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제지기업들이 CNF(Cellulose Nano Fiber)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일본 제지기업들은 종이 수요가 감소하고 있는 가운데 새로운 수익원으로 CNF를 주목하고 제조기술 향상 및 용도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CNF는 종이 생산에 사용되는 펄프를 원료로 투입함에 따라 제지기업들이 기술력을 선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CNF는 무게가 철의 1/5에 불과하나 강도는 5배 이상에 달해 차세대 섬유로 기대되고 있으며 다양한 특성에 따라 큰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CNF 시장이 2030년 1조엔에 달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NPC, 기저귀 이어 자동차용 실용화 도전
Nippon Paper(NPC)는 2007년부터 CNF 연구개발을 본격화해 실용화 기술을 선도하고 있다.
2017년 5월 도쿄에 연구개발본부를 마련하기에 앞서 2013년 11월 Iwakuni 공장에 다양한 CNF를 제조할 수 있는 30톤 능력의 실증설비를 설치하고 연구실을 개설했다.
2017년 4월 가동한 Ishinomaki 소재 500톤 공장에서는 도쿄대학 대학원 농학생명과학연구과의 이소가이 아키라 교수팀이 개발한 TEMPO 촉매산화공법으로 CNF를 생산하고 있다.
NPC는 2015년 항균·소취효과가 있는 금속이온을 CNF 표면에 담지해 시트로 만드는데 성공해 그룹사인 Nippon Paper Crecia의 종이기저귀에 투입하고 있으며 공업용을 중심으로 실용화 기술 개발을 강화하고 있다.
Gotsu 공장에서는 2017년 9월부터 CM(Carboxymethyl)화 CNF 양산설비를 가동하고 있다.
CMC(Carboxy Methyl Cellulose)는 셀룰로오스를 원료로 얻을 수 있는 음이온계 수용성 고분자로, NPC는 분자 수준으로 녹이지 않고 일정수준 결정성이 있는 상태에서 반응을 멈추면 CNF가 생성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식품첨가물로 인정되고 있는 CMC와 제조법이 동일하며 식품과 화장품용 판매를 추진하고 있다.
생산량은 당분간 30톤 수준을 유지하고 상황에 따라 약 100톤까지 생산할 수 있는 체제를 구축할 방침이다.
Fuji 공장에서는 2017년 6월부터 교토대학을 중심으로 신에너지·산업기술종합개발기구(NEDO)의 프로젝트에서 개발한 펄프직접혼련공법(교토 프로세스)를 활용한 CNF 강화수지 실증설비를 가동하고 있다.
CNF 강화수지는 일반적으로 먼저 CNF를 만든 후 수지와 혼합해 생산하지만 펄프직접혼련공법은 한 프로세스에서 사출성형에 그대로 투입할 수 있는 형태로 완성함으로써 시간과 코스트를 감축할 수 있는 특징이 있다.
교토대학은 구조소재, 특히 자동차용 수지 보강재로 CNF를 개발하고 있다.
시험은 교토대학에서 실시하고 있으나 자동차 범퍼 및 도어 등은 실제로 성형해 확인해야 하는 부분이 많아 Fuji 공장에서 실증을 진행하고 있다.
생산능력은 수지를 포함해 10톤이며 CNF의 비율은 10%로 알려지고 있다.
수지 보강재로 얼마나 기능을 발휘하는지, 어느 수준의 가격으로 실현 가능한지 등을 확인해 용도 및 코스트가 알맞은 것으로 판단되면 생산능력을 확대할 방침이다.
식품첨가물·화장품 용도도 기대되지만…
NPC가 2007년부터 NEDO 프로젝트에 참여해 개발한 TEMPO 산화 CNF는 현재 개발하고 있는 CNF 가운데 양산화가 가장 빠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최근에는 CNF가 종이기저귀용으로 투입되면서 Iwakuni 소재 실증설비만으로 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2017년 4월 가동한 Ishinomaki 소재 500톤 양산설비는 2017년 약 20%의 가동률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용도를 계속 추가함으로써 2-3년 이내에 풀가동이 가능한 수준으로 판매를 확대할 계획이다.
