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열가소성 엘라스토머(TPE: Thermoplastic Elastomer)는 고무와 같은 특성을 보유하면서 가볍고 성형‧가공성이 좋아 일용잡화부터 통신 소재, 자율주행용 센서 등 첨단부품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분야에 활용되고 있다.
TPE는 올레핀(Olefin)계, 스타이렌(Styrene)계, 폴리에스터(Polyester)계, 우레탄(Urethane)계, PA(Polyamide)계, PVC(Polyvinyl Chloride)계 등 다양한 종류가 있으며 수요처 요구에 종합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일본 TPE 생산기업들은 폴리머 및 컴파운드 기술을 활용한 신제품 개발에 힘을 기울이고 있으며 글로벌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공급체제를 강화하고 있다.
아사히카세이, 차별제품으로 틈새시장 개척
스타이렌계 TPE인 TPS(Thermoplastic Styrene)는 운동화 밑창, 의료용 필름, 자동차 내외장재, 종이기저귀를 포함한 위생소재용 접착제‧필름, 아스팔트 개질제 등 다양한 용도에 사용되고 있으며 강도를 부여하는 하드 부분에 스타이렌, 탄성을 부여하는 소프트 부분에 다양한 모노머를 조합해 제조한다.
일본 TPS 생산기업은 분자설계 기술을 활용해 수첨 및 비수첨 타입, 고분자, 중분자, 저분자 등 다양한 라인업을 공급하고 있다.
일본 최대의 TPS 메이저 아사히카세이(Asahi Kasei)는 전략적 수요처와의 관계를 강화해 용도 개발을 추진함으로써 틈새시장을 개척하는 기술주도형 사업으로 차별화하고 있으며,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의 영향으로 비대면 거래가 증가함에 따라 홈페이지 등 디지털 방식을 활용해 수요처와의 관계를 강화하고 있다.
특히, 내후성 및 내열노화성이 뛰어난 수첨계 Tuftec과 S.O.E, 다른 소재와의 상용성‧성형성이 우수한 비수첨계 Tufprene, Asaprene T, 스타이렌계 수지와 상용성이 양호하고 유연성이 뛰어난 스타이렌계 특수 투명수지 Asaflex 브랜드 공급에 주력하고 있다.
수첨계는 수액백 등 의료용 필름, 운동화 밑창, 전자부품용 접착제‧보호필름 등 다양한 용도에 원자재 및 수지개질제로 투입되고 있으며, 비수첨계는 아스팔트 포장 성능을 향상시키는 개질제 및 접착제, 특수 투명수지는 음료수 용기 등을 감싸는 수축라벨용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최근에는 식품포장 소재로 식물 베이스 및 재활용 원료가 활용됨에 따라 가공성을 높이는 상용화제로 수첨계 채용이 증가하고 있다.
비수첨계는 아스팔트 내구성이 향상됨으로써 보수빈도를 줄일 수 있는 등 LCA(Life Cycle Assessment) 관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으며, 특수 투명수지는 비말방지용 파티션에 채용되는 등 사회의 지속가능성 및 안전에 기여할 수 있는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아사히카세이는 일본 가와사키(Kawasaki)와 오이타(Oita)에서 TPS를 생산하고 있다.
크레이톤, 고유동성 SEBS 공급 강화
글로벌 SBC(Styrene Block Copolymers) 메이저 크레이톤(Kraton)은 SBS(Styrene Butadiene Styrene)를 비롯해 SIS(Styrene Isoprene Styrene), 수첨형 HSBC(Hydrogenated SBC)를 종합적으로 공급하고 있다.
Kraton Polymers Japan은 쓰쿠바(Tsukuba) 소재 R&D(연구개발)센터, JSR과 합작 설립한 JSR Kraton Elastomer의 가시마(Kashima) 공장을 가동하면서 자동차, 순환경제, 위생소재 등 고부가가치 분야에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가시마 공장에서는 비수첨계 그레이드를 생산하고 있고 수첨계는 세계 각지에서 수입해 공급하고 있으며 가시마 공장 생산물량은 수출을 병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신제품인 고유동성 SEBS(Styrene Ethylene Butadiene Styrene) 공급에 주력하고 있다.
