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생물 발효 기술로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바이오제조가 주목받고 있다.
미국 바이든 행정부는 2022년 9월 지속가능하고 안전하며 안심할 수 있는 미국 바이오경제를 위한 생명공학·바이오제조 혁신을 위한 행정명령을 시행했다.
미국의 행정명령은 바이오기술 및 바이오제조의 경제적인 파급력과 높은 해외 의존도에 대한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또 중국의 바이오경제 육성정책에 따른 경쟁 위협도 배경으로 꼽히고 있다. 중국은 2022년 5월 바이오경제 5개년 계획을 발표하고 바이오산업의 글로벌 영향력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제노마티카, 대장균 베이스 1,4-BDO 생산에 HMDA도…
한국바이오협회는 글로벌 미생물 발효기술 시장이 2021년 21억5180만달러에서 2028년 30억1790만달러로 연평균 5.8%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미생물 발효기술은 저렴한 코스트, 높은 특이성, 반응의 단순성 및 다양한 응용 분야가 특징이며 산업분야에서 선호하는 생물학적 공정으로 평가된다. 
최근 기존 제조업 등 다양한 산업계가 바이오연료, 바이오의약품, 바이오시밀러 등 바이오기술 분야 관련제품을 생산하기 위해 응용을 확대하고 있다.
미국 제노마티카(Genomatica)는 기존 석유 베이스 공정과 경쟁할 수 있는 생산성 높은 바이오 및 바이오공정을 설계, 생성, 최적화하기 위한 바이오기술 플랫폼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노마티카의 영업모델은 균주 설계를 위한 컴퓨터 플랫폼을 공급하는 것이었으나 서비스 제공에 의존하는 모델의 문제에 직면한 후 바이오제조 자체 개발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노마티카는 2011년 이태리 노바몬트(Novamont)와 협력해 대장균 조작을 통한 1,4-BDO(Butanediol) 생산에 나섰으며 2016년부터 1,4-BDO 3만톤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또 바이오 베이스 HMDA(Hexamethylenediamine) 빌딩 블록으로 만든 재생가능한 PA(Polyamide) 66을 상용화하기 위해 2022년 1월 코베스트로(Covestro), 2022년 3월 아사히카세이(Asaha Kasei)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코베스트로는 사업영역 노하우를 강화하기 위해 생명공학 연구개발(R&D) 역량센터를 설립하고 중요도를 강조하고 있다.
아사히카세이는 제노마티카의 공정 기술을 적용해 자동차부품, 전자제품, 에어백에 투입되는 원사를 생산할 계획이며, 2022년 6월에는 영국 유니레버(Unilever)와 협력해 청소용품 및 퍼스널케어 대체 원료를 상품화하기 위해 12억2000만달러를 공동으로 투자하기로 합의했다.
제노마티카는 설탕과 미생물로 계면활성제용 원료 지방알코올을 생산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제노마티카의 미생물 베이스는 팜유 성분으로 생산한 것보다 탄소 배출량이 절반에 그치는 것으로 추정된다.
제노마티카는 바이든 행정부의 바이오산업 행정명령 시행에 공개적으로 지지를 선언하면서 사업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제노마티카는 400만리터 이상의 용량과 10만톤의 식물성제품 생산을 목표로 영향력을 강화하고 있다.
아미리스, 말라리아 치료 원료 사노피에게 이전
미국 아미리스(Amyris)는 항말라리아제인 아르테미신산(Artemisinic Acid)을 생산하는 효모의 상업적 생산공정을 개발했다.
기술은 비영리 조건으로 사노피(Sanofi)에게 이전했으며 말라리아 치료를 위해 수백만회 분량을 생산한 것으로 알려졌다.
효모 균주 개발과 추가적인 엔지니어링을 통해 바이오디젤로 사용될 수 있는 파르네센(Farnesene) 생산이 가능했고 저렴한 코스트로 생산이 가능해 스쿠알렌(Squalene)으로 전환한 후 화장품에도 투입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한국바이오협회 바이오경제연구센터 박봉현 책임연구원은 “미생물 베이스 바이오제조는 역동적인 플랫폼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며 “자동화, 인공지능(AI), 빅데이터와 같은 기술과 접목해 가속화되면서 바이오파운드리 형태의 성장동력과 생태계가 형성되고 있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영역에서도 차세대 플랫폼으로 작동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일본, 바이오 제조업 육성 본격화
일본도 바이오제조 육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미생물을 사용해 화학제품을 생산하거나 연료 등 유용한 물질을 생성하는 바이오제조 지원을 위해 새로운 기금을 마련할 계획이다.
바이오제조 혁명 추진 사업기금 이름으로 기존 그린이노베이션기금으로 지원했던 이산화탄소(CO2)를 원료로 활용해 바이오제조 프로세스를 확립하는 프로젝트 이외의 연구개발을 지원할 예정이다.
그린이노베이션기금보다 더욱 광범위한 영역을 대상으로 삼을 예정이어서 기존 지원 대상이 아니었던 미생물을 이용해 폐의류나 쓰레기를 원료로 섬유를 제조하고 에탄올(Ethanol)을 생산하는 기술, 소 등 동물로부터 추출한 세포를 체외에서 증폭시킨 배양육 등을 지원 대상으로 지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기술종합연구소를 중심으로 바이오제조 기지를 정비하는 프로젝트도 신규사업으로 종합경제 대책에 포함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유전자 해석, 신규 미생물 탐색 기술 등 바이오 파운드리를 위한 기반기술 고도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재생의료 및 유전자 치료 분야에서는 실용화를 위한 기금 창설을 준비하고 있다.
