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인트산업은 전방산업 호조를 타고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국내 페인트 수요는 10대 페인트 기준 2021년 71만킬로리터, 2022년 70만킬로리터로 감소했으나 2023년에는 전방산업인 건축, 자동차, 조선 호조에 힘입어 76만킬로리터로 8% 증가한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페인트 생산기업들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글로벌 불확실성이 심화되며 국제유가가 배럴당 130달러까지 급등함에 따라 2022년 2-3월 페인트 가격을 일제히 10-30% 인상해 수익 개선에 성공한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CMRI, 2028년까지 페인트 시장 흐름 분석
CMRI(화학경제연구원)가 발간한 국내 페인트 시장 분석 및 전망(2028)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페인트 수요 증가는 내수경기 회복에 힘입은 것으로 분석된다.
페인트산업은 건설, 조선, 자동차 등 전방산업에 대한 의존도가 큰 내수산업이며 2023년 자동차 생산대수가 400만대를 돌파하는 등 호경기
를 맞았고, 조선은 2021-2022년 선박 수주가 급증했으며, 건설은 2020년 7월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영향으로 아파트 착공물량이 급증하며 페인트 수요 증가요인으로 작용했다.
CMRI는 국내 페인트 시장 분석 및 전망(2028) 보고서를 통해 건설수주 동향과 도로 부문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현황, 자동차 생산 동향, 글로벌 선박 발주 및 국내 수주 현황 등 전방산업 동향 및 페인트 수요 동향을 분석했다.
특히, 페인트는 용도별로 시장 경쟁 상황을 분석해 주목된다.
먼저 국내 페인트 생산기업들의 생산여건 등을 분석해 2019-2023년 수요를 파악했으며 2028년까지 수요가 어떻게 변화할지 예측함과 동시에 페인트 생산기업들의 전략을 제시했다.
건축용, 건설수주 증가와 재도장 선호로 반짝 호조
국내 건축용 페인트 수요는 2019-2023년 연평균 1.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건축용 페인트 시장은 KCC, 삼화페인트, 노루페인트, 강남제비스코 등 주요 상위 4대 메이저가 85%를 장악하고 있다.
노루페인트는 신 성장동력으로 친환경 페인트 사업을 집중 육성하며 2020년 삼화페인트를 제치고 건축용 페인트 부문에서 2위를 차지했다.
건축용 페인트 수요에 큰 영향을 미치는 건설 수주물량은 2019년부터 2022년까지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다만, 2023년 126조8000억원으로 24.9% 감소했으며 2024년에도 123조8000억원으로 더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신축 아파트에서 발생하는 페인트 수요는 일반적으로 수주시기와 1-2년 시차를 보이기 때문에 2023년 14.1% 증가했으나 2024년부터 수요가 급감할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그러나 원자재 가격 및 금리 인상 등으로 건축 사업비가 증가하면서 재건축 대신 재도장을 선택하는 현장이 증가한 것은 건축용 페인트 수요 증가에 일조하고 있다.
도로표지용, 교통안전 대책 강화로 미끄럼방지용 증가
도로표지용 페인트 수요는 2019-2023년 연평균 6.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도로표지용 페인트는 용도가 크게 노면표시용과 미끄럼방지용으로 구분되며 과거에는 정석케미칼과 대화페인트가 시장의 80% 가량을 과점했으나 최근 5년 사이 중소 페인트 생산기업들의 진출이 활발하며 2023년에는 2사 점유율이 60% 수준으로 하락했다.
노면표시용 페인트는 5종 상온경화형을 제외하면 중소기업 경쟁제품으로, 중소기업 생산제품이 우선조달계약 대상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중소기업들의 경쟁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도로표지용 페인트 수요는 2020-2021년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팬데믹(Pandemic: 세계적 대유행) 영향으로 제조업에서 안전한 근무환경 유지가 어려워 생산성이 악화됐다.
내구연한이 증가한 것도 수요 감소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판단된다.
중방식용, 원전 성장 기대하나 석유화학 침체는 변수…
중방식용 페인트 수요는 2019-2023년 연평균 3.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방식용 페인트는 강교, 플랜트, 석유화학, 발전소, 철구조물에 투입되며 생산기업은 노루페인트, KCC, 삼화페인트, 조광요턴, IPK 등이 있다.
국내수요는 2022년 큰 폭으로 감소했으며 주로 플랜트, 석유화학 등 전방산업의 건설경기가 침체된 영향으로 판단되고 있다.
