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원전 사고로 독일 정부는 2022년 말까지 독일의 모든 원전을 영구 폐쇄한다고 발표했으며, 여론조사기관 IFOP의 설문조사에서도 프랑스 국민의 76%는 프랑스 원전 폐쇄에 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독일이나 프랑스 등 신ㆍ재생에너지 기술력이 앞선 선진국에서는 이미 태양광 발전 등 대체에너지 설비가 중소도시까지 자리 잡고 있어 원전 폐쇄가 가능할 것이다.
그러나 한국은 원전 폐쇄에 대해 마땅한 대응책이 없는 상태이다. 정부의 신ㆍ재생에너지 시장에 대한 장밋빛 청사진에도 불구하고 국내수요와 기술력 부족으로 시장 확대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석유나 석탄 등 천연자원의 안정적 공급이 여전히 중요하게 대두되고 있다.
우리의 실생활은 이미 석유제품과 너무 밀접하게 연관돼 휘발유, 경유, 등유 등 석유제품은 준공공재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
원유를 비롯한 석유제품의 공급이 차단된다면 발전시설 가동 중단은 시작에 불과하고, 나프타의 공급 중단으로 석유화학제품 생산시설도 멈출 수밖에 없는 상태이다.
또한 자동차는 페인트칠된 철 구조물에 불과할 것이며, 난방시설을 나무, 석탄 등 화력난방으로 변경하기 위한 추가비용이 매우 클 것으로 예상된다.
2011년 5월 현재 자동차 등록대수는 1990년의 6배, 2000년의 1.5배인 1800만대이며, 아직도 많은 국민들은 등유를 난방연료로 사용하고 있다.
신흥경제국 중심의 글로벌 경기 호황에 따른 원유 수요 증가로 원유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아 국민들이 울며겨자먹기로 석유제품에 높은 가격을 지불한 것이 불과 3-4년 전이다.
글로벌 경기회복 기대감과 중동사태 등의 결과 다시 석유제품의 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했는데, 당시와 2011년 현재의 국내 상황은 달라 석유제품 가격상승이 너무 단기간에 이루어졌고, 국내 경기는 아직도 안정을 찾지 못하고 있으며, 물가는 크게 올라 실질금리는 제로 상태이다.
화학경제연구원(CMRI)이 분석한 결과, 정유4사의 2010년 석유제품 매출은 90조6390억원에 이른 것으로 추정된다. 그리고 정유기업들의 주장대로 정제마진을 매년 1-3% 얻는 것으로 계산하면 연간 9000억-2조70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고 있다.
정유4사의 석유제품 내수판매 비중은 2010년 58%에 달하나 내수가격이 수출가격보다 높아 정제마진을 국내 소비자로부터 얻고 있으며, 수입 석유제품의 대부분도 LPG와 나프타로 정유기업을 통해 판매되고 있다.
2011년 4월 SK에너지에서 시작된 정유4사의 석유제품 공급가격 100원 인하는 어느새 흐지부지해졌고, 이후에도 국제 석유제품 가격 상승폭보다 더 큰 폭으로 국내가격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정유4사는 정부에 유류세 인하를 요구하기에 앞서 상생을 실천하는 길을 찾아야 할 시점이다. < 태엄철 연구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