국내외 환자 도입과 해외 진출을 위한 기반 정비를 목표로 마련하는 기금으로 치료를 추진하는 민간기업의 수익성, 채산성 확보를 위해 공적보험 이외 수단으로 확대 지원할 방침이며 일본 의료연구개발기구(AMED)에 기금을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바이오제조, 재생의료 및 유전자치료 기금 모두 실시기간은 5-10년이며 바이오제조는 그린이노베이션기금 중 바이오제조 예산에 필적하는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경제산업성은 2021년 추가경정예산에서 창설한 백신‧듀얼유즈 보조금, 신약 개발 벤처 생태계 강화기금 증액을 검토하고 있다. 듀얼유즈 보조금은 백신 제제화 및 충진기지와 부자재 생산기지 확충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신약 개발 벤처 사업은 지원 대상을 기존 감염증 관련 벤처에서 신약 개발 전체로 확대할 계획이다.
3조원 지원 “이산화탄소 제외한 원료가 대상”
일본 정부는 바이오제조를 활성화하기 위해 3000억엔의 기금을 창설한다.
경제산업성은 2022년 2차 추가경정예산안을 정리하고 화학 관련으로는 미생물을 활용해 화학제품 등 유용물질을 생산하는 바이오제조 분야 지원을 위해 3000억엔의 기금 창설을 결정했다.
이산화탄소를 원료로 화학제품과 연료 등을 제조하는 카본 리사이클 기술 실용화를 가속화시키기 위해 마련했던 2조엔의 그린이노베이션기금에 3000억엔을 더하는 것이다.
반도체, 배터리, 탄소섬유 등 항공기용 소재와 영구자석 등 특정 중요물질 후보는 경제 안전보장 분야에서 9582억엔의 기금을 신설하고 서
플라이체인 강화를 위해 부재‧소재를 포함한 민간기업의 활동을 지원한다.
일본 여당이 2022년 11월 초 제시한 2차 추가경정예산안은 11조1274억엔이며 바이오 관련으로 3000억엔을 계상해 바이오제조 혁명 추진 사업기금을 창설하기로 했다.
이미 그린이노베이션기금으로 이산화탄소를 원료로 활용하는 바이오제조 분야를 지원하고 있어 신설 기금으로는 이산화탄소 이외의 물질을 원료로 사용하는 바이오제조를 대상으로 하며 일본의 자원순환, 자원 자율경제 구축에 기여할 수 있는 기술 개발 및 실용화를 지원할 방침이다.
산업기술종합연구소에 바이오제조 관련 논스톱형 기술 기지를 형성하기 위해 452억엔의 산업종합연구소 예산 일부를 충당한다.
바이오 관련으로는 2021년 추가경정예산으로 설치한 신약 개발 벤처 생태계 강화 사업기금에 3000억엔, 백신‧듀얼유스 보조금 기금에 1000억엔을 추가할 예정이다.
신약 개발 벤처 기금은 지원 대상을 기존의 감염병 관련 벤처에서 신약 개발 전반으로 확대하며, 백신‧듀얼유스 기금은 백신 제제화, 충진기지와 부재‧소재 생산기지 확충 등에 활용한다.
재생‧세포의료, 유전자 치료 상용화를 위한 환경 정비에도 50억엔을 투입한다.
열분해유·반도체·배터리 개발 지원도 강화
탄소 리사이클 기술 상용화 등 그린 트랜스포메이션(GX) 추진을 위해서는 그린이노베이션기금에 3000억엔을 추가할 계획이다.
추가 프로젝트는 아직 정하지 않았으나 화학 분야에서는 NCC(Naphtha Cracking Center) 열원을 암모니아로 교환할 때 남는 오프가스를 사용해 플래스틱을 제조하는 기술 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정부는 2022년 5월 성립된 경제안전보장 추진법을 기반으로 지정한 11개의 특정 중요물질 분야에 대해 안정적인 확보를 목적으로 민간기업의 생산능력 확대를 지원하기 위해 2차 추가경정예산안에 1조엔 이상을 계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체, 배터리, 영구자석, 항공기 관련 소재 등 8개 분야는 경제산업성이 9482억엔을 계상하고 새로운 기금을 창설해 지원한다.
특히, 레거시 반도체와 관련 소재에 2163억엔, 차세대 파워반도체와 관련 소재에는 1523억엔, 배터리와 관련 소재에는 3316억엔을 충당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반도체 분야에서는 일본-미국 연계를 통해 차세대 반도체 연구개발 등에 4450억엔을 계상하며 2021년 추가경정예산으로 설치한 첨단 반도체 생산기반 정비 기금에 4500억엔을 추가할 방침이다.
배터리 분야는 금속 등 자원개발을 대상으로 일본 석유천연가스‧금속광물자원기구(JOGMEC)의 리스크 머니 공급예산으로 1100억엔을 추가한다. (홍인택 기자: hit@chemlocu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