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불화화합물을 분해할 수 있는 방법이 개발돼 주목된다.
눌어붙지 않는 프라이팬이나 일회용 컵의 방수코팅제 등으로 일상용품 속에 깊이 침투해 있는 과불화화합물 PFAS(Polyfluoroalkyl Substance)는 환경과 생체에서 분해되지 않고 축적돼 사라지지 않는 화학물질로 불리고 있다.
초고온에서 소각해도 연기에 섞여 대기로 유출되고 물로도 희석되지 않으며 땅에 묻어도 시간이 흐른 뒤에는 침출되는 등 뾰족한 처리방법이 없으나 최근 미국 노스웨스턴대학의 윌리엄 딕텔 교수 연구팀이 과불화화합물을 일반 용해제로 상대적으로 낮은 온도에서 분해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 과학저널 사이언스(Science)에 발표했다.
과불화화합물은 주기율표의 원소 중 전자를 끌어당기는 전기음성도가 가장 강한 불소와 전자를 밀어내려는 탄소가 강하게 결합하고 있어 분해가 어려운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연구팀은 과불화화합물 연구과정에서 여러개의 탄소와 불소가 강하게 결합한 부분의 반대쪽 끝에 전하를 띤 산소 원자 그룹이 존재해 섭씨 80-120도의 일반 용해제와 시약으로 떼어낼 수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
산소 원자 그룹이 분리된 뒤에는 복잡한 반응을 거쳐 전체 분자를 분해하는 방법에 접근할 수 있게 된다.
다만, 연구팀이 분해 가능성을 확인한 과불화화합물은 Gen X를 비롯해 10종밖에 되지 않아 미국 환경보호청(EPA)이 과불화화합물로 분류한 1만2000여종 가운데 극히 일부에 불과한 것으로 평가된다
윌리엄 딕텔 교수는 “똑같은 약점을 갖지 않는 과불화화합물이 있겠지만 각자 나름의 약점을 갖고 있을 것”이라면서 “개별적 약점을 파악할 수 있다면 분해를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알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과불화화합물은 탄화수소의 기본 골격 가운데 수소가 불소로 치환된 형태의 화학물질로 물과 기름에 쉽게 오염되지 않고 열에 강한 특징을 갖고 있어 1940년대 개발돼 다양한 일상용품에 적용되고 있으나 적은 양이라도 체내에 쌓이면 간을 손상시키고 나쁜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이며 면역력을 약화하고 각종 암을 유발하는 등 납만큼 위험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