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수돗물에 대한 PFAS(Polyfluoroalkyl Substance) 규제를 추진할 예정이다.
미국 환경보호청(EPA)은 PFAS의 일종인 PFOA(Perfluorooctanoic Acid)과 PFOS(Perfluorooctanesulfonic Acid)의 수돗물 함유 허용량을 현재 측정법의 검출 한계치인 4ppt로 제한하는 등의 규제안을 공개했다. 연말까지 의견을 수렴한 뒤 최종 기준을 발표할 예정이다.
도널드 리건 EPA 청장은 “음용수에 대해 EPA가 마련한 PFAS 국가 기준 제정안은 이용 가능한 최고의 과학 정보에 따른 것”이라며 “지역 주민 보호를 위해 최선의 결정을 해야 하는 주정부들에 좋은 지침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PA가 식수 안전법 규제 대상에 새로운 화학물질을 추가하는 것은 1996년 이후 처음이다.
PFAS는 탄화수소의 탄소 골격에 결합한 수소가 불소로 치환된 화학물질로 물과 기름에 쉽게 오염되지 않고 열에 강해 1940년대 개발된 후 프라이팬 코팅이나 식품포장, 섬유 방수코팅, 의료장비, 화장품, 세제 등 다양한 용도에 사용됐다.
그러나 탄소‧불소의 강한 결합으로 자연 상태에서 쉽게 분해되지 않고 독성이 있어 토양과 물을 오염시키고 암, 호르몬 기능 장애, 면역력 약화 등 문제를 일으켜 세계 각국이 규제에 나서고 있다.
EPA 규제안에 따르면, 수돗물 공급기업 등은 6가지 PFAS를 상시 감시해야 하고 기준치를 초과하면 소비자에게 알리고 PFAS 수준을 낮추기 위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EPA 발표 후 미국 음용수 관리자 협회(ASDWA) 관계자는 “규제안은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지만 준수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연방자금이 지원돼도 PFAS를 제거해야 하기 때문에 상당한 요금 인상이 필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형 화학기업을 대변하는 미국 화학위원회(ACC) 관계자도 “EPA 규제안은 잘못된 접근 방식”이라며 “낮은 기준치 때문에 준수에 수십억달러의 비용이 발생하게 될 것”이라고 반발했다. (강윤화 책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