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솔린 수요 급감이 아로마틱(Aromatics) 공급망에 균열을 일으키며 새로운 대안이 제시됐다.
정유공정의 부산물로 여겨지던 기초 유분 확보가 불투명해지자 폐플래스틱을 원료로 되돌리는 화학적 재활용(CR: Chemical Recycle)이 생존을 위한 대체 공급망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2026년 1월29일 화학경제연구원(CMRI: 원장 박종우)이 개최한 석유화학 입문교육에서 김기현 SK지오센트릭 팀장은 전기자동차(EV) 전환이 단순한 수요 변화를 넘어 아로마틱 생산 위기를 초래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아로마틱의 위기는 정유와 석유화학이 맞물린 생산 구조에서 비롯된다. 벤젠(Benzene), 톨루엔(Toluene), 자일렌(Xylene)과 같은 아로마틱은 중질 나프타(Naphtha)를 개질한 기초 유분으로 화학제품의 원료일 뿐만 아니라 가솔린의 옥탄가를 높이는 배합재로도 필수로 사용된다.
문제는 전기자동차 보급 확대로 가솔린 수요가 급감하면서 발생한다. 가솔린 소비가 감소하면 정유기업은 개질 공정의 가동률을 낮출 수밖에 없다. 가동률 축소는 곧 아로마틱 생산 감소로 이어지고 결과적으로 아로마틱을 생산할 기초 원료 자체가 사라지는 원료 절벽 상황을 초래한다.
김기현 팀장은 아로마틱 절벽의 대안으로 화학적 재활용 기술을 지목했다. 화학적 재활용 기술은 폐플래스틱을 물리적으로 재사용하는 것을 넘어 화학반응을 통해 최초의 원료 상태인 오일이나 모노머(Monomer)로 환원시키는 기술이다.
화학적 재활용은 복합 재질의 폐플래스틱을 무산소 상태에서 가열해 원유와 유사한 성질의 열분해유를 추출한다. 생산된 열분해유는 후처리를 거쳐 나프타로 전환되며 다시 석유화학 공정에 투입돼 아로마틱을 생산하는 순환 구조를 만드는 방식이다.
김기현 팀장은 “환경규제와 EV 전환은 위기 요인이지만 재활용 플래스틱 시장 관점에서는 명확한 기회”라며 “원유 의존도를 낮추고 자원 순환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아로마틱의 미래 생존 전략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