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 S-Oil, GS칼텍스 등 국내 정유기업들은 일본기업들의 공세에 주의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일본 경제산업성이 생산성이 뛰어난 한국 정제설비에 맞서기 위해 정유설비 재편을 가속화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경제산업성은 JXTG 홀딩스, Idemitsu Kosan 등 정유기업들이 운영하고 있는 22곳의 정제설비에 대해 나프타(Naphtha) 등 고수익제품을 일정량 이상 제조하는 것을 의무화할 계획이다.
또 설비투자나 관련기업과의 제휴 시에는 보조금도 지급할 계획이다.
전기자동차(EV) 보급 확산 등에 따라 에너지 수요의 전환이 예상되는 가운데 국제경쟁력을 높여 휘발유 등 석유제품의 수출을 뒷받침하기 위한 조치로 10월 초 구체적인 내용을 정리해 에너지 공급구조 고도화법의 고시를 개정할 계획이다.
개정안의 핵심은 고부가가치제품의 생산을 촉진하는 것으로 그동안 아스팔트 등을 제조하는데 사용하던 잔사유에 열을 더욱 가하거나 화학반응을 일으키는 특수장치를 도입해 휘발유, 나프타 등을 제조하도록 촉진시킬 방침이다.
우선, 정유기업들에게 2021년 말까지 5년 동안 잔사유 재처리량을 늘리는 것을 의무화할 계획이다.
그동안 처리량이 적었던 곳은 현재보다 5% 늘리도록, 처리량이 많았던 곳은 2.0-3.5% 수준 개선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처리량 확대를 위한 전용장치를 투입하기 위해서는 수천억원 수준의 투자가 필요할 수 있어 2018년 예산안 요구에 200억엔 정도의 보조금을 포함해 비용의 일부를 보조함으로써 정유기업들의 부담을 덜어주고 재편을 촉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은 2017년 석유 수요가 일일 300만배럴로 15년 전에 비해 30% 격감했으며 앞으로도 줄어들어 2030년에는 20% 이상 감소할 것이라는 예측이 제기되는 등 에너지 구조가 크게 전환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하지만, 수년 동안 정제설비 재편은 이루어지지 않고 있어 한국에 비해 경쟁력이 낮다고 판단하고 특단의 조치를 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정유기업들은 정제설비 집약을 통해 1곳당 정제능력을 일본에 비해 3배 수준으로 향상시켰으며 정제제품의 50% 가량을 수출하고 있다.
반면, 일본은 수출비중이 10-20% 수준에 불과해 경제 성장이 지속되는 아시아 신흥국들을 중심으로 석유 수요가 신장하고 있는 가운데 경쟁력이 취약한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강윤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