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 약세에도 불구하고 석유화학 및 섬유산업은 그다지 타격을 입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무역협회에 따르면, 석유화학산업은 주시장인 중국시장에서 한국의 점유율이 30-40%에 달하며 주요 경쟁국도 일본이 아닌 타이완, 싱가폴, 타이 등이기 때문에 엔저 영향이 거의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 일본은 석유화학 원료를 전량 수입하고 있기 때문에 수입원가 상승압력이 커 가격인하가 쉽지 않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섬유산업도 Polyester직물 이외에는 일본과 경합관계에 있는 시장이 없기 때문에 역시 타격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이고 있다. 다만, Polyester 직물은 소수의 직물기업이 수출가격을 3% 내외로 소폭 인하하는 사례가 나타났으며 수출에서 확보된 이익으로 내수가격을 비교적 큰 폭으로 인하해 시장점유율 확대를 꾀하고 있어 일본수출이 큰 타격을 입고 있다. 엔화약세에 따른 국가별 시장의 변화추이를 보면 미국, 캐나다, EU 등 선진국에서는 아직까지 엔저에 따른 일본산과의 가격변화나 구매량, 거래선 변경 등 눈에 띄는 시장변화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격보다는 품질을 중시하는 선진국 시장의 특성상 가격인하나 인센티브 강화는 자칫 브랜드 이미지를 떨어뜨릴 가능성이 있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그러나 엔화 결제비중이 높은 일본시장에서는 엔저 효과가 이미 나타나고 있어 2002년 1월에는 일본수출이 대폭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다. 일본수출에서 엔화로 결제하는 국내기업들은 일본 바이어들의 가격저항이 커 가격을 인상치 못하고 대부분 기존가격을 유지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채산성이 악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일본수출을 포기하거나 제3국으로 전환하는 기업도 속출하고 있다. 중국, 홍콩, 러시아/동유럽권, 중남미 지역에서도 엔저 영향이 아직까지는 별로 나타나지 않고 있다. 중국시장에서는 일본산과 한국산의 가격차가 10-20% 정도인 만큼 아직까지는 경쟁할 수 있는 수준으로 분석되고 있다. 러시아 및 동유럽 지역은 일본과의 경합하는 정도가 크지 않고 한국이 일본보다 한발 앞서 진출해 한국산의 이미지가 일본산과 동등하거나 그 이상으로 높아 엔저 영향 미미한 상태이다. 반면, 동남아시아 시장은 엔화결제 비중이 47%로 높아 엔저가 바로 수출가격에 반영되어 일본제품의 가격경쟁력이 높아짐에 따라 수출에 지장이 초래되고 있다. 또 UAE를 중심으로 한 중동시장도 가격시장의 특성이 반영돼 일본기업들이 수출가격을 인하하기 시작했고 국내 무역상사의 현지 지사 및 바이어들은 한국산 제품의 가격경쟁력 하락을 우려해 본사에 가격조정을 요청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 시장에서 현재의 상태가 염려스러운 것이 아니라 달러당 130엔대를 하회하는 엔약세가 지속되면 대개 6-9개월 정도의 시간차(time lag)를 두고 나타나는 실질적인 엔저의 효과가 한국상품의 수출을 앞으로 더욱 크게 압박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산자부는 업종별 단체 및 해외상무관을 통해 수출현장에 대한 품목별·시장별 모니터링을 강화한 결과, 현재까지는 엔 결제비중이 큰 일본 및 동남아시장을 제외하고는 별다른 문제는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1990년대 중반 엔저 때와는 달리 환율이 시장상황을 신축적으로 반영하고 있고, 반도체·철강·조선·휴대폰 등 국내산업의 일본 경쟁력이 크게 개선됐기 때문이다. 2001년 12월 이후 엔/달러 환율변화에 따라 원/달러 환율이 47% 수준으로 동반약세에 놓여 있다. KDI는 30% 이상 동반 상승하면 실효환율이 안정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무역협회는 최근 수출부진이 지속되고 있는 것은 해외경기 회복 지연과 함께 엔화약세의 효과가 기계, 철강, 전자 등 대일 수출경합품목을 중심으로 가시화된 측면도 있다고 보고했다. 따라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수출업계 지원을 위해 한국은행의 총액한도 대출 확대, 산업은행의 외화조달 원화 특별설비자금 확대 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수출보험공사는 급격한 환변동에 따른 수출기업의 환리스크 축소를 위한 환변동보험 이용을 활성화하기 위해 수출실적이 전무한 신규수출기업도 L/C를 수취한 경우 환변동보험 이용이 가능토록 하고, 환변동보험 가입요건도 부보금액을 20억원에서 10억원 이상으로 완화하고 결제기간은 6개월에서 아예 철폐할 계획이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엔저가 일본의 디플레이션 극복에 미치는 효과는 제한적일 뿐만 아니라 주변국의 반발 등을 고려할 때 2002년에는 140엔을 넘을 가능성은 크지 않으나 급격한 환율변동에 대비해 정부는 기업을 대상으로 환위험 교육에 힘써야 하고 동아시아 국가들과 환율공조 메카니즘 구축에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Chemical Daily News 2002/02/2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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