CNF를 채용한 Nippon Paper Crecia의 종이기저귀는 경쟁제품에 비해 소취효과가 높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식품첨가물 관련으로는 CMC, 분말셀룰로오스에 가까운 것으로 소프트크림, 치약, 젤리 등 식감이 색다른 식품에 첨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전분 등은 온도에 따라 점성이 변화하지만 CNF는 열에 대한 안정성이 있어 식히거나 데워도 점성이 유지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빵, 튀김 등 점성이 변하지 않는 이점을 활용할 수 있는 용도로 제안하고 있다.
또 CNF는 점성이 높음에도 크게 끈적이지 않고 감촉이 부드러운 특징이 있어 화장품용으로도 투입될 가능성이 높게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코스트가 문제시되고 있어 가격경쟁력 확보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NPC는 공업 분야에서도 CNF 용도를 개척하고 있다.
CMC도 초반에는 식품 및 화장품용으로만 사용됐으나 현재는 전자소재 등 부가가치가 높은 공업 용도로도 투입되고 있다.
이에 따라 외부 공업 관련기업 가운데 CNF 용도에 대해 제안하는 곳이 늘어나고 있으며 해외기업도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화수지, PP 베이스 개발에 주력
NPC는 자동차에 많이 채용되는 PP(Polypropylene)를 중심으로 CNF 강화수지도 개발하고 있다.
그러나 PP는 셀룰로오스와 반대로 소수성이 강하기 때문에 셀룰로오스를 약간 소수화 처리하는 정도로는 잘 혼합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Fuji 공장에서는 PP 외에 나일론(Nylon), PLA(Polylactic Acid) 등으로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나일론, 폴리에스터(Polyester) 등은 셀룰로오스와 친밀도가 높아 약간의 소수화 처리만으로도 비교적 잘 혼합되고 강도도 확보할 수 있으나 사용량이 적기 때문에 새로운 소수화 방법을 모색하는 등 PP 베이스 CNF 복합수지 개발에 가장 힘을 기울이고 있다.
PP 베이스 CNF 강화수지는 자동차 경량화 소재로 기대되고 있다.
일본 환경성은 CNF를 활용해 자동차 무게를 10% 감축하는 NCV(Nano Cellulose Vehicle)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PP 베이스 CNF 강화수지가 성공을 좌우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NPC 관계자는 “자동차 외에도 수지의 특성을 끌어낼 수 있는 흥미로운 용도를 개발하면서 사용량이 절대적으로 많은 자동차용 CNF 강화수지를 개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Fuji 공장에서는 NCV 프로젝트에 대한 소재 제공 및 용도 개발을 추진하고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탄소섬유 등 다른 보강소재와 조합하는 방안도 검토할 방침이다.
코스트다운 및 내열성 보완 필수
CNF를 보급하기 위해서는 코스트다운이 필수적인 것으로 지적되고 있으며 비례비는 상당수준 낮아진 상태여서 고정비 감축이 중요해지고 있다.
NPC는 TEMPO 산화 CNF 제조설비를 효율화함으로써 고정비를 억제해 일본 경제산업성이 목표로 하고 있는 2020년 kg당 1000엔을 실현할 방침이다.
주요 보강소재인 유리섬유는 CNF에 비해 코스트가 매우 낮지만 소각이 어려운 등 폐기 문제가 있어 리사이클성 등을 고려하면 CNF가 유리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또 유리섬유는 반복 사용하면서 강도가 약해지는 문제가 있으나 CNF는 나노화에 따라 미세해진 상태이기 때문에 반복 사용해도 강도가 일정수준 유지되는 강점이 있다.
이에 따라 CNF는 소량만으로 효과를 발현시킴으로써 가격적으로도 유리섬유에 대항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그러나 CNF는 내열성이 문제시되고 있다.
