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산소다(Sodium Silicate) 사업이 전환기를 맞이하고 있다.
규산소다는 장기적으로 수요 침체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최대 용도인 건설용 수요가 2016년 대폭 감소함으로써 무수규산(Silicic Acid Anhydride) 제조용이 최대 수요처로 부상했다.
건설용 수요는 2017년 증가세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되나 건설 프로젝트가 실제 착공하기까지는 실수요가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기대에 미치지 못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규산소다 생산기업들은 수요가 감소하고 있는 가운데 원료가격 상승 등 수익을 압박하는 요인이 대두됨에 따라 위기감을 호소하면서 신규용도 개척, 신규 비즈니스 창출, 해외 수요처 발굴 등 다양한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규산소다는 규산(Silicic Acid)과 알칼리(Alkali)로 구성되는 조성이 간단한 유리로 물유리로도 불리고 있다.
제조공법은 건식법(용융법)과 습식법이 있으며 일본기업들은 대부분 건식법을 채용하고 있다.
건식법은 규사에 소다회(Soda Ash) 또는 가성소다(Caustic Soda)를 혼합해 고온에서 가열·용융한 후 냉각해 얻어지는 파유리(Cullet)를 원료로 사용하며, 파유리를 오토클레이브에 넣고 가압증기로 용해한 후 정제, 조성 조정, 결정화 과정을 거쳐 제조하는 프로세스이다.
일본, 건설용 시장 침체 장기화
일본은 2016년 4월-2017년 3월 규산소다 생산량이 36만6607톤으로 전년대비 3.0% 감소했으며, 내수와 수출을 포함한 출하량은 36만6647톤으로 4.0% 줄어들었다.
최대 용도인 건설용 수요가 14%인 1만7000톤 감소해 10만톤 수준에 머물렀기 때문이다.
규산소다 수요는 1950-1970년대 무수규산용이 건설용을 상회했으나 건설용이 역전한 이후 1980년대까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건설용은 1990년대 들어서도 증가세를 계속해 최대 수요처로 자리 잡았으나 2000년대부터 무수규산용과 비슷한 수준으로 감소한데 이어 최근 2위로 하락했다.
건설 분야에서는 규산소다를 지반 강화 및 지수를 목적으로 실시하는 약액주입공법의 주제 또는 조제로 사용하고 있다.
건설용 규산소다 수요는 전체 수요 100만톤 가운데 3분의 1 수준을 차지했으나 공공사업 축소 등의 영향으로 1993-1994년을 정점으로 수요량이 서서히 줄어들어 최근에는 11만톤대에 머무르고 있다.
수요 감소 요인은 다양하나 토목·건설 및 물류 관련 일손 부족에 따른 공사 지연이 구조적인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도쿄올림픽 관련 수요가 본격화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으나 토목 분야에는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으며, 동북지방 대지진 이후 발생한 공항, 항만의 강인화 공사 수요도 트러블을 계기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무수규산용은 최근 증가세를 계속한 후 2016년 소폭 감소했음에도 11만톤대를 유지해 최대 용도로 부상했다.
무수규산은 화이트카본(White Carbon)으로도 불리는 무정형 실리카(Silica)로 래디컬타이어의 마찰계수 향상에 기여하는 타이어용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자동차 배기가스 정화용인 고기능 제올라이트(Zeolite)용은 세계적으로 환경규제가 강화됨에 따라 앞으로 수요가 크게 신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종이·펄프용은 성장세가 주춤하고 있다.
일본 규산소다 수요량은 2017년 건설용이 1만톤 증가함에 따라 총 37만톤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대형 건설 프로젝트가 실제 가동할지가 중요한 가운데 2017년 말부터 2018년 초까지 본격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규산소다 생산기업들은 장기적으로 내수가 감소할 가능성이 높게 나타남에 따라 해외시장 진출, 신규용도 및 비즈니스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Fuji Chemical은 일본의 규산소다 전문기업 최초로 베트남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베트남 현지 자회사인 Fuji Chemical Vietnam은 호치민(Hochiminh) 근교의 Long Duc 공업단지 공장을 2015년 4월 준공해 2016년 7월부터 인프라 정비용 출하를 시작했다.
토목 이외 분야에서도 일본기업을 중심으로 채용을 시작했으며, 2017년 5월부터는 호치민 지하철 공사용 출하를 본격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네시아, 타이에서는 현지기업과 기술제휴를 체결해 공급체제를 확립하고 있으며, 특히 타이용이 호조를 보이고 있다.
아울러 잔디를 이용한 옥상 녹화, 초·중·고등학교 교정 녹화 등 환경보호 관점의 신규 비즈니스 개발, 전자소재 등 수탁개발 업무에도 힘을 기울이고 있다.
Toso는 신규 분야를 개발하기 위해 일렉트로닉스 분야용 공정재료의 사업화를 목표로 수요처 평가 및 품질 조정을 진행하고 있다.
가성소다 가격 상승으로 수익 압박
한편, 규산소다는 파유리 제조과정에서 가성소다를 사용하며 용해공정의 몰비법 및 농도 조정 프로세스에서도 가성소다를 투입하고 있다.
가성소다는 아시아를 중심으로 수급타이트가 진행됨에 따라 2017년 들어 현물가격 및 계약가격 상승이 잇따라 톤당 500달러를 넘나들고 있다.
이에 따라 규산소다 생산기업들은 수요가 감소하면서 수익적으로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원료코스트 상승분을 공급가격에 반영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나 에너지 및 물류 비용 상승 등으로 파유리 가격도 올라 상황이 급변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