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성소다(Caustic Soda)는 아시아 수급타이트가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가성소다 시장은 중국, 동남아시아, 인디아 등에서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나 신증설이 주춤한 영향으로 2020년 수급이 더욱 타이트해질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아시아 가격은 2018년 내내 강세를 지속했고 여름철에는 한때 톤당 700달러를 형성했으며 앞으로도 500-600달러에서 등락을 거듭할 것이라는 의견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하지만, 10월부터 급락과 폭락을 반복함으로써 11월에는 320-330달러 수준에 그쳤고 300달러 붕괴가 가시화되고 있다.
일본기업들이 정기보수를 마치고 정상 가동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의 알루미나(Alumina) 가동률이 떨어져 수요가 줄었기 때문이다.
중국은 글로벌 가성소다 생산능력의 40%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산업고도화 및 도시화에 따른 수요 증가, 생산설비 폐쇄를 포함한 공급체제 재편의 영향으로 수급밸런스가 크게 개선돼 평균 가동률이 80%를 상회하는 등 환경이 호전되고 있다.
현물시세, 톤당 300-700달러로 급격히 변동
가성소다는 강알칼리 특성을 활용해 산과 반응시켜 중화하거나 일반적인 상태로는 녹지 않는 물질을 용해시키고 다른 금속원소 및 화학물질과 반응시켜 합성물질 및 화학약품 제조가 가능해 반도체, 섬유 염색, 알루미늄 제련과정에서 세척제 및 중화제로 쓰이는 등 다양한 분야에 투입되고 있다.
여러 산업분야에 널리 사용되고 있기 때문에 수요는 경제성장률과 연계되면서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
2018년 글로벌 경제성장률은 약 3.7%로 가성소다도 세계수요가 3.6-3.8% 증가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글로벌 가성소다 시장은 중국 수요가 50% 이상을 차지해 중국 경기에 따라 수급이 좌우되고 있다.
가성소다 가격은 일반적으로 톤당 300달러 안팎을 형성했으나 2017년 11월 700달러로 치솟았고 2018년에도 400-500달러 강세를 계속한 후 7월 360달러 수준으로 하락했고 다시 400달러 이상으로 올라섰으나 10월 이후 300-400달러 사이에서 등락했다.
일본의 가성소다 생산기업들이 정기보수에 들어가면 공급이 줄어들어 급등 또는 폭등하는 사례가 많고, 중국 정부가 환경규제를 강화하면서 알루미나의 가동률에 따라서도 등락하고 있다. 중동의 잉여물량 유입도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최근에는 인디아, 동남아시아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인디아와 아세안(ASEAN) 경제가 성장하면서 가성소다 수요가 증가하고 있고 인도네시아가 알루미나 공장을 건설함으로써 아세안의 영향력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국내수요, 반도체·석유정제가 수요증가 주도
국내 가성소다 시장은 경제성장률과 비슷하게 움직이고 있다.
경제성장률이 둔화되고 있으나 반도체 중심의 전자·전기 및 석유·화학은 수출수요를 타고 생산량이 증가해 가성소다 수요증가를 견인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반도체 증설에 2018년 약 30조원을 투입한 가운데 앞으로 3년간 100조원을 평택공장 증설에 투입할 계획이고, SK하이닉스도 3조5000억원을 들여 2020년까지 이천에 신규공장을 건설할 예정이다.
디스플레이 산업은 LG디스플레이가 2019년 하반기 중국 광저우(Guangzhou) 소재 8.5세대 TV용 OLED(Organic Light Emitting Diode) 패널 공장을 가동하고 추후 월 생산능력을 6만장에서 최대 9만장으로 증설할 계획이다.
중국에 공장을 건설함으로써 국내 가성소다 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지만 현지 수급에 따라서는 한국산 수입으로 충당할 여지가 상당한 것으로 판단된다.
석유·화학 부분에서는 현대오일뱅크가 2018년 8월부터 정유설비와 고도화설비 증설작업을 마무리해 석유정제능력을 일일 56만배럴에서 65만배럴로, 고도화설비능력은 16만5000배럴에서 21만1000배럴로 확대했다.
SK이노베이션도 2020년까지 약 1조원을 투입해 감압잔사유 탈황공정(VRDS)을 증설할 예정이다. VRDS는 생산능력이 하루 4만배럴이다.
시장 관계자는 “반도체 및 정유의 증설로 가성소다 국내수요가 더욱 늘어날 것”이라며 “반도체 시황이 둔화되면 가성소다 수요 증가도 둔화될 가능성이 있으나 철강 및 수처리용 수요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화·LG·롯데 과점으로 “횡포”
국내 가성소다 생산능력은 한화케미칼 90만톤, LG화학 50만톤, 롯데정밀화학 40만톤, 백광산업 16만톤, OCI 12만톤으로 총 208만톤에 달하고 있다.
