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기업들은 앞으로 1년 동안 불황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등 정유 4사는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방지를 위해 세계 각국이 봉쇄령을 내림으로써 석유제품 수요가 급감해 1분기 합계 영업적자가 4조원을 넘어서는 등 수익성이 대폭 악화됐다.
그러나 6월 들어 각국의 봉쇄조치가 완화되고 석유제품 수요가 회복된 영향으로 절반 이상은 정제마진이 플러스를 기록했고, 특히 1곳은 정제마진이 배럴당 8달러로 급등하는 등 회복 조짐을 나타내고 있다.
정제마진은 최종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 가격과 수송·운영비 등을 뺀 것으로 일반적으로 4-5달러를 손익분기점으로 보고 있다.
국내 정유기업의 주요 수출국인 미국에서는 휘발유(Gasoline) 수요가 6월 첫째주 코로나19 이전의 80% 수준을 회복했다.
6월 국제 휘발유 가격도 3월 초 이후 3개월만에 배럴당 40달러대로 올라서며 국제유가 폭락 당시에 비해 2배 이상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대신증권 한상원 연구원은 “석유제품 수요가 6-7월 회복 국면을 거쳐 8월 이후 정상화될 것”이라며 “점진적 정제마진 상승이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증권가 전망치에 따르면, 에쓰오일은 2분기 적자가 1000억원 이하로 축소되고, SK이노베이션도 1분기 2조원에 육박했던 적자가 6000억원대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정유기업 관계자는 “판매가격이 원유가격보다 상승 폭이 작다”면서 “2분기 영업실적이 1분기에 비해서는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나 본격적으로 회복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유 시황 사이클이 일반적으로 3년 주기로 반복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최소 1년 이상은 불황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정유 4사는 중국과 미국의 정유설비 증설, 전반적인 수요 부진 등의 영향으로 2018년 4분기 호황이 시작된 지 4년만에 급격한 수요 부진을 겪기 시작했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최근의 국제유가 상승은 봉쇄조치 해제 이후의 수요 회복 기대가 반영된 것”이라며 “코로나19 장기화 여부가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서 외부활동과 해외여행이 감소하고 전기자동차(EV) 사용량이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 역시 정유산업에 또 다른 불확실성으로 작용하고 있다.
NH투자증권 황유식 연구원은 “코로나19가 진정돼도 생활패턴 변화로 석유제품 수요 회복에는 긴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