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홍합의 수중 접착력을 모방해 해수전지 성능을 높이는데 성공했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에너지화학공학과 이동욱 교수 연구팀은 홍합의 수중 접착력을 모방한 해수전지용 결착제(바인더) 물질을 개발함으로써 전극 성능을 개선했다.
해수전지의 양극은 탄소섬유가 엮인 집전체와 섬유 표면의 촉매 입자로 구성돼 있으며 결착제는 촉매와 집전체를 접착시켜 고정하는 역할을 한다.
촉매와 집전체가 제대로 붙어 있지 않으면 과전압이 높아지고 탄소 부식이 쉽게 일어나 전지 성능을 떨어뜨릴 수 있다.
특히, 일반적으로 연료전지에 사용되는 결착제인 이소불화비닐은 유기용매에서와는 달리 물속에서 접착력이 크게 떨어지는 문제가 있다.
연구팀은 한계를 보완하고자 홍합의 접착 단백질 성분을 모방해 우수한 수중 접착성을 지닌 새로운 결착제를 합성했다.
개발한 결착제를 쓴 해수전지는 기존에 사용하던 결착제를 사용했을 때보다 과전압이 최대 60% 이상 줄었고 전극 성능이 4배 정도 향상됐을 뿐만 아니라 전자현미경 관찰 결과 집전체의 부식도 크게 개선됐다.
결착제 내부에서는 촉매 입자가 검출돼 결착제가 집전체 부식 보호 뿐만 아니라 촉매 탈착을 막는 효과까지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연구의 공동 제1저자인 최지은 연구원은 개발한 결착제에 대해 “강력한 수중 접착력 뿐만 아니라 탄소 부식, 촉매 탈착 방지 특성을 갖추었다”며 “해수전지 외에도 다양한 수계 금속 공기 배터리의 상용화를 앞당기는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수력원자력과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연구로 에너지·소재 분야 국제 학술지인 Journal of Materials Chemistry A에 앞표지로 선정돼 3월7일 출판됐다. (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