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전지 생산기업들이 수직계열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LG화학은 2016년 GS에너지로부터 인수한 GS이엠의 양극재 사업부를 중심으로 자체 양극재 생산설비를 2020년까지 3배 이상 늘린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삼성SDI도 자체 생산라인 증설 검토에 나섰다.
양극재는 코발트, 리튬, 니켈 등 광물 원료를 혼합해 제조하는 2차전지의 핵심 중간소재로 국내에서는 한국유미코아, 에코프로, 엘앤에프 등이 공급하고 있다.
LG화학과 삼성SDI는 도입물량 절반까지 자체 조달률을 높이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사는 광물 원료의 직접 조달도 추진한다.
LG화학은 2017년 황산니켈 생산기업 켐코의 지분 10%를 확보했으며, 삼성SDI는 칠레 리튬 양극재 플랜트건설 사업입찰에서 1차 심사를 통과한 상태이다.
시장 관계자는 “원료, 중간재를 아우르는 수직계열화를 추진해 원료가격 변동에 따른 충격을 최소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2차전지는 핵심 원료의 수급타이트가 심화되며 가격이 계속 급등하고 있다.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코발트 가격은 1월17일 톤당 7만7000달러로 2017년 1월3일에 비해 133% 폭등했다. 리튬, 니켈 가격도 각각 31.6%, 45.8% 급등했다.
전기자동차(EV) 생산 증가 등으로 2차전지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으로, 특히 코발트는 주요 산지인 콩고의 내정 불안까지 상승세에 탄력을 불어넣은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국내기업들은 해외 주요 거래선과 장기계약을 통해 원료를 들여오기 때문에 가격 급등이 원가에 곧바로 반영되지 않아 영업실적 부진으로는 이어지지 않고 있다.
하지만, 중장기적으로 원료가격 상승세가 고착화될 것이라는 판단 아래 수직계열화를 통해 미리 대비에 나서기로 결정한 것으로 분석된다.
아울러 EV 생산기업과도 배터리 원료가격 연동제 협상 등을 통해서도 원료가격 상승에 대비하고 있다.
하지만, EV 가격 상승과 연결돼 EV 시장은 물론 배터리 시장의 확대 속도도 둔화될 수 있어 한계가 있다는 의견이 대부분이다.
일부에서는 더욱 궁극적인 대처를 위해 자원개발 단계에서부터 개입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광물자원 개발이 중국 등을 중심으로 추진되고 있어 수직계열화만으로 중국 2차전지 생산기업과 경쟁하는데 한계가 있을 것”이라며 “궁극적으로 정부 차원의 장기적 해외자원 개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강윤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