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식물 베이스에 항균·소취 효과 강조 … 내열성·내구성 문제 극복
PLA(Polylactic Acid) 섬유가 합성섬유 산업계의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PLA섬유는 지속가능 트렌드를 타고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특히 유럽연합(EU)이 지속가능한 섬유 전략을 통해 2030년까지 재활용 섬유 활용을 대폭 확대할 계획이어서 관련기업 역시 2030년에 대비해 친환경 소재 비율 목표를 설정하고 있다.
섬유산업은 마, 면으로 시작돼 약 100년 전 폴리에스터(Polyester)와 나일론(Nylon)의 등장을 거쳐 1980년대부터 셀룰로스(Cellulose)계 텐셀·아세테이트를 개발했다.
PLA는 식물 베이스이면서 생분해성을 갖추어 이산화탄소(CO2) 배출량 감축에 기여하는 소재로 주목받고 있으나 섬유화하면 내열성, 내구성이 떨어져 염색이 불가능하다는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일본의 소재 벤처 바이오웍스(Bioworks)는 폴리에스터섬유를 대체하기 위해 PLA섬유에 식물 베이스 첨가제를 활용해 단점으로 지적되던
내열성, 내구성, 염색성을 대폭 개선하는데 성공했다.
개질 PLA 브랜드 Plax를 개발한 것으로, 앞으로 원사를 더 얇게 만들어 패션 및 스포츠·아웃도어 의류용 수요를 흡수하면서 CR(Chemical Recycle)과 생분해성을 모두 고려한 순환 시스템 구축에 기여할 방침이다.
바이오웍스는 컴파운드 및 방사설비를 보유하지 않는 팹리스이며 사탕수수 종사자의 인권 및 노동환경을 지원하는 이력추적체제 확립을 보증하는 본수크로(Bonsucro) 인증을 취득한 타이산 사탕수수로 제조한 PLA를 수입·개질해 섬유화하고 있다.
바이오웍스는 2018년 소재 벤처 TBM의 자회사로 인수돼 컴파운드 사업을 시작했으며 2020년부터 소재 특징을 살리기 더욱 용이한 섬유 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Plax는 식물 베이스 첨가제를 조합해 개질하는 방법으로 PLA섬유의 문제점을 극복했다.
내열성을 섭씨 50도에서 130도로 개선했고 1-2년에 불과했던 내구성은 가수분해 지연 처방을 통해 8-12년까지 연장이 가능하도록 했으며 염색농도 역시 1.5-2배 개선한 것으로 알려졌다.
PLA는 폴리에스터와 조성이 비슷해 동일 방사설비 및 염료를 이용해 방사·염색할 수 있기 때문에 폴리에스터 섬유에 상당히 근접한 수준으로 완성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바이오웍스는 글로벌 섬유 생산량 9600만톤 가운데 6200만톤을 차지하는 합성섬유 중 87%에 달하는 폴리에스터섬유를 PLA섬유로 대체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폴리에스터 장섬유는 다수의 스포츠·아웃도어 브랜드에 채용되고 있으나 친환경 대체소재가 없어 PLA섬유에 대한 문의가 증가하고 있고, 천연섬유에 가까운 단섬유는 면·울과 혼합해 사용하기 때문에 Plax를 20% 이상 혼합하면 항균·소취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제안을 확대하고 있다.
바이오웍스는 섬유화 과정에서 PLA가 분해될 때 배출되는 젖산이 항균·소취 효과를 발생시킨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젖산은 체내에 존재하는 천연 성분으로 황색포도상구균, 대장균, 폐렴간균, 모락셀라균에 대해 99.9% 이상의 항균 작용을 한다.
바이오웍스는 Plax의 항균 효과를 활용해 음이온 등 금속계 항균제를 사용할 수 없는 유아용 의류와 디자이너 브랜드에서 잇달아 채용을 확보했으며 스포츠 브랜드에서도 바이오웍스에 투자하는 골드윈(Goldwin)이 2023년 Plax를 사용한 FW 의류를 공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오웍스는 개질 PLA 생산량이 배치당 수톤 내지 수십톤이며 2022년 코스트를 전년대비 50-33% 감축한 가운데 타이에서 일부제품을 일관생산함으로써 2025년까지 50% 추가 감축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생산 품목은 현재 판매하고 있는 75데니어 멀티 필라멘트에 2023년 50데니어를, 2024년 30데니어를 추가하고 2025-2026년 20데니어까지 라인업을 확충할 계획이다.
75데니어/36필라멘트 2데니어 클래스 다음으로는 75데니어/72필라멘트 1데니어 클래스, 2025-2026년 74데니어/144필라멘트 0.5데니어 클래스를 공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Plax는 첨가제로 PLA섬유 두께 조정이 가능하다는 차별화된 강점을 갖추고 있다.
바이오웍스는 바이오매스계 섬유 시장점유율을 10년 안에 현재 셀룰로스계 점유율과 동일한 8-10%로 확대하고 경쟁기업 등장 후에도 PLA 1인자로 남기 위해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바이오웍스는 지속가능한 사회 구현을 위한 순환 시스템 구축 방안으로 재활용과 생분해 등 투트랙 연구개발(R&D)을 추진하고 있다.
재활용 연구에서는 다른 섬유와 혼합된 양복을 가수분해해 PLA만 간단하게 분리·추출할 수 있다는 사실을 연구실 수준에서 규명했으며 CR과의 상성 역시 우수하고 면·폴리에스터가 혼합돼도 각각 재활용이 가능하다는 점을 확인했다.
생분해 연구에서는 미생물 활용 기술을 검증하고 있으며 높은 발효열을 지닌 미생물을 연구하는 기관과 협력해 흙 온도를 높이고 가수분해와 생분해를 촉진하는 연구에 도전하고 있다. (윤우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