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기업은 하반기에도 수익성 악화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정유기업의 수익성을 좌우하는 싱가폴 복합 정제마진이 8월 첫째주 배럴당 마이너스 0.3달러를 기록하면서 7월 셋째주 마이너스 0.5달러, 7월 넷째주 마이너스 0.3달러, 7월 다섯째주 마이너스 0.1달러에 이어 4주 연속 마이너스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정유기업들은 4-5달러를 손익분기점으로 보고 있으나 싱가폴 정제마진은 2019년 10월 셋째주 2.8달러로 급락한 이후 10개월째 손익분기점을 하회하고 있다.
특히, 2020년 상반기에는 정제마진 약세 뿐만 아니라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영향으로 석유제품 및 석유화학 수요 둔화, 국제유가 폭락 등 악재가 잇따르면서 정유기업들은 상상 최악의 영업실적을 기록했다.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현대오일뱅크, 에쓰오일 등 국내 정유 4사는 1분기 합산 영업적자가 사상 최대인 4조3775억원에 달하며 2019년 합산 영업이익 3조원보다 많은 손실을 기록했다.
2분기에는 국제유가 안정세와 코로나19 사태 개선으로 합산 적자가 7000억원으로 전분기대비 약 80% 줄었고 현대오일뱅크는 흑자 전환했다.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Pandemic: 세계적 대유행) 상황이 장기화되고 있고 국제유가도 5월부터 안정을 되찾았으나 크게 오르지 않고 있어 하반기 영업실적은 정제마진 회복에 좌우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정유 관계자는 “정제마진 약세의 주요 원인인 중국의 수요 감소 및 공급과잉 상황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며 “당초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경제활동 제한이 완화되며 3분기부터 반등할 것이라고 전망했으나 현재는 예측이 어렵다”고 강조했다.
이밖에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코로나19발 수요 약세, 저유가 등이 계속되면서 정유기업들의 영업실적이 얼마든지 더 악화될 수 있다는 예상도 제기되고 있다.
SK증권 손지우 연구원은 “정유기업 영업실적 부진의 가장 큰 원인인 정제마진 약세가 개선되지 않고 있고 국제유가도 상승세를 멈추었다”면서 “거시경제 악화 탓에 정제마진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기 어려워 3분기 영업실적은 2분기보다 악화할 가능성이 더 높다”고 강조했다. (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