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는 산유국들이 감산 공조에 나서고 있으나 추가 상승을 기대하기 어려운 것으로 예상된다.
베네주엘라의 율로지어 델 피노 석유장관은 2월25일 방송에 출연해 국제 석유시장을 안정시킬 방안에 대해 논의하는 산유국 회의를 준비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베네주엘라는 앞서 사우디, 러시아, 카타르 등과 공동으로 산유량을 2016년 1월 말 수준으로 동결하기로 하는 합의를 이끌어낸 바 있다.
하지만, 이란이 해당 산유국들의 동결 합의를 비웃고 있어 제대로 이행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란의 비잔 남다르 석유장관은 “1월 수준으로 생산량을 제한하자는 것은 비현실적인 요구”라면서 “사우디와 러시아가 일일 1000만배럴을 생산하고 이란은 100만배럴을 생산하는 상황에서 동결을 제안하는 것은 정말 우스운 일”이라고 주장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에서 5번째로 큰 산유국인 이란은 2016년 1월 서방의 경제제재가 해제되면서 생산량을 늘리고 유럽 등으로 원유 수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여기에 산유국들이 동결에 동참하더라도 1월 산유량은 역대 최고 수준이어서 실효성이 의문시되고 있으며 3월 산유국 회의에서 감산 등 실효성 있는 조치에 합의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러시아의 알렉산드르 노박 에너지부 장관은 “산유량 동결이 국제유가를 지지하는 효과를 보려면 최소 12개월은 걸릴 것”이라면서 “주요 산유국들이 3월 중순에 열리는 산유국 회의에서 산유량 동결에 합의한 이후 6월경 동결이 효과가 있는지 평가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반적으로 산유국 감산 합의의 기점이 돼온 OPEC의 차기 정례회의는 6월2일 오스트리아 비엔나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산유국들이 3월 회의에서 산유량 동결을 넘어 감산 등 실효성 있는 조치에 합의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국제금융센터 오정석 원자재팀장은 “1월 말 수준으로 산유량을 동결한다는 것은 사상 최대 수준의 원유생산을 유지하겠다는 뜻”이라며 “이란이 강경하게 반대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3월 회의에서도 감산은커녕 동결에도 합의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부 투자은행들은 동결에 합의한 사우디와 러시아의 산유량과 이란의 원유 수출량 등 구체적인 지표를 통해 실효성이 없다는 것이 드러나면 국제유가가 20달러 아래까지 폭락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스코트 로버츠 인베스코투자자문 펀드매니저는 “OPEC의 감산합의가 없는 한 국제유가의 상승 반전을 불러올 만한 긍정적인 기폭제가 없다”면서 “사우디는 다른 국가들이 증산에 나설까 두려워 감산할 의지가 없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강윤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