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기선 운임 1만1976달러로 폭등 … 미국 최저임금 인상이 유발
컨테이너의 체선 사태가 장기화되고 있다.
물류 컨테이너는 2020년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팬데믹(Pandemic: 세계적 대유행) 여파로 비대면‧비접촉 선호 현상이 확산되면서 북미를 중심으로 급증한 전자상거래 물류의 영향을 받아 심각한 공급부족을 겪고 있다.
세계 각국에서 선사들이 선박 수를 최대한 늘렸지만 수요가 더 빠르게 급증했고 운항 일정 확보도 어려운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해상운임은 선사가 개별적으로 해결할 수 없을 만큼 폭등했으며 세계 각지의 코로나19 확산이 수습되지 않는 이상 정상화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정기선 운임은 SCFI(Shanghai Shipping Exchange Index) 기준 2020년 6월 중순부터 상승추세를 나타내며 북미 동해안 기준 2021년 9월24일
FEU당 1만1976달러로 폭등했고 북미 서해안과 북유럽, 지중해 운임도 비슷한 수준으로 폭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컨테이너 운임은 2020년 초 중국 우한(Wuhan)에서 코로나19 확산이 시작되며 제조업이 집중된 중국의 생산량이 급감한 영향으로 선박 적재물량이 격감했을 때부터 혼란을 거듭하고 있다.
당시 물동량이 평상시보다 10-20% 격감하면서 글로벌 선사들이 긴급히 선박 수를 조정해 운항하는 선박 수가 급감했으나 중국이 예상보다 이른 2020년 여름 경제활동을 재개하면서 공장 가동률이 급상승했고 물류도 급격히 회복됐다.
특히, 디지털 기기나 DIY(Do it Yourself), 정원 관리용 소재 등 코로나19 특수를 입은 상품 수출입이 급증했고 선사들이 서둘러 선박 수를 늘렸으나 수요가 지나치게 빠른 속도로 증가하면서 수급타이트를 피할 수 없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2021년 가을에는 운항 선박 수가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되찾았지만 물류 수요가 코로나19 이전보다도 더욱 증가하면서 수급타이트가 이어졌다.
급격한 경제 악화에 이어 곧바로 회복이 이어지며 수요가 급속도로 증감을 거듭했고 전자상거래용 물동량이 폭증하면서 세계 각지의 항만 처리능력이 한계에 도달한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2020년 9-10월 기준으로 아시아에서 북미지역으로 향하는 수출 물동량은 전년동기대비 40% 급증했고 세계 물동량도 20% 정도 늘어났으며 대부분이 전자상거래에 따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항만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작업자들에게 이동제한 조치를 내림으로써 본래 처리능력의 50-75% 정도만 처리가 가능하며 화물이 인근에 정체되면서 보관 공간이 점차 부족해지고 있다.
내륙도 비슷한 상황이며 화물차에 싣지 못한 채 항만에 남겨진 화물이 상당수로 파악되고 있다.
2020년 하반기부터는 컨테이너선이 입항하지 못하고 화물도 내리지 못한 채 인근에서 대기하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컨테이너선은 입항 즉시 화물 분류, 출항을 기본으로 하며 선사들은 매주 정기적으로 항구에 기항해 화물을 적재하거나 내리는 서비스를 공급하고 있어 1척이라도 기항이 늦어지면 뒤이은 일정이 모두 밀리는 구조적 문제를 안고 있다.
또 컨테이너 선내 공간이 한정돼 화주들이 치열한 경쟁을 펼치며 운임이 큰 폭으로 상승해도 결국에는 적재하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선사들은 선박 수를 늘리고 있으나 가동률 100%에는 도달하지 못하고 있으며 컨테이너 체선 때문에 빈 컨테이너가 돌아오지 못하거나 새로 출항하지 못하는 상황이 속출하고 있다.
일부 선사가 소형선으로 빈 컨테이너를 회수하며 일시적으로 상황을 개선했으나 결과적으로는 하적이 가능한 컨테이너선이 없어 체선 사태를 해소하지는 못하고 있다.
신규 선박 발주도 이어지고 있으나 선박 건조에 최소 3년이 필요해 당장 효과를 얻지 못하고 있다.
세계 물동량 가운데 대부분은 아시아에서 출발해 북미지역에 도착하는 화물이나 유럽도 심각한 체선 문제를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은 EU(유럽연합) 탈퇴 이행기간인 2020년 2월부터 2021년 1월 사이 코로나19 유행까지 겹치면서 외국인 항만 작업자와 운전사들이 실직 상태에 놓여 항만 전체의 작업효율이 크게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아시아는 24시간 365일 체제를 채용한 항만이 많지만 북미지역은 야간에 작업하지 않기 때문에 국가별로도 상황이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특히, 미국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최저임금을 급격하게 올림은 물론 실직에 대한 보상을 확대함으로써 항만 노동자 부족이 심각한 것으로 파악된다.
선원들의 백신 접종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내항선은 항만 인근 지방자치단체들이 접종하고 있으나 외항선은 기항지에 따라 접종이 어려운 곳도 있기 때문이다.
하주들은 컨테이너 지연에 대비해 리드타임을 장기간으로 설정하거나 재고를 늘리면서 대처하고 있다. (강윤화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