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아가 중국 환경규제 강화 이후 화학제품 및 의약품 원료 대체 공급지로 부상하고 있다.
인디아는 미국-중국 무역마찰로 동아시아 및 유럽 경제 성장률이 둔화되고 있는 가운데서도 안정적인 성장을 계속하고 있다.
글로벌 4위를 차지하고 있는 자동차 시장에서는 화학기업들이 배기가스 규제 강화, 친환경 자동차 보급에 대비해 경량화 및 배터리 소재 제안을 준비하고 있다.
그러나 2018년 가을 이후 신차 판매가 감소함에 따라 투자 판단이 어려워지고 있다.
자동차, 배기가스 규제로 화학사업 기회 증가
인디아 자동차 시장은 고성장을 계속했으나 최근 배기가스 규제 BS(Bharat Stage) 6 도입 계획이 발표되면서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다.
BS6는 유럽의 유로(Euro) 6에 상응하는 규제로 2020년 4월부터 현재 시행되고 있는 BS4에서 BS5를 생략하고 곧바로 BS6를 시행할 방침이다.
휘발유(Gasoline) 자동차 대부분이 포함되는 불꽃점화 엔진을 탑재한 자동차의 질소산화물(NOx) 배출량을 BS4에 비해 사륜차는 25%, 이륜차는 70-85% 감축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우고 있다.
이에 따라 완성차 생산기업들은 BS6 도입에 앞서 2019년 중반 무렵부터 대응 차종 생산을 시작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화학기업들도 친환경성, 연비 향상 요구에 대응해 신규 비즈니스 개척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이륜차는 연비 향상을 위해 연료와 공기를 혼합하는 기화기의 연료 분사장치가 기계식에서 전자제어식으로 전환됨에 따라 EP(엔지니어링 플래스틱) 사용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기계식과 전자제어식 중간에 해당하는 전동식 기화기에도 EP가 채용되고 있다.
엔진 주변에서는 연료 시스템의 연료 증발도 규제돼 연료호스 등에 사용되던 합성고무의 환경성능을 향상시키기 위해 가스투과성이 낮은 특수고무로 가공하는 방안을 일부에서 제안하고 있다.
인디아는 배기가스 규제가 강화됨에 따라 소재 뿐만 아니라 분석 관련 등 부대적인 수요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2030년까지 신차의 30%를 EV로…
전기자동차(EV), 하이브리드자동차(HV) 보급도 주목된다.
인디아 정부는 2030년까지 신차를 100% EV로 전환할 계획이었으나 목표를 30%로 하향 조정했고 충전 인프라 정비 등 과제가 산재하고 있으나 EV 도입에 대한 방향성에는 변화가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2022년 시행 예정인 지동차기업 평균 연비규제(CAFE)도 보급을 뒷받침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2019년 4월부터 시행된 제2기 친환경 자동차 구입 지원제도(FAME)에는 1기에 이어 HV가 계속 포함됨에 따라 해외 관련기업에게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도요타(Toyota Motor)와 스즈키(Suzuki Motor)는 2018년 상호 OEM 계약을 체결하고 제휴대상에 HV를 포함시켰으며 자율주행 실용화를 위해 유럽 및 미국기업이 센서류 개발을 인디아기업에 의뢰한 사례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즈키는 인디아 자동차 판매량의 50%를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2020년을 목표로 EV 투입을 준비하고 있다.
아울러 도시바(Toshiba), 덴소(Denso)와 합작으로 LiB(리튬이온전지) 공장을 건설하고 있으며 2020년 양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신차 생산·판매 감소로 성장 “주춤”
인디아 자동차 시장은 친환경 자동차를 포함해 안정적으로 성장하고 있으나 최근 들어 불확실성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신차 판매대수가 2018년 11월부터 4개월 연속 전년동월대비 감소했고 생산도 줄었기 때문이다.
일시적인 현상이라는 의견이 주류를 이루고 있으나 예상치 못한 사태에 직면하면서 생산 확대 및 진출을 계획하고 있는 부품·소재 생산기업의 투자 결정이 어려워지고 있다.
인디아는 자동차 생산·판매대수가 최근 연평균 7-8% 수준으로 계속 증가했다.
그러나 신차 판매는 2018년 10월 증가율이 1.5%로 급락한데 이어 11월에는 마이너스로 전환됐다. 자동차 생산기업들은 판매 부진으로 감산을 단행했으며 11월 생산은 무려 20% 급감했다.
