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화학제품 국제가격이 폭락세로 전환되고 있다. 나프타 가격이 2월 중순부터 2주에 걸쳐 100달러 가까이 폭락하는가 하면 프로필렌, MEG, SM, P-X 가격이 2월 말 유례없는 폭락현상을 나타냈고 초강세를 지속했던 BTX도 톨루엔을 필두로 약세로 전환되고 있다. SM은 정기보수 집중으로 강세를 보일 것이라는 예상을 뒤엎고 급락하는 이변을 연출했다. 3월에는 나프타 폭락을 계기로 에틸렌, BTX, PE, PP, PS 시세가 폭락 또는 급락현상을 나타낼 것이 확실시되고 있으며, 석유화학 시장 전반이 폭락의 구렁텅이로 빠져들 가능성이 우려되고 있다. 국제유가가 브렌트유 기준 배럴당 118달러대의 초강세를 접고 3주만에 110달러 수준으로 폭락했으니 석유화학제품 가격이 하락세로 접어든 현상이 당연하다고 말할 수 있겠으나 단지 국제유가 폭락에 기인한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이 더해지고 있다. 에틸렌을 필두로 프로필렌, MEG, SM, P-X 가격이 폭락한 것은 국제유가 폭락현상보다는 중국 동부 연안항구의 저장탱크가 더 이상 채울 수 없을 정도로 여유가 없기 때문으로, 2월 말 도착한 화물을 하역하기 위해서는 10-14일을 기다려야 할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즉, 올레핀을 비롯해 중간원료 생산기업들은 3월 중순까지 중국수출을 중단해야 한다는 것으로, 가동률 감축으로 대응한다고 해도 3월 말까지는 정상가동이 불가능한 지경에 이르고 있다. 2012년 12월부터 꾸준히 제기돼온 동북아시아 무역상 및 유통상들이 상업공급 메이저들과 짜고 허수구매를 통한 현물가격 올리기에 열중했기 때문으로, 실제 수요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가수요 바람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허수주문을 남발한데 따른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일부에서는 춘절연휴 이후 중국수요가 살아날 것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라고 변명하고 있으나 유럽의 재정위기, 미국의 재정절벽, 중국의 인플레이션 우려 등을 감안할 때 중국수요 회복에 대한 기대로 매점매석을 시도했다는 자체에 동의하기 어렵다. 2012년 12월부터 상승세로 전환된 후 춘절연휴를 앞두고서는 수요 감소가 불을 보듯 훤한데도 불구하고 급등현상이 나타났다는 것은 가격조작 또는 가격담합이 아니고서는 설명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현재 모노머를 중심으로 중국의 저장탱크가 가득 차 현물을 하역할 수 없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으나, 폴리머 역시 저장 및 운송이 용이하다는 것일 뿐 생산기지, 수출항구, 수입항구 등에 엄청난 재고가 쌓여 있을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가수요를 불러일으켜 가격강세 유도에는 성공했으나 수요가 없어 판로가 막혀있기 때문이다. 실제 MEG, P-X, PTA 등은 중국의 폴리에스터 가동률이 60-70%에 불과하고 중소공장들은 대부분 가동을 중단해 생산 감축에 그치지 않고 가동을 중단해야 하는 지경에 이르고 있다. 석유화학기업을 비롯해 무역상, 유통상들이 가수요와 매점매석으로 높은 수익을 기대했겠지만 헐값에 처분할 수밖에 없어 처지로 내몰리고 있는 것이다. 공정당국이 불공정 거래행위를 근절해야 하는 이유이다. <화학저널 2013년 3월 11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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