랑세스(LANXESS)가 그룹 차원의 대대적인 사업재편으로 장기적인 성공을 도모하고 있다.
독일의 특수화학기업 랑세스는 글로벌 경기 침체의 영향으로 3분기 부진을 겪는 가운데 반도체, 배터리, 방산을 앞세워 위기 돌파에 나섰다.

랑세스는 그룹 차원의 고강도 비용 절감과 자산 매각을 추진하며 기술 요구 수준이 높은 한국 시장에서는 고부가가치 스페셜티 솔루션을 통해 수익성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을 구체화했다.
공시에 따르면 랑세스는 2025년 3분기 기준 매출 13억3800만유로(약 2조3032억원), 영업적자 2800만유로(약 482억원)를 기록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전년동기대비 각 16.3%, 216.7% 감소한 수치다.
마티아스 자커트 랑세스 최고경영자(CEO)는 비상경영 체제를 선언하며 비용 절감 경영을 가속화하고 있다. 랑세스는 2025년 말까지 1억5000만 유로를 절감하고 2027년까지 1억유로의 추가 감축안을 실행할 계획이다.
수익성 악화의 배경에는 건설, 자동차, 농화학을 비롯한 다운스트림의 수요 부진과 중국발 저가 공세가 지목되고 있다.
랑세스 관계자는 “범용 화학제품 시장은 중국의 막대한 생산능력과 저가 공세로 인해 수익성을 확보하기 어려운 구조가 됐다”며 “결국 기술적 난도가 높아 중국기업이 쉽게 모방할 수 없는 스페셜티 솔루션으로 수익성을 방어하는 것이 핵심 전략”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랑세스는 △배터리와 모빌리티 △방산과 조선 △코팅과 페인트 △퍼스널케어와 위생 △반도체와 전기전자 △지속가능성을 6대 핵심 성장동력으로 삼고 연구개발(R&D)과 포트폴리오 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랑세스는 중국산 소재와의 경쟁에서 규제 준수와 공급망 안정성을 차별화 포인트로 내세우고 있다. 유럽의 환경 규제와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이 글로벌 공급망 재편 흐름에 영향을 주어 중국기업들에게 진입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랑세스 관계자는 “단순히 가격 경쟁력만으로는 중국을 이길 수 없으나 엄격한 환경 규제와 높은 순도를 요구하는 하이엔드 시장에서는 랑세스의 서구권 생산 기반이 강점이 된다”고 설명했다.
한국 내 직접적인 생산기지는 없지만 미국과 유럽을 포함한 글로벌 생산기지에서 원료를 공급함으로써 지정학적 리스크를 피하려는 국내 배터리와 반도체 생산기업들의 수요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90년이상의 노하우가 축적된 랑세스의 기술력과 공급망 다변화를 통해 경쟁에서 우위를 가져가겠다는 전략이다.

다만, 수익성 개선 시기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후버트 핑크 랑세스그룹 부회장도 2026년까지는 시장 상황이 녹록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랑세스는 중국 내부 구조조정이 마무리되고 글로벌 수요가 회복될 때까지 스페셜티 위주의 내실 다지기에 주력하는 것으로 방향성을 잡았다.
실제로 범용제품 비중이 높은 첨단 산업 중간체 사업부는 3분기 영업이익이 17% 감소했으나 스페셜티가 포진한 소비자 보호 사업부는 상대적으로 양호했다.
랑세스 관계자는 “현재 시장 환경은 도전적이지만 반도체, 배터리, 방산 등 한국이 강점을 가진 핵심산업군은 여전히 성장 잠재력이 크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