소비자의 신차 구입의욕이 떨어진 것은 국제유가 상승에 따라 연료가격이 오르고 금리가 상승했을 뿐만 아니라 2018년 9월부터 가입이 의무화되고 있는 자동차 손해배상 책임보험 납부액이 1년분에서 3년분으로 늘어 소비자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인디아 자동차 시장은 고성장을 계속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최근 주춤세를 보이면서 일시적인 현상인지 아닌지 신중하게 지켜보아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화학기업의 자동차 소재 사업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어 신증설에 대한 의사결정을 미루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석유화학, 해외기업 투자유치 적극추진
인디아 석유화학 시장에서는 프로필렌(Propylene)계 유도제품 투자가 확대되고 있으며 해외기업이 정유공장 및 화학 플랜트 투자에 참여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인디아 국영 정유기업 Bharat Petroleum (BPCL)은 코치(Kochi) 소재 정유공장에서 2019년 말 아크릴산(Acrylic Acid) 및 아크릴에스테르(Ester Acrylate), 옥소알코올(Oxo-Alcohol) 생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BPCL은 코치에서 유동층접촉분해(FCC) 2기를 가동하고 있어 프로필렌(Propylene)을 직접 생산해 소비하고 있으며 2021년경 가동을 목표로 폴리올(Polyol), PG(Propylene Glycol), MEG(Monoethyene Glycol) 플랜트도 건설하기로 결정했다.
바스프(BASF)는 2019년 1월 구자라트(Gujarat)에 PDH(Propane Dehydrogenation) 설비를 중심으로 아크릴 체인을 구축하기 위해 사업타당성 조사를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인디아 재벌기업인 아다니그룹(Adani Group)과 합작하며, 말레이지아에서 페트로나스(Petronas)와 합작하고 있는 C3 체인과 유사한 구조로 파악되고 있다.
해당 프로젝트는 생산설비에 필요한 전력을 재생에너지로 조달하는 탄소중립을 목표로 하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구자라트는 일조량이 많고 항상 바람이 강하게 부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에 따라 아다니는 현지에서 대규모 태양광·풍력발전소를 운영하고 있으며 바스프는 재생에너지 발전을 합작하는 방안도 검토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람코, 인디아 석유화학 투자 적극화
인디아 석유화학 시장은 최근 해외기업 진출이 늘어나고 있다.
특히, 아시아 화학 시장에서 영향력을 급속도로 끌어올리고 있는 사우디 국영기업 아람코(Saudi Aramco)의 투자가 두드러지고 있다.
사실상의 사우디 최고 권력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는 2019년 2월 말 인디아를 방문해 나렌드라 모디 수상과 회담을 열고 총 1000억달러에 달하는 인프라 및 에너지 관련투자를 약속했다.
아람코는 2018년 4월 IOC(Indian Oil) 등 인디아 국영 3사가 추진하는 대규모 석유정제·석유화학 컴플렉스 프로젝트에 참여한다는 내용의 각서를 체결했다.
2월 무함마드 왕세자와 동행한 아람코 관계자는 국영 석유기업 뿐만 아니라 민간기업 가운데 최대 화학기업인 릴라이언스(Reliance Industries)의 간부와도 접촉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릴라이언스는 차기 석유화학 프로젝트 잠나가르(Jamnagar) 4에 대해 공동투자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헬스케어, IT 인재 활용 R&D 강화
헬스케어 분야에서는 제약기업들이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제약기업들은 코스트 경쟁력이 높은 인디아산 원제를 수입하고 있는 가운데 인디아 경제발전 및 독특한 인재 육성에 착안해 새로운 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바이오 벤처기업 리프로셀(ReproCELL)은 2018년 4월 게놈(Genome) 해석에 관한 높은 정보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미국 Cancer Genetics의 인디아 자회사 지분을 취득해 100% 자회사로 편입했다.
인디아는 앞으로 재생의료, 유전자 해석 분야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리프로셀은 특히 게놈 해석, 판로 확대와 함께 생체시료 조달기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인구가 13억명 이상에 달할 뿐만 아니라 인종도 다양해 다양한 샘플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으로 미국 폭스체이스(Fox Chase) 암센터, 인디아 하이데라바드(Hyderabad)에 설립한 합작기업을 통해 재생의료에 필수적인 세포은행을 설치할 계획이다.
임상기기 등을 공급하고 있는 아크레이(Arkray)는 정보통신에 강점을 보유한 인디아 인재를 활용하기 위해 2018년 말 푸네(Pune) 근교에 AI(인공지능) 개발센터를 설치해 딥러닝을 이용한 소프트웨어 등을 개발하고 있다.
일본, 한국, 싱가폴을 잇는 4번째 연구개발(R&D) 기지로 더욱 정확한 진단에 기여할 수 있는 임상검사 시스템 창출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혈당치 센서 생산체제도 구축할 방침이다.
인디아는 환경규제 강화에 따른 중국산 원제·중간체 가격 상승의 영향으로 원제 공급국으로서의 경쟁력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인디아 헬스케어 시장도 소득수준 향상으로 변혁기를 맞고 있어 적절한 대응방안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