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연구진이 천막과 현수막을 폐기하지 않고 재활용할 수 있는 길을 제시했다.
고려대학교 융합생명공학과 김경헌 교수 연구팀, 경북대학교 김동현 교수 연구팀, LG화학 윤정훈 부장 연구팀은 공동으로 PVC(Polyvinyl Chloride) 타포린을 재활용할 수 있는 촉매 기반 공정 기술을 개발했다.
PVC 타포린은 천막, 현수막, 트럭 덮개, 물류 커버 등 실생활에 널리 쓰이는 방수 플래스틱 소재로 비바람에 강하고 잘 찢어지지 않는다.

내구성의 비결은 PVC 필름 내부에 PET(Polyethylene Terephthalate) 섬유가 강하게 결합한 구조에 있다. 다만, 기존 재활용 공정으로는 PVC와 PET를 분리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해 폐기물 대부분을 소각・매립하고 있다.
연구팀은 생물에서 유래한 물질인 베타인(Betaine)에서 해결법을 찾았다. 베타인을 촉매로 한 해당(Glycolysis) 공정으로 폐타포린을 섭씨 190도서 2시간 반응시킨 결과 PET만 분해되고 PVC는 화학적 손상 없이 고체 상태 그대로 회수됐다. 또 PET 성분의 77%가 분해돼 BHET(Bis(2-Hydroxyethyl) Terephthalate)로 전환됐다.
연구진은 PVC에 포함된 탄산칼슘과 칼슘・아연 안정제가 PET 분해를 촉진하는 촉매 역할을 한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불순물로 여겨졌던 첨가제가 오히려 공정 효율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함으로써 앞으로 복합 플래스틱 재활용 공정 설계에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했다.
경제성 측면에서도 우수했다. PET 분해에 사용된 EG(Ethylene Glycol) 용매를 별도의 정제 과정 없이 최대 3회까지 재사용할 수 있으며 공정을 반복해도 PET가 BHET로 변하는 효율이 떨어지지 않아 재생 PVC 생산 비용은 킬로그램당 약 1.46달러 수준이었다. 신규 PVC대비 약 45% 높지만 폐타포린 처리 비용을 절감할 수 있고 원료가 생산된다는 점에서 부가가치는 높다.
김경헌 교수는 “분리공정 없이도 복합 폐플래스틱을 동시에 자원화할 수 있음을 입증한 사례”라며 “산업용 타포린 뿐만 아니라 다양한 PET 함유 복합 고분자 폐기물에 적용 가능한 플랫폼 기술로 확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구 성과는 촉매 분야의 세계적인 학술지인 Chinese Journal of Catalysis 온라인에 2월3일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