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학기업들이 차세대 의약품으로 주목받는 중분자 의약품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중분자 의약품은 분자량 500개 이하의 저분자 의약품보다 큰 핵산 의약품이나 펩티드 의약품을 가리키며 고분자인 항체 의약품의 뒤를 잇는 차세대 의약품으로 부상하고 있다.
중분자 의약품은 희소 난치병부터 생활습관병까지 개발범위가 넓으나 실용화를 위해서는 제조 프로세스 개선 및 확립이 선행돼야 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핵산, 펩티드 합성은 다량의 용매를 사용하고 합성을 반복하며 화학수식을 실시하기 때문에 불순물이 포함되기 쉬워 약효성분의 순도만을 높이는 프로세스 실용화가 요구되고 있다.
화학기업, SMB 기술 중심으로 개발 경쟁
미츠비시케미칼(MCC: Mitsubishi Chemical) 그룹은 연속 크로마토 정제장치로 모사이동상(SMB)과 같은 당 정제 분야에서 이미 실용화된 독자기술을 활용해 과제 해결에 나서고 있다.
SMB는 4-6개 정도의 칼럼으로 구성돼 원료 공급이나 목적물 회수 포인트를 차례로 대체하고 목적성분을 연속적으로 정제할 수 있으며 1개 칼럼을 사용하는 기존 기술보다 목적물 정제 순도나 회수율이 높아 용매 사용량을 줄일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현재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메이저와 협업해 실험 데이터를 축적하고 있다.
미츠비시케미칼은 당 정제에 사용되는 SMB 기술 분야에서 시장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으며 의약품 분야에서도 목적물에 맞추어 칼럼이나 분리제를 구성해 최적화된 연속 크로마토 정제 프로세스를 제안함으로써 대응할 계획이다.
아사히카세이(Asahi Kasei)는 정제 후 동결건조하는 전공정에 사용하는 농축장치를 개발해 2023년 출시할 예정이다.
독자적인 막 기술을 응용해 열이나 외압을 가하지 않고도 농축이 가능하고 열에 약한 펩티드와 핵산이 변성될 리스크가 없다는 특징을 살려 잠재적 수요 발굴에 나서고 있다.
분리 소재나 칼럼 생산기업들도 신제품 개발을 본격화하고 있다.
쇼와덴코(Showa Denko)는 기존 공법에서 주로 사용됐던 검출기에 축적되면 감도에 영향을 미치는 이온 페어 시약을 필요로 하지 않는 칼럼을 통해 차별화를 도모하고 있으며 고감도 분석을 가능케 하는 신규 칼럼도 개발하고 있다.
오사카소다(Osaka Soda)는 칼럼, 분석 장치를 생산하는 자회사 Sanyo Finechemical을 통해 핵산 의약품용 칼럼을 공급하며 분석용에서 호평을 얻었으며 분취용 판매 확대에도 주력하고 있다.
설비투자 역시 활성화되고 있다.
도소(Tosoh)는 난요(Nanyo) 사업장에서 2025년 3월 가동을 목표로 분리정제제를 증설하고 있으며 핵산 의약품용으로는 소입경이면서 분리성이 뛰어난 분취용을 적극 공급하며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YMC는 고마쓰(Komatsu) 사업장에서 중분자 의약품 정제용 유기 실리카 하이브리드계 충진제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있다.
일본, 2030년 핵산 의약품 시장 30조원
핵산 의약품 시장은 연평균 20% 성장이 기대되며 2030년에는 일본 시장이 약 30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펩티드 의약품은 Chugai Pharmaceutical, 미국 BMS가 암을 대상으로 임상실험을 진행하고 있고 희소 난치병용 임상 개발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으며 추후 치료 대상이 만성질환으로도 넓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중분자 의약품 실용화에 맞추어 제조기술 역시 다양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매출액 1000억엔 이상의 블록버스터 후보 뿐만 아니라 중소 신약이 다수 개발되면서 소량다품종 생산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항체 의약품 분야에서는 미국 싸이티바(Cytiva)의 정제제 등 제조 솔루션이 이미 세계시장을 독점하고 있으나 일본기업들이 개발을 가속화하고 있어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도소, 바이오과학 매출 2030년 2배로 확대
도소(Tosoh)는 바이오 의약품 제조용 분리정제제, 검사기기를 공급하는 바이오과학 사업 매출액을 2030년까지 1000억엔으로 2배 확대할 계획이다.
