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화학기업들은 중국의 보복조치에 대응하기 위해 고부가화 및 신규시장 개척에 집중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화학경제연구원(원장 박종우)은 1월16-22일 동안 화학산업 종사자를 대상으로 중국이 사드(THAAD: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에 대한 보복조치를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화학산업이 받을 영향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최근 중국의 행보가 사드 배치에 대한 보복조치라고 생각하십니까?」 질문에 68.4%가 「그렇다」고 답했으며 「그런 편이라고 생각한다」도 26.3%에 달해 94.7%가 보복조치로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의 조치에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국내 화학기업은?」 에서는 「중국에서 EV(전기자동차) 배터리 사업을 추진하던 LG화학과 삼성SDI」가 52.6%로 가장 높은 응답률을 기록했으며 「POM(Polyacetal)을 비롯해 중국에 화학제품을 수출하고 있는 화학기업들」이 36.8%로 뒤를 이었다.
LG화학과 삼성SDI는 중국 EV 배터리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완전히 제외됨에 따라 중국 배터리 사업이 백지화 위기에 놓였으며, LG화학, 코오롱플라스틱, 한국엔지니어링플라스틱(KEP) 등 국내기업 3사는 중국이 특별한 이유 없이 한국산 POM(Polyacetal)에 대한 반덤핑 조사에 착수함에 따라 수출 타격이 우려되고 있다.
반면, 「중국에서 에탄올아민(Ethanolamine), EP(Engineering Plastic) 법인을 운영하고 있는 롯데케미칼」과 「중국기업 인수에 강력한 의지를 나타내고 있는 SK이노베이션」은 각각 5.2%로 낮은 응답률을 나타냈다.
롯데케미칼은 롯데그룹이 성주 골프장을 사드 부지로 제공했다는 이유로 중국에서 고강도 안전‧세무조사를 받고 있으나 직접적인 타격을 받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SK이노베이션 역시 중국 정부가 해외기업 유치에 관심을 나타내고 있어 M&A(인수합병)에 부정적인 영향은 없을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화학기업들이 중국의 조치에 어떻게 대응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에는 「중국기업이 따라잡을 수 없도록 고부가화 박차」와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신규시장 개척」이 각각 36.8% 응답률을 기록했으며 「정부가 다양한 외교채널로 타개책을 마련하기를 기다림」은 26.3%를 나타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공동위원회를 통해 중국의 조치에 대한 항의를 표하고 격년 단위로 진행하던 상무관회의를 2년 연속 개최해 피해품목별 액션플랜 마련을 주문하는 등 적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의 해결과 동시에 화학기업들도 자체적으로 고부가화 및 신규시장 개척을 통해 경쟁력을 향상시키고 중국의 동향에 크게 좌우되는 구조를 탈피해야 한다는 의식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강윤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