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틸글리콜에테르(BGE: Butyl Glycol Ether)는 미국·프랑스산에 대한 반덤핑 조사를 개시해 결과가 주목된다.
롯데케미칼(대표 허수영)은 미국·프랑스산 BGE가 저가에 유입됨에 따라 피해를 입고 있다고 주장하며 2015년 11월 반덤핑 조사를 신청했으며, 무역위원회는 반덤핑 예비조사를 2015년 12월 말부터 3-5개월간 실시한 후 덤핑방지관세 부과 여부를 2016년 3월 예비판정할 계획이다.
BGE는 글리콜에테르(Glycol Ether)의 일종으로 부탄올(Butanol)과 EO (Ethylene Oxide)를 가압·가열한 후 증류를 거쳐 얻은 유기화합물 중 EGBE (Ethylene Glycol Monobutyl Ether)와 DEGBE(Diethylene Glycol Monobutyl Ether)를 총칭하고 있다.
도료, 염료, 천연수지, 잉크, 세정제, 동결방지제를 제조할 때 용제로 투입되며 LCD(Liquid Crystal Display) 박리액(Stripper), PVC(Polyvinyl Chloride) 중간체 등 다양한 분야에 채용되고 있다.
반도체 및 LCD용 글리콜에테르는 국내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을 주도하고 있으며 고부가가치 창출이 가능한 분야로 평가되고 있다.
국내 수요비중은 LCD 및 반도체 세정용이 50%로 가장 크고 페인트·잉크·염료용 30%, 브레이크 오일, 화장품 등 기타가 20%로 나타나고 있다.
국내 시장규모는 375억원으로 추정되며 점유율은 국산이 123억원으로 32.5%, 미국산이 186억원으로 52.8%, 프랑스산이 44억원으로 12.8%, 기타 수입제품이 22억원으로 1.9%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미국산 64.9%, 프랑스산 20.1%의 덤핑률을 제시하며 미국 및 프랑스의 BGE 공급기업들이 국내시장을 장악하기 위해 턱없이 낮은 가격에 공급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반덤핑 혐의로 제소했다.
2013년 중국이 미국·유럽산 BGE를 대상으로 덤핑방지관세를 부과함에 따라 잉여물량이 국내시장에 대량 유입돼 국산과 경쟁이 과열되고 있다.
중국 상무부는 2013년 1월부터 미국·유럽산 BGE에 대해 2018년까지 10.6-18.8%의 덤핑방지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미국·유럽산은 자유무역협정(FTA)의 영향으로 관세가 부과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에탄(Ethane), 셰일가스(Shale Gas)를 원료로 사용하기 때문에 코스트 경쟁력이 우수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국내 BGE 시장은 파이 나눠먹기가 불가피한 가운데 롯데케미칼이 미국 및 프랑스산 유입으로 시장점유율 향상에 큰 어려움을 겪었다”고 밝혔다.
국내 BGE 가격은 kg당 1500-1600원 사이에 형성돼 수익 마지노선에 비해 100-200원 낮음으로써 적자를 지속했던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원료코스트를 고려할 때 손익분기점이 kg당 1700원에 달하고 있으나 미국 및 프랑스 화학기업들이 1200-1400원 수준에 공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롯데케미칼은 BGE 사업의 수익성이 악화됨에 따라 Dow Chemical 등 미국기업 3곳과 프랑스 Ineos가 공급하는 글리콜에테르에 대해 반덤핑 조사를 의뢰했으며 덤핑방지관세 부과 여부에 대한 최종판정은 2016년 6-8월 결정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Dow Chemical 관계자는 “반덤핑 제소가 통과되면 중국에 이어 한국시장까지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반덤핑 제소에 관해 자세한 얘기는 할 수 없다”고 밝혔다.
국내 글리콜에테르 시장은 총 생산능력이 11만톤에 달하고 있으며 한농화성 5만톤, 롯데케미칼 6만톤으로 양분하고 있다.
국내수요는 8만톤 수준으로 수입제품 점유율이 40%에 육박함에 따라 공급과잉이 심화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2012년 4월 시장에 진입했으며 한농화성과 함께 반덤핑 관련 준비를 추진했으나 의견 차이에 따라 단독으로 제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농화성이 반덤핑 제소 준비과정에서 빠진 것은 LCD 및 반도체 세정용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으로, 도료·잉크용 용제에 채용되는 BGE의 비중이 높아 실익이 크지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Dow Chemical은 2016년 아람코(Saudi Aramco)와 합작으로 Jubail 공업단지에 글리콜에테르 20만톤 플랜트를 완공할 예정이어서 반덤핑이 결정되더라도 국내시장 유입이 가능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정현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