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고강도 CFRP(Carbon Fiber Reinforced Plastic)를 종이처럼 접는 신기술을 개발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강도가 높은 CFRP를 거대한 성형장비 없이 손쉽게 가공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7일 밝혔다.
CFRP는 플래스틱 사이에 강도가 매우 큰 탄소섬유를 넣은 복합소재로 무게는 강철의 4분의 1, 알루미늄의 3분의 1 정도로 가볍지만 강도가 더 높아 자동차와 항공기 제조에 투입되고 있다.
다만, 물리적 특성은 뛰어나지만 가공이 어려운 것이 단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대형 구조물을 제작하기 위해서는 대형 성형장비 및 금형이 필요해 가공에 많은 비용이 들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바느질과 종이접기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대형 성형장비 없이 쉽게 CFRP를 가공할 수 있는 기술을 찾았다.
두께 2-3mm의 CFRP에 금속선으로 박음질을 한 뒤 금속선에 전류를 공급하면 열이 발생해 CFRP 내부의 플래스틱이 살짝 녹으면서 부드러워져 원하는 형태로 구부리거나 접을 수 있게 된다.
연구진에 따르면, 보조배터리 수준인 15W(15V에 1A) 전력 정도로 1분 안에 소재의 온도를 섭씨 170도로 높일 수 있어 가공현장에서 유용하게 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연구진은 해당 박음질 기술을 이용해 CFRP를 10번 이상 접었다 폈을 때도 소재의 강도가 유지되는 것을 확인했다.
이민욱 KIST 선임연구원은 “고강도 CFRP를 원하는 형태대로 만들 수 있는 경제적인 방법을 제시한 연구”라면서 “항공기나 자동차에 사용하는 복잡한 형태 및 크기가 큰 소재를 제조할 때 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복합재료 파트B: 엔지니어링(Composites Part B : Engineering) 온라인 4월8일자에 게재됐다. (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