움직임이 표면화할 수 있고 원유 운반선의 용선료 및 운송료 급등, 보험료 상승, 인건비 상승 등이 겹치면 배럴당 10달러 이상의 추가 비용이 발생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달러화 강세 역시 국제유가 부담을 확대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달러화 환율은 미국 경제의 호황·불황에 따라서도 움직이나 각국의 경제 상황에 따라 변동하는 상대성이 매우 강한 편이며, 원/달러 환율은 장기적으로 달러당 1500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석유화학기업들을 옥죄는 요인으로, 어느 것 하나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없어 걱정이 아닐 수 없다. 원유-나프타-올레핀-석유화학제품으로 이어지는 구조상 국제유가 상승 요인을 석유화학제품 공급가격에 전가해야 수익을 올릴 수 있으나 여의치 않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90달러라고 가정할 때 나프타는 톤당 900달러, 에틸렌 및 프로필렌은 1200달러, 폴리올레핀은 1400-1500달러를 받아야 수익을 담보할 수 있으나 중국이 자급률을 급격히 끌어올리면서 수출을 확대하고 있어 비관적이다.
일본 화학기업과 같이 석유화학 유도제품을 고도화해 고부가제품을 생산함으로써 수익성을 끌어올려야 하나 요원하고, 그렇다고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석유화학 구조조정을 받아들이면 생산능력 감축에 따른 후유증이 심각해 중국에 질질 끌려다님은 물론 플래스틱제품을 중심으로 가공산업의 생존성이 의심받는 지경에 이를 수도 있다.
석유화학기업들은 생산능력 감축과 공급파워 상실로 위축되고 석유화학 다운스트림은 원료 수급과 공급가격 변동성 때문에 불안해지는 등 국가 경제가 큰 타격을 받을 것이 우려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