그러나 2023년 SK지오센트릭이 울산컴플렉스(CLX)에 재활용 클러스터를 기공하는 등 울산지역 플랜트 시설이 증가했고 정부가 온산단지에 대한 규제를 해소해 민간투자 추진을 지원함에 따라 대규모 석유화학 플랜트 건설이 본격화되면 중방식 페인트 수요도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2023년 6월 한국전력기술이 KCC 등 도장재 공급기업 3곳과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의 최신 방호도장 규제지침 개정사항을 반영한 원전 방호도장재 인증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며 원자력 발전소 수출판로 개척이 용이해짐에 따라 원자력 발전소용 중방식용 페인트 생산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선박‧자동차용, 조선 빅3와 현대‧기아 믿는다!
선박용 페인트 수요는 2019-2023년 연평균 3.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선박용 페인트 생산기업은 조광요턴, KCC, 츄고쿠삼화, IPK 등 상위 4개 뿐만 아니라 헴펠코리아, PPG코리아 등도 있으며 경쟁이 치열한 것으로 알려졌다.
선박용 페인트 용도는 크게 신조용과 보수용으로 구분하며 신조용이 70-75%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신조용 페인트는 국내 조선기업의 선박 수주량이 수요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며 일반적으로 선박 수주 후 이르면 1년, 늦으면 3년 후 수요가 발생하며 선박건조 공정 중 블록 상태부터 페인트 도포가 시작된다.
조선 분야에서는 중국이 3년 연속 선박 수주 1위를 차지하는 가운데 한국은 2023년 수주 2위로 글로벌 선박 발주량의 24%인 1001만CGT를 수주했다.
한국은 LNG(액화천연가스)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 생산에 강점을 가지고 있고 2023년 7월 기준 HD한국조선해양, 한화오션, 삼성중공업 등 국내 조선 빅3가 4년치 일감을 모두 수주했기 때문에 2027년까지 선박용 페인트 수요가 안정적으로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자동차용 페인트 수요는 2019-2023년 연평균 2.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자동차용 페인트 시장은 KCC, 노루페인트, PPG코리아 등 상위 3사가 대부분을 장악하고 있다.
용도는 크게 신차용과 보수용으로 구분되며 2023년까지 신차용의 성장세가 두드러진 것으로 파악된다.
현대자동차와 기아를 중심으로 한 국내 자동차 생산대수가 2022년 376만대에서 2023년 424만대로 증가했을 뿐만 아니라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친환경화 및 전동화 추세에 맞추어 고가의 친환경 자동차 수출을 확대하는 전략 아래 2023년 자동차 수출액이 총 709억 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갱신했기 때문이다.
2024년 역시 자동차 생산대수가 436만대로 증가해 자동차용 페인트 수요 역시 당분간 호조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전기전자 침체에 플래스틱용은 호조…
공업용 페인트는 전방산업에 따라 희비가 교차하고 있다.
전기전자용 페인트 수요는 2019-2023년 연평균 4.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기전자용 페인트는 크게 전선용과 함침용으로 구분되며 국내에서는 노루페인트와 강남제비스코가 대부분 생산하고 있다.
다만, 전기전자용 페인트 수요는 전방산업이 공장 현지화 전략 및 사업영역 변화에 주력하고 있어 감소가 예상되고 있다.
전선산업을 대표하는 대한전선과 LS전선이 사우디, 쿠웨이트, 남아프리카에서 글로벌 현지화 전략을 취하고 있으며, LS전선은 2022년 12월
30일부로 환선 사업을 중단한 바 있다.
여기에 LG전자, 삼성전자의 글로벌 현지화 전략도 계속되고 있어 가전용 소형 모터 등에 사용되는 함침용 페인트 생산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플래스틱용 페인트 수요는 2019-2023년 3.6% 증가했다.
플래스틱 페인트는 크게 가전용과 모바일용으로 구분하며 악조노벨(AkzoNobel)을 중심으로 삼화페인트, 강남제비스코 등이 시장 대부분을 점유하고 있다.
2023년에는 가전용 수요기업인 LG전자와 모바일용 수요기업인 삼성전자가 생산을 크게 확대하며 호조를 누린 것으로 파악된다.
그러나 프리미엄 가전 및 모바일 부문에서 메탈이나 스테인레스, 유리 등으로 소재 변화가 일어나고 있어 장기적으로는 수요 감소가 우려된다.
