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생산기술연구원이 반도체용 고성능 구리 도금액 원천기술을 독자 개발하고 국산화했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친환경 열표면처리 연구부문 이민형 박사 연구팀은 3년 동안 1만5000번의 실험을 거듭하며 도금막 표면을 평탄하게 조절해주는 여러 유기첨가제들 가운데 최적화된 첨가제와 혼합비율을 찾아내 도금두께 편차 2% 이내라는 세계 최고수준의 고평탄도를 구현해냈다.
반도체 패키징에 필수적인 구리 도금액은 일본, 미국산 수입에 전량 의존해 반도체 공정 중 유일하게 국산화율 제로(0) 소재로 남겨져 있다.
구리 도금액은 웨이퍼 위에 새겨진 회로 패턴을 구리로 도금해 부분적으로 전기적 특성을 띄게 해주는 범핑(Bumping) 공정에 주로 사용되며 반도체 회로패턴 초미세화를 타고 고평탄 구리 도금액 개발과 소재 자립이 요구되고 있다.
보통 도금 후 표면이 물방울처럼 볼록해지기 때문에 평탄화할수록 전류가 고르게 전달돼 생산수율과 최종제품의 성능이 향상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진은 볼록한 모양과 오목한 모양을 합치면 평평해진다는 정반합의 원리를 기반으로 볼록 형상 유도제와 오목 형상 유도제를 개발하고 최적화된 혼합비율을 찾아냄으로써 세계 최고수준의 평탄화에 성공했다.
수요기업에서 공정 테스트를 진행한 결과 최대 1분당 3마이크로미터의 고속도금 속도에서 도금두께 편차 2% 이내의 고평탄도 확보가 가능해 수입제품 대비 생산성이 약 150% 가량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축적해온 수많은 첨가제 혼합실험 결과를 데이터베이스화함으로써 수요기업이 원하는 형태로 위로 볼록하거나 아래로 오목한 특성을 갖춘 맞춤형 도금액을 제작할 수 있단 것도 장점이다.
연구팀은 2020년 12월 국내 전자소재 전문기업에게 기술을 이전하고 상용화해 최근 6개월 동안 반도체 대기업 제조공정에서 시험 평가를 진행해왔다.
이전된 기술은 연구개발(R&D) 시작부터 실험실 수준이 아닌 양산을 전제로 모든 도금 조건과 변수를 고려해 개발한 것이어서 기술 이전부터 출시, 시험평가 단계까지 8개월에 걸쳐 신속하게 진행됐다.
현재 대기업으로부터 12인치 대형 웨이퍼 및 차세대 반도체에서 필요로 하는 도금 특성을 모두 만족시킨다는 긍정적인 피드백을 받은 것으로 태다.
앞으로 수개월 안에 평가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국내 반도체의 약 80%에 들어가는 도금 소재·장비의 첫 국산화가 이루어지고 일본 등 소재강국에 역수출까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강윤화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