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에너지가 석유정제와 석유화학 사업을 분리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해 주목받고 있다. 주축인 정유사업을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단순화하기 위해 석유화학 사업을 분사하겠다는 것이다. 이미 윤활유 사업을 분사한 바 있으니 새로울 것은 없다. 석유정제와 석유화학 사업이 외견상으로는 계열화돼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석유제품의 하나인 나프타를 석유화학의 원료로 사용한다는 점을 제외하면 생산에서 판매에 이르기까지 이질적인 요소가 상당하다고 평가되고 있다. 석유제품 가격은 국제유가에 연동해 변화되는 특징이 있는 반면, 석유화학제품은 국제유가 및 나프타 가격 변화에 민감한 편이지만 국제무역 거래에서 공급과 수요의 밸런스가 핵심요인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나프타는 이미 현물가격에 연동해 거래되고 있고, 나프타 가격 결정을 놓고 정유와 석유화학 부문의 마찰까지 상당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갈등이 커질만큼 커져 분사에 이르게 됐다는 소문마저 나돌고 있다. 문제는 분사 이후 어떻게 효율화시킬 수 있느냐로 귀결된다. Dow Chemical이 범용 석유화학 사업을 분사해 Kuwait Petroleum의 자회사 PIC (Petrochemical Industries)와 50대50 합작으로 K-Dow 설립을 추진하다 실패한 것을 모르는 관계자는 없을 것이다. Dow는 2007년 R&H(Rohm & Haas) 인수를 통해 특수화학 사업을 보강하면서 범용 석유화학 사업을 분사해 기능성 화학제품 위주로 사업구조 전환을 시도했었다. Dow가 보유한 글로벌 석유화학 사업 네트워크에 PIC가 보유한 낮은 원료 코스트의 이점을 활용함으로써 PE, 에틸렌아민, 에탄올아민의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다고 보았으나 쿠웨이트 정부가 반대해 무산됐다. Dow는 스스로가 보유한 글로벌 네트워크가 상당한 자산이라고 평가했으나, 쿠웨이트 측에서는 Dow의 글로벌 네트워크도 내세울만한 것이 못된다고 판단한 것이다. PIC가 보유한 원료 코스트의 이점을 활용당할 뿐 얻을 것이 별로 없다고 결론 내린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Dow와 MEG 사업을 통합한 MEGlobal도 저가의 원료를 공급했을 뿐 Dow의 글로벌 전략에 이용당했다고 판단했을 것이 분명하다. SK에너지는 일면 K-Dow와 정반대가 아닌가 생각된다. 정유-석유화학이 계열화돼 있을 때와 분리됐을 때의 경쟁력에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다분하기 때문이다. 중국은 정유-석유화학 계열화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소문대로 SK에너지의 석유화학 사업과 대한유화를 일괄 인수하는 새로운 강자가 나타난다면 모를 일이나… <화학저널 2010/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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