시장점유율 역시 한화케미칼 46%, LG화학 23%, 롯데정밀화학 15%, 백광산업 10%, OCI 6%로 생산능력과 비슷하게 파악되고 있다.
국내 1위인 한화케미칼은 여수 소재 가성소다 90만톤 공장을 가동하고 있고 가동률은 90% 이상으로 30만-35만톤을 수출하고 있으며 오스트레일리아 수출이 70-80%를 차지하고 있다.
한화케미칼 관계자는 “오스트레일리아는 알루미나 공장이 가성소다를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수출량이 많다”고 밝혔다.
LG화학은 2019년 상반기까지 총 3000억원을 투자해 여수공장의 아크릴산(Acrylic Acid) 생산능력을 18만톤, SAP(Super-Absorbent Polymer)은 10만톤을 증설할 계획이다. 증설이 완료되면 아크릴산 70만톤, SAP 50만톤으로 일관생산체제를 강화하게 된다.
LG화학은 여수 소재 CA(Chlor-Alkali) 공장도 증설하고 있으나 2019년 말 완료할 예정이어서 일시적으로 가성소다 공급과잉이 완화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백광산업은 가성소다 전량을 내수에 공급하고 있고 여수, 울산보다는 수도권에 가까운 군산에 공장이 있어 운송코스트가 상대적으로 적게 들어가는 효과를 보고 있으며 수도권에는 함량 33%, 25%를 주로 공급하고 있다.
국내시장은 공급과 수요 비율이 60대40으로 초과공급 상태이나 염소(Chlorine)와는 다르게 수출입이 어렵지 않기 때문에 아시아 수급에 따라 시세가 좌우되고 있다.
다만, 공급과잉 상태가 지속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생산기업의 입김이 커 수요기업들에게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거래가격 인상·인하를 놓고 생산기업과 수요기업 사이의 줄다리기가 심하나 일방적으로 결정되는 것이 보통이다.
수요기업 관계자는 “아시아가격 등락에 따라 수요기업들이 국내가격을 조정해달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국내가격은 국제가격에 따라 조정하지 않아 힘들다”며 “인상할 때는 국제가격에 맞춰 올리지만 인하할 때는 찔끔 내리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가성소다 생산기업 관계자는 “국내가격이 농도 50% 기준 kg당 350-370원으로 국제가격에 미치지 못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수요기업들이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가성소다를 주로 사용하는 곳이 유리, 비누, 염색 등 중소기업이기 때문으로, 중소기업들은 국제가격에 맞추어 내수가격을 결정할 필요가 있느냐는 의견을 제기하고 있다.
전력요금, 경부하 요금제 개선 “양날의 칼”
한국전력은 탈원전 정책으로 수익성이 악화됨에 따라 전기요금 인상을 추진하고 있으며, 일반소비자용 인상이 어렵다고 판단하고 산업용을 중심으로 인상하는 방안을 집중 조명하고 있어 가성소다 시장에 상당한 파장이 불가피해지고 있다.
한국전력 김종갑 사장은 2018년 10월16일 산업용 경부하 요금제 개선 필요성을 역설하며 “정부에 건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전력에 따르면, 2017년 산업용 전기를 사용한 제조기업은 총 41만4000개로 총 사용량이 28만5970GWh에 달하고 사용금액은 30조7154억원로 파악되고 있다.
특히, 상위 30대 대기업의 사용량은 6만9955GWh로 전체의 24%를 차지했으나 사용금액은 6조6475억원으로 전체의 22%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사용기업 수 기준으로는 전체의 0.007%에 불과한데도 사용량은 25%에 달하고, 30대 대기업에 대한 판매단가도 kWh당 95원으로 전체 평균 107원보다 12원 낮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중견 및 중소기업들은 111원에 구매함으로써 전체 평균보다 4원 높았다.
30대 대기업들이 심야 시간대에 전기를 많이 사용하기 때문이다.
2017년 30대 대기업의 경부하 시간대 전력 사용량은 3만7372GWh로 산업용 전체 사용량의 53%를 차지했고 전체 41만4000개 제조기업의 경부하 시간대 사용비중은 48%로 낮았다.
경부하 요금제가 개선되면 전기를 많이 사용하는 대기업에게 타격이 불가피하고, 가성소다의 원가를 압박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우려되고 있다.
가성소다는 원가의 35-40%를 전기요금이 차지하고 있다.
▶ 다음호에 계속
표, 그래프: <국내 가성소다 가격추이, 국내 가성소다 생산능력(2018), 국내 가성소다 시장점유율(2018)>
<화학저널 2019년 1월 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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