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 11개국과 러시아, 노르웨이 등 비회원국이 4월17일 카타르 Doha에서 산유량 동결을 논의한다.
국제유가는 WTI(서부 텍사스산 원유)가 2014년 6월 배럴당 115달러에서 2016년 2월 26달러까지 폭락했으며 최근 40달러대까지 반등했으나 저유가 상황은 장기화가 불가피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회의에서 동결 합의를 이끌어낸다면 국제유가 추가 하락에 제동을 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지만 이란과 사우디의 마찰이 심화되고 있고 감산이 아닌 동결만으로는 가격에 의미 있는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시장이 비관적인 예측을 내놓는 것은 동결 합의가 쉽지 않을 것으로 파악되기 때문이다.
아프리카 최대 산유국인 리비아가 불참을 선언했고 브라질과 이란도 산유량 동결에 동참할 수 없다고 공언했다. 특히, OPEC 회원국 가운데 세번째로 큰 산유국이며 사우디와 정치·종교 문제로 마찰을 빚고 있는 이란은 2016년 1월 서방국가들의 경제제재가 해제되자 산유량을 늘리고 있다.
사우디는 이란을 제외하고 산유량을 동결할 수는 없다고 맞서고 있다.
그러나 산유국들이 산유량을 1월 수준으로 동결하는데 합의해도 글로벌 원유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파악된다.
Bloomberg에 따르면, OPEC 회원국의 3월 산유량은 일일 평균 3247만배럴로 전월대비 10만배럴 늘어 이미 최대치에 육박했다.
러시아는 3월 산유량이 1091만2000배럴에 달해 소비에트 연방 해체 이후 약 30년만에 최대치를 기록했으며, 이라크도 2015년 산유량을 20% 늘렸고 2016년 3월 산유량은 435만배럴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월간보고서를 통해 “사우디와 러시아의 공급량은 이미 사상 최대 수준”이라며 “생산 감축이 아니라 동결을 한다면 원유 공급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원유의 주요 수입국이던 중국 등 신흥국의 경제성장은 둔화 및 지구온난화 등에 따라 2016년 글로벌 원유 수요는 9418만배럴로 120만배럴 늘어나는데 그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산유국 회의에서 일제히 동결에 합의해도 미국의 셰일오일(Shale Oil) 생산을 막을 수 없다는 점도 난제로 지적되고 있다.
미국 에너지정보국(EIA)에 따르면, 원유 재고는 5억3650만배럴로 1930년 이래 최대치를 기록하는 등 여전히 높은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Oxford Economics는 “국제유가는 공급과잉이 이어지고 OPEC이 감산에 나서지 않으면서 회복 속도가 느려지고 있다”며 “저유가는 최소 12-18개월 동안 지속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강윤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