SEBS는 내열성과 내후성이 균형을 이루고 있어 높은 평가를 받고 있으며 2020년 자동차 생산기업이 내장 표피재에 채용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양산라인 가동을 시작하는 등 성형용 투자 성과가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크레이톤은 지속가능성과 관련된 분야에서도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CirKular+ 브랜드로 TPS를 첨가해 폐플래스틱 리사이클성을 향상시키는 기술을 제안하고 있으며 코로나19의 영향으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의료 및 위생소재 분야에서는 자기멸균성을 보유한 폴리머 등 독자기술 활용 가능성을 탐색하고 있다.
크레이톤은 일정수준의 시장을 보유하면서 기술수준이 높은 일본을 주목하고 생산 및 R&D 체제를 합리화하기 위한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
쿠라레, 양과 질 양립전략 추진
쿠라레(Kuraray)는 2020년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TPS 사업이 호조를 나타냈다.
3분기부터 수요가 서서히 회복세로 전환됐고, 특히 생산체제를 구축하고 있는 미국 사업이 크게 기여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2021년 들어서도 호조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22년에는 타이에 건설하고 있는 신규 플랜트를 가동하고 차별제품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쿠라레는 내열성, 내후성 등을 겸비한 Septon과 제진성이 우수한 Hybar를 TPS 브랜드로 공급하고 있는 가운데 차별제품으로 Septon BIO 시리즈와 고온 영역에서도 높은 제진성을 실현한 Hybar-SV 시리즈 제안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Septon BIO 시리즈는 재생 가능한 모노머인 사탕수수 베이스 β-패네센(Bera-Farnesene)을 이용해 생산하며 기존 수소첨가 SBC에 비해 유동성, 그립성, 접착성이 뛰어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신발 밑창에 채용되는 등 기능성이 뛰어난 친환경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Hybar-SV 시리즈는 자동차용을 중심으로 제안활동을 본격화하고 있다. 기존제품에 비해 고온 및 저주파 영역에서도 높은 제진성을 실현하고 무수말레인산(MA: Maleic Anhydride) 변성제품을 추가함으로써 EP(엔지니어링 플래스틱) 첨가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개별 수지의 특성을 유지하면서 제진성을 추가할 수 있어 차체 경량화를 실현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차음효과도 부여할 수 있어 전기자동차(EV) 모터 주변 등을 중심으로 수요를 개척할 방침이다.
쿠라레는 TPS 시장이 계속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자동차부터 일상용품에 이르기까지 개별 용도에 맞춘 제안을 강화하고 있으며 Septon, Hybar와 함께 액상고무인 Kuraprene, 유연성, 투명성, 내후성이 뛰어난 아크릴계 블록 공중합체 Clirity 등 다양한 라인업을 보유하고 있는 강점을 활용해 수요처 니즈에 대응할 계획이다.
우베코산, 다기능 PA계 용도개척 박차
PA계 TPE인 PAE(Polyamide Elastomer)는 강도를 부여하는 하드 부분에 PA를, 탄성을 부여하는 소프트 부분에 폴리에테르디올(Polyether Diol)을 채용한 멀티블록 코폴리머(Multi-Block Copolymer)를 투입해 일반적으로 PA 올리고머(Olygomer) 생성과 에스테르화(Esterification)에 따른 고분자량화 단계를 거쳐 합성하고 있다.
하드 부분은 기계적 강도, 내마모성, 내약품성이 뛰어난 PA(Polyamide) 12가 주류를 이루고 있으며 비중이 1로 경쟁제품이 많은 우레탄계, 에스테르계에 비해 가벼워 경량화 소재로 활용되고 있다.
