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대표 전영현)가 현대자동차와 전기자동차(EV) 분야에서 협업한다.
현대자동차그룹과 삼성그룹 경영진은 5월13일 삼성SDI 천안사업장을 찾아 차세대 EV용 배터리인 전고체전지 개발 현황과 방향성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현대자동차에서는 정의선 수석부회장, 현대·기아자동차 연구개발(R&D) 본부 알버트 비어만 사장, 상품담당 서보신 사장 등이, 삼성에서는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을 비롯해 삼성SDI 전영현 사장, 삼성종합기술원 황성우 사장 등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SDI 천안사업장은 소형 배터리와 자동차용 배터리를 전문적으로 생산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경영진은 전지동 임원회의실에서 삼성SDI 및 삼성종합기술원 담당 임원으로부터 글로벌 전고체전지 기술 동향과 삼성의 개발 현황에 관해 설명을 들은 뒤 상호 관심사안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양사 경영진이 함께 천안사업장의 배터리 선행개발 현장도 둘러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1회 충전 주행거리가 800km에 달하는 전고체전지 혁신기술을 발표한 바 있다.
차세대 배터리로 주목받는 전고체전지는 배터리 양극-음극 사이의 전해질을 액체에서 고체로 대체하는 배터리로, 기존 LiB(리튬이온전지)에 비해 대용량을 구현하고 안전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현대자동차와 삼성그룹의 총수가 사업 목적으로 만나는 것은 처음이며, 특히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삼성 사업장을 방문한 전례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현대자동차 전동화 모델에는 LG화학 배터리가, 기아자동차 전동화 모델에는 SK이노베이션 배터리가 주로 사용되고 있다.
현대·기아자동차는 2021년 초 양산하는 순수 EV용 배터리 1차 공급기업으로 2019년 말 SK이노베이션을 선정했고 앞으로 3차례 추가 발주할 계획이다.
이밖에 현대·기아자동차는 순수 EV 양산을 위해 기존 플랫폼의 단점을 보완하고 EV의 특성을 살려 공간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전용 플랫폼 E-GMP를 개발했다.
E-GMP는 현대자동차 NE(개발코드명)와 기아자동차의 CV(개발코드명) 등 준중형 크로스오버자동차(CUV) 모델에 탑재될 예정이다.
현대자동차 관계자는 “세계 최고 성능의 EV에 필요한 최적화된 배터리 성능 구현을 위해 연관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며 “삼성 사업장 방문은 차세대 배터리 기술 방향성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고 신기술 현황 등을 공유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강조했다.
삼성 관계자는 “삼성의 전고체전지는 구조적으로 단단하고 안정화돼 있는 차세대 배터리 기술 가운데 하나”라며 “모빌리티 분야에서의 혁신을 위해 현대자동차와의 협력이 확대되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