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태양광기업들이 미국의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미국무역대표부(USTR)는 현지 시간으로 1월22일 한국산 태양광 셀, 모듈에 대해 2.5GW를 초과하면 1년차에 30%, 2년차 25%, 3년차 20%, 4년차 15%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앞서 2017년 9월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미국 태양광전지 생산기업 Suniva, SolarWorld의 청원을 받아들여 수입 태양광전지에 대한 세이프가드를 권고한데 따른 것으로 ITC는 당초 관세율 35%, Suniva와 SolarWorld는 50% 수준을 요청한 것에 비해서는 완화된 조치로 파악된다.
국내기업은 폴리실리콘(Polysilicon)을 생산하는 OCI, 한화케미칼, 태양광전지 셀 및 모듈을 생산하는 한화큐셀, 신성이엔지 등이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화큐셀은 세이프가드 조치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세이프가드 조치로 미국에 투입하지 못하는 잉여물량이 발생하면 다른 국가에 재분배해 판매할 계획이다.
미국 매출비중이 30%로 큰 편이어서 타격이 우려되나 70여개국을 판매처로 확보하고 있어 일정 수준 대응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
반면, 잉곳 및 웨이퍼를 생산하는 웅진에너지는 세이프가드 조치의 최대 수혜주로 주목된다.
웅진에너지는 이미 주요 판매처인 Suniva, SolarWorld가 파산보호를 신청하면서 웨이퍼 관련 120억원 상당의 매출채권을 손상차손으로 반영했으나 세이프가드 조치로 양사가 회생할 가능성이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세이프가드 조치가 단기적으로는 미국 태양광 모듈 가격 상승을 이끌고 태양광 설치기업의 수익성 악화를 야기할 가능성은 있지만 영향이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는 낙관론도 대두되고 있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모듈이 전체 태양광발전 프로젝트에서 차지하는 비용은 20-30% 수준에 불과해 가격 상승이 전체 태양광발전 가격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세이프가드 조치가 미국 태양광 시장 수요 절벽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며 오히려 글로벌 태양광 시장에 대한 우려가 해소되는 역할을 해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폴리실리콘 생산기업도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OCI는 주로 중국 웨이퍼 생산기업들에게 판매하고 있으며 미국이 최근 보호무역주의를 강화함에 따라 이미 중국의 미국 수출량이 줄어든 상황이어서 추가적인 타격은 없을 것으로 파악된다.
OCI 관계자는 “중국기업들의 미국 모듈 판매량은 전체의 10%로 미미하다”며 “OCI는 중국에 원료를 판매하기 때문에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 역시 미국의 세이프가드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김현종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미국 태양광 세이프가드 관련 민관대책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세계무역기구(WTO) 협정상 보장된 권리를 적극 행사해나갈 계획”이라며 “부당한 조치에 대해서는 WTO에 제소할 것이며 조치 대상국과 공동대응하는 방안도 적극 협의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강윤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