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이자, 외부협업 확대로 공급차질 개선 … AZ, 유럽 공급 60% 감축
글로벌 제약기업들이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백신 조기공급을 위해 협업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미국 화이자(Pfizer)-독일 바이오엔텍(BioNTech)과 영국 아스트라제네카(AstraZeneca)가 코로나19 백신 공급 지연을 발표하자 역내 공급을 우선시하며 수출을 규제하고 있다.

유럽의 공급부족 사태가 다른 국가의 접종 지연으로 파급될 우려가 제기됨에 따라 프랑스 사노피(Sanofi), 스위스 노바티스(Novartis), 독일 바이엘(Bayer) 등 글로벌 제약기업들이 잇따라 생산 협력에 나서고 있다.
화이자-바이오엔텍은 2021년 말까지 설정한 코로나19 백신 생산 목표를 13억회분에서 20억회분으로 확대하기로 했으나 생산 확대를 위해 2월 중순까지 공급량을 일시적으로 줄일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화이자는 벨기에 공장의 제조 프로세스를 변경하고 있으며, 바이오엔텍은 2월 말 가동을 목표로 독일에 신규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그러나 자체적인 노력만으로는 공급부족을 조기에 해소할 수 없어 외부와의 협업을 확대하고 있다.
바이오엔텍에 따르면, 2020년 12월 3곳뿐이었던 생산기지는 2021년 2월 기준 자사공장 포함 13곳 이상으로 급증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노피는 독일 공장에서 화이자-바이오엔텍 백신 충진 및 포장을 추진하고 있으며 7월 이후 유럽에 1억2500만회분 이상을 공급할 예정이다. 사노피는 영국 GSK와 다른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하고 있으나 지연되고 있다.
노바티스도 스위스 공장에서 화이자-바이오엔텍 백신을 바이알(유리병)에 충진하는 위탁계약을 체결했다. 2분기부터 생산을 시작하며 화이자-바이오엔텍 외에 다른 코로나19 백신 및 치료제 생산 협력에도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미국 박스터 인터내셔널(Baxter International)도 2월 말부터 화이자-바이오엔텍 백신 위탁생산을 시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스터 인터내셔널은 1월부터 노바백스(NovaVax)의 백신 위탁생산도 결정한 바 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1월 코로나19 백신 제조상 문제가 발생해 3월 말까지 예정한 유럽 공급량의 약 60%를 감축한다고 밝혔다. 관계 당국의 요청 아래 공급량을 소폭 늘렸으나 당초 계획량의 절반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으로 파악된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1월 말 EU에서 승인받았으나 당분간 공급부족이 계속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바이엘도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뛰어들었다.
신약개발 벤처인 독일 큐어백(CureVac)과 연계해 유럽에서 2021년 접종 개시를 목표로 화이자-바이오엔텍이나 미국 모더나(Moderna)가 개발한 것과 동일한 mRNA 베이스로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하고 있다.
중국 CMO(의약품 위탁생산기업)에게 매각한 자사공장을 활용해 2022년부터 1억6000만회분을 추가 공급할 예정이다.
바이엘이 백신 개발 및 제조에 관여하는 것은 처음이다.
백신 메이저 가운데 미국 MSD는 코로나19 백신 개발에서 철수했다.
현재 세계적으로 백신 생산능력이 부족한 가운데 자사 백신을 개발하지 않는 MSD가 타사제품 생산에 협력할지 주목되고 있다.
한국은 2월26일부터 아스트라제네카의 코로나19 백신 150만회분(75만명 대상)의 접종을 시작했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공급부족이 심각하지만 SK바이오사이언스 안동공장 생산물량을 우선적으로 접종함으로써 안정적인 공급이 가능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다만, 유럽 각국이 임상시험에서 고령층 참여자가 많지 않았고 효능을 증명할 자료가 충분치 않다는 이유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 연령을 65세 혹은 70세 미만으로 제한하고 나서며 국내 역시 65세 미만에만 접종을 시작하게 됐다.
65세 이상 연령층에 대해서는 백신의 유효성에 대한 추가 임상정보를 확인한 후 예방접종전문위원회 심의를 거쳐 접종 방안을 다시 확정할 방침이다.
2월27일에는 코로나19 치료 의료진을 대상으로 화이자 백신 접종도 시작했다. 직접 구매물량이 아닌 코백스 계약물량으로 11만7000회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