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사 대신 간편하게 먹을 수 있게 인슐린을 만드는 새로운 약물전달체가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원장 박호군) 의과학연구센터 정서영 박사팀은 KIST-2000 연구프로그램의 일환으로 1999년부터 3년여 동안 연구한 결과, 주사 대신 간편하게 먹을 수 있게 인슐린을 만드는 약물전달체를 개발하는데 성공하였다고 밝혔다. KIST 정서영 박사팀이 개발한 '먹는 인슐린'은 인슐린을 포함하는 300나노미터 크기의 작은 알갱이들로 이루어졌으며, 인슐린을 특정물질로 둘러싸 위장관내에서 인슐린의 효능이 위산이나 소화효소에 의해 상실되는 문제를 해결했다. 뿐만 아니라 장내에서 높은 효율을 나타내도록 인슐린을 전달해주는 새로운 '나노큐비클(TR) 기술'을 개발·적용함으로써 동물실험결과 인슐린 흡수율이 정맥주사의 약 35%에 달하는 우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동물실험에서 당뇨에 걸린 쥐에 '먹는 인슐린'을 투여하자 혈당이 감소되어 6시간 이상 지속적으로 정상 혈당치를 나타냈고, 정상적인 쥐에 '먹는 인슐린'을 투여하고 당분을 주사하면 5시간 이상 혈당치가 증가하지 않고 약간 감소하는 결과를 보여 당뇨환자가 식사 전에 개발된 먹는 인슐린을 미리 복용하면 혈당증가의 위험 없이 안전하게 식사를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생명공학기술(BT)과 나노기술(NT)을 접목시켜 개발한 인슐린 전달체인 나노큐비클은 인슐린을 효과적으로 보호할 뿐만 아니라 장 세포에서 잘 흡수되도록 제조돼 인슐린 흡수율이 정맥주사와 비교해 약 35%에 달한다. 일반적으로 학계나 제약업계에서는 먹는 인슐린의 흡수효율이 10% 이상이면 상품가치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에 상용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 동안 전세계적으로 1000만명에 달하는 인슐린의존성 당뇨병환자 중 절반 정도가 혈당을 조절하기 위해 매일 인슐린 주사를 맞아야 하는 고통을 감수해왔는데, 인슐린을 먹으면 대부분이 위장관 내에서 소화돼 인슐린으로서의 효능이 상실되었기 때문이다. 현재 약 15개의 세계적인 제약업체가 먹는 인슐린을 개발에 나서고 있으나 흡수효율이 낮아서 상품성이 거의 없는 실정이다. 특히, 나노큐비클을 이용한 '먹는 인슐린'은 피하주사 또는 정맥주사를 했을 때와는 전혀 다른 체내 흡수형태를 나타내는 것으로 동물실험결과 확인됐다. 인슐린을 주사로 투여하면 인슐린의 혈중농도가 빠르게 증가했다가 각 장기에서 빠르게 감소해 지속시간이 짧은 반면, 먹는 인슐린은 간 근육 등 인슐린이 필요한 장기에 지속적으로 일정한 농도를 유지하며 머물기 때문에 주사제와 비교했을 때 약효가 오랫동안 유지되는 장점이 있다. KIST연구팀이 개발한 먹는 인슐린 전달체인 나노큐비클은 간단한 방법으로 제조할 수 있고, 미국 식품의약청(FDA)에서 식품첨가물로 허가 받은 원료로 만들어져 독성이 전혀 없을 뿐만 아니라 보관에도 안정하며 경구로 먹게끔 제조되었기 때문에 그 동안 매일 인슐린 주사를 맞아야 하는 고통으로부터 당뇨병환자들을 해방시켜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KIST 연구팀은 먹는 인슐린 기술개발과 관련해 국·내외에 이미 6건의 특허를 출원했으며, 나노큐비클을 이용해 다른 단백질계 약물의 경구용 약물전달체를 개발하기 위한 연구도 진행중이다. 연구결과는 당뇨병 연구분야에서 세계적으로 가장 권위를 인정받고 있는 유럽 당뇨학회지 Diabetologia 3월호에 게재, 세계적인 당뇨병 전문가들 사이에서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2005년 이후 전세계 경구용 당뇨병 치료제 시장은 최소 10조원 이상이 될 전망이며, 먹는 인슐린 기술의 세계적인 시장가치는 현재로도 연간 약 5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어 향후 임상실험을 통한 상품화연구가 더욱 절실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Chemical Daily News 2002/03/2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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