PCM, 중장기 성장성 약화 확실시…
PCM(Pre-Coated Metal)용 페인트 수요는 2019-2023년 연평균 1.6% 감소했다.
용도는 크게 가전용과 건축자재용으로 구분하며 노루코일코팅, KCC, 삼화페인트 등이 메이저로 파악된다.
국내시장은 컬러강판 생산기업들이 2020년부터 경쟁적으로 증설 투자에 나섰으나 2022년 하반기 가전 불황과 함께 중국산 샌드위치패널 사용 비중이 30%에 달할 정도로 높아지면서 2022년 국내 컬러강판 생산량이 생산능력의 70% 수준인 215만4000톤에 그쳤을 뿐만 아니라 2023년에도 204만4000톤으로 추가 감소하면서 PCM용 페인트 수요가 타격을 입은 것으로 판단된다.
또 페인트 생산기업들이 중국, 베트남 등지로 공장을 이전하고 PCM에 페인트 대신에 고기능성 필름을 부착하는 형태가 증가함에 따라 수요 감소가 예상되고 있다.
UV(Ultra Violet) 페인트 수요는 2019년-2023년 연평균 5.1% 감소했다.
UV 페인트는 플래스틱용과 건축용(가구용‧마루용‧상재용)으로 투입되며 조광페인트를 선두로 노루페인트, 삼화페인트, 강남제비스코 등이 주로 생산하고 있다.
플래스틱용 수요는 연평균 8.8% 급감했으며 모바일 분야에서 메탈, 유리 등 리얼소재 사용이 증가했고 가전은 재도장이 불가능한 UV 경화방식을 사용하지 않고 우레탄(Urethane)계를 주로 사용한 영향으로 파악된다.
파우더 코팅(분체 페인트) 수요는 2019-2023년 2.1% 감소했다.
분체 페인트는 가전, 자동차, 건축, 일반 산업용으로 사용되며 악조노벨분체도료, KCC, 삼화페인트, 조광페인트, 강남제비스코 등 메이저가 국내시장 대부분을 점유하고 있다.
소재 특성상 다른 액체형 페인트에 비해 수출입이 비교적 용이하기 때문에 2023년에는 국내 생산량 중 15% 정도를 수출했으며, 현대자동차와 기아 등 국내 주요 자동차기업이 해외제품 사용을 확대해 수입도 증가한 것으로 파악된다.
분체 페인트는 용제를 사용하지 않고 재사용이 가능해 친환경적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친환경 페인트, VOCs 저감에서 바이오매스 베이스로 진화
국내 페인트 생산기업들은 세계적으로 대기오염원의 일종인 휘발성 유기화합물(VOCs: Volatile Organic Compounds) 배출량에 대한 규제가 진행됨에 따라 기술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국내에서는 대기환경보전법 시행규칙 61조의2 [별표16의2]에서 건축용, 자동차보수용, 도로표지용, 공업용(선박용 및 철구조물)의 VOCs 함유기준을 정하고 있고 제57조 [별표13]에서는 비산먼지 발생 사업 중 건설업 도장공사 및 선박건조업을 포함해 신고 및 비산먼지 발생 억제시설 설치를 의무화하고 있다.
친환경 페인트는 인체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건축용부터 도입이 시작됐으며 내부용 뿐만 아니라 외부용과 계단이나 엘리베이터 주변에 사용하는 무늬코트까지 모두 수성페인트로 전환되고 있다.
그동안 친환경성보다는 기능성과 내구성이 우선시됐던 중방식, 자동차, 선박용 페인트도 현재는 친환경 페인트 도입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정부는 건축용 페인트를 중심으로 중방식용, 자동차용, 도로표지용, 선박용 페인트까지 VOCs 함유기준을 정하고 있으며, 특히 건축용에서는 실내공기질관리법에 따라 포름알데히드(Formaldehyde), 톨루엔(Toluene) 등 오염물질 방출기준을 정하고 있다.
페인트 생산기업들은 건축용과 중방식용 페인트에서 고내구성 페인트를 개발해 도장 횟수를 줄여 이산화탄소(CO2) 발생을 억제하며 지구온난화에 대응하고 있다.
최근에는 옥수수, 아마씨 등 바이오매스 원료를 기반으로 한 페인트를 꾸준히 개발 및 생산하고 있으며 미국 농무부(USDA)의 바이오매스 인증(Certified Biobased Product)을 받은 페인트가 늘고 있다. (장동원 선임연구원: jdw@chemlocu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