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합성고무는 저연비‧고성능 타이어에 사용되는 SSBR(Solution-Polymerized Styrene Butadiene Rubber)과 특수 합성고무인 NBR(Nitrile Butadiene Rubber) 수요가 되살아나고 있다.
다만, 범용 그레이드와 라텍스는 저가의 중국산이 대거 유입되며 기존 주요 생산국이 살아남기 어려운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시장이 회복돼도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팬데믹(Pandemic: 세계적 대유행) 이전 수요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어서 주요 생산기업들은 사업 존속을 위해 수년간 이어온 재편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
특히, 일본은 에틸렌(Ethylene) 합리화도 진행하고 있어 부타디엔(Butadiene)을 포함 C4 유분 공급이 제한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원료 조달 면에서도 재편이 필요한 것으로 판단된다.
일본, 자동차산업 침체로 수요 감소
일본 합성고무 시장은 수요의 약 70%가 자동차 타이어와 튜브 용도로 구성돼 있어 자동차산업 움직임에 큰 영향을 받고 있다.
2023년에는 타이어 생산량이 1억2984만개로 전년대비 2.0% 감소했다. 승용차용 타이어는 승용차 생산대수 증가를 타고 0.5% 증가했으나 트럭‧버스
용은 수출 감소로 10.9% 급감했다.
일본 고무공업협회에 따르면, 합성고무 역시 타이어 생산량 등에 영향을 받아 자동차 타이어‧튜브용 수요가 2023년 8.7% 감소한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SBR(Styrene Butadiene Rubber)과 BR(Butadiene Rubber)은 타이어‧튜브용 비중이 높아 수요가 각각 13.6%, 5.7% 감소했다.
다만, 2024년 들어 일부 수요 회복 가능성이 기대되고 있다.
경제산업성에 따르면, 2024년 1-6월 SBR과 BR, CR(Chloroprene Rubber) 수요는 2023년 1-6월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고 세계적으로는 유럽을 중심으로 SBR 수요가 증가세를 나타냈다.
하지만, 범용 타이어에 주로 사용되는 ESBR(Emulsion Styrene-Butadiene Rubber)은 중국과 한국이 공세를 강화하며 일본산의 영향력이 약화되고 있다.
SSBR, 전기자동차‧인디아 성장 “기대”
타이어 내마모성과 회전저항 저감에 기여하는 SSBR은 원래 일본이 강세를 나타냈지만 코로나19 팬데믹을 계기로 시장 상황이 바뀌고 있다.
SSBR은 주로 신차 타이어용으로 사용되지만 최근 자동차 OEM(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 사업 부진의 영향을 받아 수요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한동안 교체용 수요가 신차용 수요 부진을 상쇄했으나 타이어 가동률 하락과 재고조정이 진행되며 SSBR 전체 수요가 영향을 받고 있다.
다만, 최근에는 전기자동차(EV)용 타이어 분야에서 SSBR 수요 증가가 기대되고 있다.
전기자동차 타이어는 경량화 뿐만 아니라 발진 시 토크가 높다는 점에서 타이어 마모를 막아야 하기 때문에 SSBR을 채용할 필요가 있다. 특히, 최근 인기
가 많은 SUV(스포츠유틸리티자동차)용 하이인치 타이어는 SSBR을 채용함으로써 회전저항을 경감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세계적으로는 인디아에서 수요가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인디아는 최근 높은 경제성장률을 나타내고 있고 중간층의 소득이 향상되면서 자동차산업이 확대 추세를 나타내고 있다.
2023년 이륜차 및 삼륜차 포함 자동차 판매대수는 전년대비 12.5% 증가했으며 승용차는 SUV와 MUV(다목적 자동차) 판매가 호조를 기록했다.
인디아는 도로 포장비율이 약 절반 정도이고 포장된 도로도 패인 곳이 많기 때문에 내마모성과 내구성이 좋은 타이어 수요가 많은 편이다.
또 앞으로 MUV 개발이 가속화되고 인디아 정부가 전기자동차 보급 정책을 펼치면서 SSBR 수요 증가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일본 SSBR 생산기업들은 기술적 우위를 앞세워 인디아 시장에 대한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한국, 중국 합성고무 생산기업들의 기술력도 상당수준을 확보했고 일본과 한국‧중국의 뒤를 잇는 3세대, 4세대 SSBR 생산기업들이 새로 진출할 가능성이 있어 곧 가격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판단된다.
NBR‧CR, 경기침체에도 수요 회복 조짐
일본은 최근 특수 합성고무로 분류하는 NBR과 CR 수요가 회복된 것으로 파악된다.
특수 합성고무는 자동차 이외 용도가 전체 수요의 70%를 차지하기 때문에 자동차산업 움직임에 큰 영향을 받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주로 건설기기 부품 등에 투입돼 전반적인 경기침체에는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일본은 2023년 NBR 생산량이 6만9735톤으로 27.2% 급감한 바 있다. 그러나 연말부터 증가로 전환해 2024년 초에는 전년동월대비 증가한 달이 눈에 띄었다.
물론 글로벌 시장은 저가의 중국산 합성고무가 범용제품 뿐만 아니라 특수제품에서도 영향력을 확대하면서 가격 하방압력을 가하고 있다는 새로운 위기가 주목된다.
특히, NBR은 중국이 전세계 생산능력의 약 30%를 차지하고 있어 중국의 움직임에 쉽게 좌우되고 있다.
이미 의료용 장갑에 사용되는 라텍스는 검사와 진단 분야에서 중국산 1회용 장갑이 주류를 이루면서 공급과잉 상태가 됐고 거래가격이 하향행진하고 있다. 최근 들어 일부에서 장갑 수요 회복이 기대되고는 있으나 코로나19 팬데믹 초기에 급등했던 만큼의 가격 수준을 되찾기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
또 부가가치제품으로 분류되는 수술용 장갑 소재는 CR과 IR(Isoprene Rubber), 천연고무 등 경쟁소재가 많아 시장점유율 쟁탈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강윤화 책임기자: kyh@chemlocu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