분리정제제는 항체의약품 시장에서 점유율이 상승하고 있으며 핵산의약품 용도에서도 산업계 표준 지위를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주요 수요국인 미국에서 정제용 프리팩 칼럼 공급체제를 정비하고 연속 크로마토그래피 장치를 출시함으로써 사업 영역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진단 분야는 POCT(임상현장 즉시검사) 영역에 진출하고 해외사업도 강화할 계획이며 인수합병(M&A) 등 비연속적인 투자로 성장을 가속화하는 것이 목표이다.
분리정제제, 칼럼 등 계측 분야와 면역진단 및 유전자 검사 등 검사 분야로 구성된 바이오과학 사업은 도소의 주요 수익원인 스페셜리티 영역에서도 핵심적인 역할을 맡고 있다.
최근 수년 동안 규모화가 진전되며 매출액이 2017년 421억엔에서 2021년 535억엔으로 확대됐고 성장 속도를 가속화함으로써 2030년에는 1000억엔을 달성할 계획이다.
계측 사업은 바이오 의약품 정제공정에 사용되는 분리정제제가 성장의 중심이며 증가하는 수요에 대응해 난요(Nanyo) 사업장의 생산능력을 2025년 3월까지 1.7배 확대함으로써 현재 2위인 글로벌 시장점유율을 더 확대할 방침이다.
미국에서는 오하이오에서 충진 완료 칼럼 공장을 건설해 2023년 가동할 계획이다.
분리정제제 단독으로 공급하는 것이 아니라 분리정제제를 충진한 칼럼 형태로 공급함으로써 제약기업,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등 주요 수요기업의 충진, 세정 수고를 덜어줄 수 있을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POCT 진출과 함께 M&A도 적극 추진
최근에는 2021년 인수한 미국 바이오 벤처 Semba Biosciences의 연속 크로마토그래피 장치를 신규 성장동력으로 주목하고 있다.
연속 크로마토그래피 장치는 바이오 의약품 정제공정을 연속화하는 것으로 제조코스트 저감에 효과가 있으며 2023년 중반까지 중소 장치 시장에 진출해 채용실적을 확대할 방침이다.
차세대 의약품으로 부상하고 있는 핵산 의약품 용도에서는 분리성이 뛰어난 분취겔 사업이 호조를 나타내고 있다.
연구개발(R&D) 용도를 중심으로 현재 시장 우위를 확보하고 있으며 상용 프로젝트에서도 채용실적을 거둠으로써 산업계 표준 지위를 확립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유전자 치료제 정제공정용 신제품도 개발하고 있으며 앞으로 다양해질 치료 수단에 대응해 사업 기회를 넓혀나갈 계획이다.
진단 사업은 기존 면역, 글리코헤모글로빈, 유전자 등 3개의 주력 분야 뿐만 아니라 새로운 검사 영역에도 진출할 예정이다. 특히, 시장 확대 가능성이 높은 POCT 분야에서 신제품을 출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외부 기술 도입 및 연계를 통해 새로운 사업화에 나설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주력제품인 면역 검사 분야에서는 이미 일본, 유럽에서 출시한 전자동 화학발광효소면역 측정장치 AIA-CL 시리즈를 미국, 중국에서도 판매하기 위해 인가 취득에 나서고 2024년경 출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M&A를 통해서도 규모화에 나설 방침이다.
2022-2024년 추진하는 경영계획에서 바이오 관련을 중심으로 M&A를 추진하겠다고 선언했고 바이오과학 사업은 투자 성과가 즉각 수익으로 발생하기 때문에 대담한 전략을 통해 성장을 가속화할 방침이다. (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