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제품, 수입가격 보다 낮게 판매 … 수요처, 구매 경쟁력 무시
가소제는 LG화학과 애경유화가 치킨게임을 주도하며 시장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가소제는 수지에 유연성을 부여하는 첨가제로 PVC(Polyvinyl Chloride), 합성고무, 가죽, 윤활유 등에 사용되며 DOP(Dioctyl Phthalate), DOTP(Dioctyl Terephthalate), TOTM(Trioctyl Trimellitate) 등 다양한 종류가 생산되고 있다.
내열성, 내한성 등 필요한 물성을 부여하고 있으며 환경규제 강화를 타고 세계적으로 DOS(Dioctyl Sebacate), DOA(Dioctyl Azelate) 등 친환경제품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가소제 가격은 2017년 초부터 LG화학과 애경유화가 하락을 주도하면서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
시장 관계자에 따르면, LG화학이 국내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가소제 가격을 인하했고, 애경유화가 적극 대응함으로써 치킨게임이 벌어지고 있다.
LG화학은 PA(Phthalic Anhydride)-가소제-PVC로 이어지는 수직계열화를 구축하고 있으며 2017년 1/4분기 PVC 시장점유율이 50% 이상으로 국내시장에서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LG화학은 DOP를 비롯해 DOTP, DINP(Diisononyl Phthalate), DPHP(Dipropylheptyl Phthalate) 등을 원가 이하에 판매하고 있으며, 특히 DINP, DPHP는 완제품을 수입해 수입가격보다 낮은 가격에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DINP는 2017년 상반기 수입가격이 kg당 1300원이었던 반면 판매가격은 1250원에 불과했고 DPHP는 수입가격 1700원에 판매가격은 1400원 수준에 그쳤다.
DINP와 DPHP는 수입량이 폭증했다.
DINP는 수입량이 2016년 약 4600톤에서 2017년에는 1-7월에만 5500톤으로 급증했고, DPHP는 200톤에서 1800톤으로 폭증했다.
LG화학 관계자는 국내 가소제 가격 하락에 대해 “공급과잉 때문에 불가피하다”고 주장했으나 연관성이 낮은 것으로 파악된다.
시장 관계자는 “국내 가소제 시장은 생산능력이 85만톤이나 사용량은 23만톤에 불과해 공급과잉이 지속되고 있다”며 “2017년 초부터 가격이 급격히 하락한 것을 공급과잉과 연관짓기 힘들다”고 주장했다.
LG화학은 앞선 가소제 덤핑 논란에 대해 경쟁기업들의 견제라고 주장한 바 있다.
LG화학 관계자는 “LG화학은 가소제 수출비중이 훨씬 높기 때문에 국내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손해를 감수하며 가격을 낮춘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며 “LG화학을 견제하기 위한 경쟁기업들의 일방적인 주장”이라고 강조했다.
가소제 가격이 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일부 수요기업들은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전체적으로 가소제 가격이 하락함에 따라 구매 경쟁력으로 코스트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던 수요기업들이 불만을 가지게 됐다”며 “낮은 가격에 구매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다른 곳보다 낮은 가격에 구매하는 것이 더 중요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불만사항”이라고 강조했다.
가소제는 다양한 품목이 존재하기 때문에 구매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구매량은 특정하기 어려운 것으로 파악된다.
KCC, LG하우시스와 같은 대형 수요처는 월 1000톤 이상을 구매하고 있다. 대형 수요처보다는 구매량이 적으나 작은 수요처보다 구매량이 많은 곳은 구매 경쟁력을 통한 코스트 경쟁력 확보가 매우 힘들어 큰 불만을 토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 관계자는 “작은 수요처는 원료 코스트를 제외한 다른 부문에서 제조 코스트가 적게 소모된다”며 “중대형 수요처는 구매 경쟁력을 통해 상쇄하고 코스트 경쟁력을 확보했으나 현재는 힘들게 됐다”고 설명했다.
반면, 일부 수요기업은 오히려 최근 가소제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는 주장을 제기하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가소제는 국제가격이 상승하고 있기 때문에 국제가격을 기준으로 가격을 결정하는 품목은 가격이 상승했을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국내기업이 수출 비중을 확대했다는 의견도 제기됐으나 생산기업들은 수출비중에는 변화가 없다고 주장했으며 OCI는 가소제 생산량을 축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가소제 가격 하락이 8개월 이상 지속되고 있고 앞으로 더욱 장기화될 가능성도 존재하고 있어 국내기업의 수출비중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임슬기 기자>
<화학저널 2017년 10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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