주로 스키부츠, 운동화 등 스포츠용품, 자동차 엔진 및 창틀 주변부품, 공업용 튜브 및 호스 등에 채용되고 있으며 최근에는 발의 부담을 경감할 수 있는 운동화용 고반발성 밑창소재, 자동차용 센서 등에 사용하는 플래스틱 마그넷, 열로 녹인 수지를 적층해 조형물을 만드는 FDM(Fused Deposition Modeling) 방식 3D프린터용 조형 필라멘트 등으로 적용이 확대되고 있다.
PAE는 접착제를 사용하지 않고 열처리를 통해 다른 소재와 접합할 수 있는 것도 특징이다.
폴리우레탄(Polyurethane), PC(Polycarbonate), 폴리이미드(Polyimide), 산 변성된 폴리올레핀(Polyolefin) 등 합성수지 뿐만 아니라 금속 등 다양한 소재에 적용할 수 있어 성능 향상 및 경량화를 위한 복합소재 설계에 적합한 원료로 주목받고 있다.
PA계는 TPE 중 하이엔드제품으로 독일 에보닉(Evonik Industries), 프랑스 아케마(Arkema), 일본 우베코산(Ube Kosan)이 메이저로 자리 잡고 있다.
글로벌 시장은 1만톤 수준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2020년에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수요가 침체됐으나 2021년에는 2019년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우베코산은 PA12와 특수 폴리에테르(Polyether) 계열을 조합한 PAE 브랜드 Ubesta XPA를 공급하고 있다.
하드 부분과 소프트 부분을 연결하는 기본골격이 에스테르 결합인 경쟁제품에 비해 내가수분해성, 내후성 등이 뛰어나고 난연성, 도전성 등을 향상시킨 특수제품도 공급하고 있다. 다른 소재와 접합할 수 있는 특징을 활용해 운동화용 고반발성 밑창소재 개발 및 제안을 강화하고 있다.
우베케미칼(Ube Chemical) 공장은 2019년 생산을 최적화함으로써 PAE 생산량을 20% 확대했다.
MCH, 엘라스토머 종합기업으로 도약
올레핀계 TPE인 TPO(Thermoplastic Olefin)는 저밀도로 가볍고 유동성이 뛰어나 가공하기 용이한 특징이 있어 자동차 등 다양한 분야에 투입되고 있다.
미츠비시케미칼(MCH: Mitsubishi Chemical)은 세계적으로 자동차 에어백 커버용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에어백 커버용은 일본, 미국, 중국, 타이, 프랑스, 독일에 생산체제를 구축하고 있는 가운데 운전석에 이어 조수석에도 에어백 탑재가 의무화된 인디아에서 양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위탁생산으로 대응했으나 2021년 말을 목표로 현지법인인 MCPP India가 4000톤 설비를 건설하고 있다.
미츠비시케미칼은 가교형 라인업도 확충하고 있다.
부분가교형은 시장에서 이미 자리잡고 있으며 완전가교형은 최근 안정공급체제를 구축했다. 완전가교형은 압축변형 등이 뛰어나 고무에 더욱 가까운 물성을 발휘할 수 있어 열이나 부츠 주변의 자동차부품에 채용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전까지는 완전가교형을 안정적으로 생산하기 어려웠으나 2013년 인수한 미국 수지 컴파운드 생산기업 Komtrax가 보유한 기술을 일본에 도입해 개량했다.
2020년에는 미국 TPU(Thermoplastic Polyurethane) 생산기업 AdvanSource Biomaterials(ASB)을 인수해 종합 엘라스토머 생산기업으로 경쟁력을 강화했다. ASB의 TPU는 생체적합성, 항균성, 유연성 등이 뛰어나 심장카테터 등 미국 의료용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
미츠비시케미칼은 2021년부터 의료용을 중심으로 일본을 비롯한 글로벌 시장 개척을 시작하고 스타이렌계, PVC계의 의료 용도와도 시너지를 발휘해갈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