유리는 수백℃까지 견딜 수 있는 반면 CNF는 300℃에 이르면 분해되기 때문에 온도를 높이지 않고 수지와 혼합하는 방법 개발이 요구되고 있어 CNF 강화수지는 실용화하기까지 상당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럼에도 새로운 기능을 부여하는 등 수지에 대한 니즈가 다양해지고 있어 CNF 보급을 위해서는 수지 합성이 반드시 필요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아울러 자동차용은 안전성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장벽이 상당히 높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그러나 전기자동차, 자동운전 등 자동차 관련기술이 발전함으로써 철을 다른 소재로 대체할 수 있는 부품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CNF 강화수지 적용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NPC는 다른 산업과 연계해 2020년을 목표로 CNF 강화수지 실용화를 추진하고 있으며 “CNF 사업이 성공하면 새로운 산업의 탄생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
Oji, 100% 투명제품 생산기술 개발
Oji Holdings는 인산에스테르화 공법으로 제조한 CNF의 사업화를 추진하고 있다.
CNF는 직경이 3nm인 셀룰로오스 결정의 집합체로 이루어진 펄프를 피브릴화(Fibrillation)한 것으로 조대 CNF와 완전 CNF로 구분된다.
조대 CNF는 기존 기계를 이용해 한계까지 피브릴화한 것으로 미세화가 10-100nm 수준에 머무르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완전 CNF, 즉 셀룰로오스 결정의 최소 단위인 3-4nm까지 피브릴화하는 방법은 도쿄대학의 이소가이 아키라 교수팀이 개발한 TEMPO 산화 CNF에 기초를 두고 있다.
셀룰로오스는 표면에 음이온을 부가하면 결정이 서로 떨어지려는 성질이 있으며 정전 반발력에 따라 뿔뿔이 흩어지는 특징이 있다.
TEMPO 산화는 펄프 표면에 카복실기를 부가하지만 Oji Holdings는 더욱 떼어내기 쉽게 만들기 위해 카복실기 이외에 수십종류의 화학처리방법을 시험한 결과 인산에스테르화 공법을 개발했다.
인산화 CNF는 TEMPO 산화 CNF와 마찬가지로 CNF 표면에 인산기를 도입한 것이다.
TEMPO 산화법은 셀룰로오스 내 OH기 3개 가운데 1개에만 음이온을 부가할 수 있으나 인산화 CNF는 이론상 3개 어디에나 부가할 수 있어 피브릴화가 더욱 용이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에 따라 셀룰로오스 표면에 인산기를 도입한 인산화 펄프를 기계로 분쇄하는 등을 통해 100% 투명한 CNF를 생성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다양한 라인업으로 신규용도 개발 적극화
Oji는 슬러리(Slurry), 웨트파우더(Wet Powder), 투명연속시트 상태의 CNF를 개발했다.
2017년 5월 투명시트 「Auroveil」을 삼차원으로 성형할 수 있는 「Auroveil 3D」를 개발했다.
「Auroveil 3D」는 프레스 등을 통해 입체적으로 가공할 수 있으며 종이이기 때문에 인쇄도 가능해 지금까지 CNF로는 불가능했던 용도에도 적용할 수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2017년 가을 투명시트 25만㎡ 양산설비를 완공했으며 용도 개발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2018년 수요처에 제안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200사를 대상으로 샘플 작업을 실시하고 있으며 10사와 공동으로 신규용도 및 신제품 개발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Oji Holdings는 2017년 5월 말부터 Tomioka 공장에서 증점제용 CNF 「Auro Visco」 40톤 생산설비도 가동하고 있다. 천연 증점제에 비해 점도가 10-100배 높아 소량만 첨가해도 뛰어난 효과를 발휘하는 특징이 있다.
일반소비자가 사용하는 자동차 케미칼용품의 증점제에 채용되고 있다.
Oji Holdings는 Nikko Chemicals과 공동으로 2015년 여름부터 화장품 원료를 개발하기 시작해 2017년 5월 말 「Auro Visco CS」를 발표했다.
「Auro Visco CS」는 보습·증점성이 높고 끈적이지 않는 특징이 있어 자외선차단제 등에 투입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다양한 유기용제에 분산할 수 있는 CNF 파우더도 2017년 6월부터 샘플 배포를 시작했고 점도 및 투명도가 높아 페인트, 잉크, 폴리머 합성 등에 대한 응용이 기대되고 있다.
Oji Holdings는 2025년까지 CNF 사업을 신규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기 위한 목표를 설정하고 용도 개발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