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기업들이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신용등급이 강등당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Moody’s)는 5월13일 코로나19 사태로 세계경제가 위축된 가운데 한국기업들의 수익성이 떨어지고 신용 여건도 나빠지는 추세라고 진단했다.
소비 위축과 무역 및 경제성장 둔화에 따라 한국 비금융기업의 수익성과 재무 레버리지(차입)에 압박이 심해지면서 전반적 신용 여건이 부정적으로 흐르고 있다고 판단했다.
또 상반기 기업활동이 급격히 위축되고 일부기업은 대규모 투자로 재무 레버리지가 더욱 악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5월8일 기준 무디스가 신용등급을 부여하고 있는 22개 한국 민간 비금융기업 가운데 13개사가 신용 전망이 부정적이거나 신용등급 하향조정을 검토 중인 대상이라고도 밝혔다.
특히, 자동차기업의 타격이 크다고 진단하고 있다. 수요 충격과 공급망 차질에 대한 노출도가 높아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이밖에 경기 변동성이 높은 정유, 화학, 철강 등도 여러 곳이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제활동 둔화와 수요 충격으로 부진한 영업실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했다.
무디스가 신용등급을 부여한 국내기업 상당수가 저유가와 원화 약세로 긍정적 영향을 받을 수 있으나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수요 약화의 악영향을 상쇄하기에는 충분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
다만, 무디스 관계자는 “신용등급이 부여된 한국기업들은 대부분 유동성이 좋거나 우수한 자금조달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며 “2020년의 이익 둔화가 자본구조에 미치는 영향은 대체로 크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무디스는 4월 말 보고서에서 2020년 국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마이너스 0.5%로, 주요 20개국(G20) 성장률 전망치는 마이너스 4.0%로 하향 조정한 바 있다. (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