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이노베이션이 굴뚝형 화학사업 탈피를 선언했다. 1962년부터 영위해온 정유사업을 축소함으로써 탄소 중심에서 그린 중심으로 완전히 탈바꿈하겠다는 것이다.
SK이노베이션은 7월1일 중장기 핵심사업 전략을 발표하는 스토리데이 행사에서 정유사업을 축소하고 배터리 사업을 확장하며 석유화학도 자체 생산하는 플래스틱을 100% 재활용하겠다고 발표했다. 특히, 앞으로 5년간 총 30조원을 투자해 친환경 사업 비중을 30%에서 70%로 대폭 확대하겠다고 강조했다.
전기자동차 시대가 본격 도래함에 따라 석유제품 수요가 크게 줄어들 것이 확실한 가운데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한 움직임이 표면화되고 있어 선제 대응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60년 동안 성장을 이끌어온 정유사업은 유지·보수를 제외하고는 투자를 중단해 점진적으로 축소할 것임을 천명했다. 모태 사업에서 철수하겠다는 것으로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정유사업을 버리는 대신 배터리 사업을 육성해 대체하겠다는 것이니 그리 놀라워할 필요가 없다는 자세이다. 현재 배터리 수주 잔고가 1TWh 이상이어서 금액으로 130조원이 넘고 수주를 확대함으로써 글로벌 3위로 부상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배터리 생산량을 40GWh 수준에서 2023년 85GWh, 2025년 200GWh, 2030년 500GWh 이상으로 확대함으로써 2021년 EBITDA 기준 흑자를 달성하고 2023년 1조원, 2025년 2조5000억원으로 흑자를 확대할 수 있다고 장담하고 있다.
폐배터리 재활용 사업도 강화해 2022년 시험생산을 시작하고 2025년 30GWh를 재활용해 EBITDA 3000억원 수준을 창출할 방침이라고 한다.
배터리 사업을 육성해 정유사업을 대체하고 폐배터리 재활용까지 강화함으로써 기후변화 대응에 대한 진정성을 보여주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SK종합화학도 리사이클 베이스 화학기업으로 전환하고 폐플래스틱을 100% 재활용하겠다고 선언했다.
2027년까지 국내외에서 자체 생산하는 플래스틱의 100%인 연간 250만톤 이상을 재활용하고, 사용량 저감 및 재활용 가능 친환경제품 비중을 100%로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재활용, 친환경 소재 생산을 넘어 플래스틱 이슈를 위기가 아닌 성장 기회로 삼아 2025년까지 친환경 사업에서 EBITDA 기준 6000억원 이상을 창출하겠다고 하니 놀라지 않을 수 없다.
SK이노베이션이 추진하는 그린전략은 궁극적인 목표가 화석연료 사용에 대한 어떠한 흔적도 남기지 않고 자체 생산하는 플래스틱 100%를 재활용함으로써 순환경제 모델을 완성하겠다는 것으로, 어느 화학기업도 함부로 따라 할 수 없는 수준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SK이노베이션이 무슨 수로 100% 친환경화를 달성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의문이 제기된다.
정유사업도 축소만이 능사는 아니며 바이오 베이스 석유제품으로 전환하는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다는 점 환기하고 싶다. 한때는 모든 연료자동차가 전기자동차 또는 수소자동차로 전환될 것처럼 보였지만 전기‧수소자동차도 100% 친환경이라고 단언할 수 없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페플래스틱 열분해유 논쟁도 있었지만 매년 250만톤을 재활용하겠다는 것도 목표로서는 의미가 있지만 과연 무슨 수로 달성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설명이 없다. 열분해 기술을 어디까지 개발한 것인지 모두가 궁금해하고 있다.
SK가 친환경화 선언에 그치지 않고 글로벌 화학기업을 선도하기를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