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전기자동차(EV) 산업이 전환기를 맞이하고 있다.
EV가 친환경 신에너지 자동차(NEV: New Energy Vehicle)로 주목받고 있을 뿐만 아니라 통신기기로 활용되면서 EV를 이용한 각종 정보 서비스 제공이 시작됐기 때문이다.
앞으로 자율주행 기술이 확립되면 EV의 스마트화가 더욱 가속화되고 AI(인공지능)에 따른 빅데이터 처리, ICT(정보통신기술)와의 병용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따라 최대 메이저인 비야디(BYD)를 시작으로 중국 EV 생산기업들이 사업형태 전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NEV, IT화 통해 소비자 니즈까지 반영
중국은 EV, 플러그인하이브리드자동차(PHV), 연료전지자동차(FCV) 등을 NEV로 지칭하고 있으며 정부 지원에 따라 2014년부터 관련산업이 급속도로 발전해 최근에는 글로벌 최대시장으로 자리 잡고 있다.
현재는 정부 지원을 받은 중국기업들이 중국 NEV 시장을 과점하고 있으나 앞으로 해외기업에 대한 제한을 완화하면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따라 생존을 위한 차별화 및 사업형태 전환이 시급한 가운데 EV를 활용한 신규 서비스 창출 및 자율주행 기술 확립이 요구되고 있다.
중국 인터넷서비스 담당기업 텐센트(Tencent) 등이 투자하고 있는 니오(NIO)는 EV 개발 및 판매에 머무르지 않고 EV를 이용한 IT 서비스 및 어플리케이션, SNS를 구축해 소비자와 직접 접촉하는 기회를 늘리고 있다.
기존에는 자동차기업과 소비자 사이에 딜러가 있어 자동차기업들이 소비자의 생생한 목소리를 들을 수 없는 단점이 있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인터넷을 통해 접할 수 있는 소비자의 의견을 빅데이터화하고 AI로 분석함으로써 소비자의 구매행태를 파악해 미래제품 개발 및 서비스 개선에 활용하는 움직임이 본격화 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클라우드 시스템을 이용한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에 따른 충전, 이동식 충전소 등이 있으며 EV에 탑재된 배터리 용량을 소프트웨어로 제어함으로써 소비자의 가격 니즈에 대응하는 등 새로운 방식도 등장하고 있다.
BYD-테슬라, 자율주행 놓고 경쟁 가능성
BYD는 승용차부터 상용차, 화물차, 포크리프트까지 EV 풀라인업을 공급하고 있으며 앞으로는 EV 뿐만 아니라 5대 사업에 포함되는 배터리, IT, 모노레일, 신에너지를 조합해 스마트모빌리티 및 스마트시티를 구축할 방침이다.
EV 다음으로는 자율주행 자동차를 주목하고 있으며 현재 레벨4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BYD의 홍보 담당자는 “미래 자동차는 큰 스마트폰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V가 자율주행으로 전환됨으로써 자동차 내부에서 스마트폰과 같이 어플리케이션을 활용하거나 동영상을 시청할 수 있기 때문이다.
BYD는 중국 및 해외 스마트폰 생산기업의 브랜드를 하청 제조하면서 스마트폰 생산기업으로서 ICT 기술을 축적하고 있어 자율주행 및 스마트모빌리티 시대에서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앞으로는 해외기업에 대한 규제가 완화됨에 따라 미국 테슬라(Tesla)의 약진도 기대된다.
테슬라는 2018년 7월 상하이(Shanghai)에서 EV 공장 건설에 대한 허가를 획득했으며 EV를 연간 50만대 출하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EV 자체로 중국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릴 뿐만 아니라 최종적으로 자율주행 자동차 보급을 목표로 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테슬라는 2003년 설립 당시부터 디지털을 중시했으며 최근에는 자율주행기술 연구개발(R&D)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중국은 EV와 함께 주변통신기기, 반도체, LiB(리튬이온전지), 전자부품‧소재, 소프트웨어 등 다양한 산업이 발전하고 있으며, 특히 선전(Shenzhen)에 일련의 사업이 집적하고 있어 스마트폰 및 EV 어플리케이션 개발이 집중되고 있다.
화학기업들은 소프트웨어 시장 확대가 EV, 정보단말기기, 기지국, 데이터센터용 전자부품‧소재 수요 증가를 이끌 것으로 예상하고 EV의 신규 트렌드에 높은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BYD, 배터리‧IT 노하우 활용 기술 고도화
BYD는 차세대 전략도 강화하고 있다.
BYD는 자동차, 배터리, IT, 모노레일, 신에너지를 주력사업으로 설정하고 있는 가운데 다양한 사업을 조합한 스마트모빌리티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자율주행 자동차는 2019년 10월 싱가폴에서 자율주행 버스를 발표했으며 레벨5까지를 타깃으로 R&D에 주력하고 있다.
배터리부터 완성자동차, IT까지 광범위한 영역의 노하우를 보유한 BYD는 스마트모빌리티 뿐만 아니라 스마트시티 시장에서도 세계적인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BYD는 EV 메이저로 중국 뿐만 아니라 일본, 타이에도 EV를 공급하고 있다.
그러나 소재, 자동차 탑재용 기기, 파워반도체, 자동화 시스템, 안면인식 게이트, IT, 태양전지, 포크리프트, 모노레일 등을 공급하고 있어 종합 전기기계 생산기업에 가까우며 선전 시내에서 R&D 및 생산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최근에는 주로 EV로 주목받고 있으나 원래는 1995년 배터리 생산기업으로 설립했으며 노키아(Nokia), 모토로라(Motorola) 등 휴대폰 메이저에게 공급함으로써 배터리 메이저로 자리매김한 후 LiB 전환에 성공했다.
자동차 사업은 2003년 시안(Xian) 소재 자동차 생산기업을 인수하면서 본격화했으며 2009년에는 버스 생산기업도 인수했다.
이후 자가용부터 상용차, 업무용 자동차까지 공급하는 종합 자동차 생산기업으로 성장했으며 최근에는 배터리를 조합해 EV로 진화시킴으로써 세계시장에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LiB는 선전공장에서 제조부터 조립, 출하까지 수직계열화하고 있으며 모든 공정 및 창고를 자동화해 스마트 공장화를 실현했다.
스마트모빌리티 공급이 궁극적 목표
BYD는 스마트폰도 생산하고 있다.
자체 브랜드는 보유하지 않고 있으나 중국 및 해외 스마트폰 생산기업의 브랜드를 하청 생산하고 있어 ICT에 관한 지식이 풍부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에 따라 BYD는 ICT 기술을 활용해 EV에서 자율주행 자동차로 나아가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자율주행 자동차를 보완하는 사업으로 모노레일에도 집중하고 있다.
중국은 교통체증이 사회문제로 부상하고 있어 대도시에서 지하철 정비가 이루어지고 있으나 중규모 도시는 심각한 교통체증에도 지하철을 도입할 금전적 여력이 부족한 상태이다.
이에 따라 BYD는 설비투자 및 유지비가 비교적 저렴한 모노레일을 제안해 지방도시에 투입하고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ICT, 자율주행을 조합해 효율적이고 친환경적인 스마트모빌리티를 실현할 방침이다.
본사 기능을 보유하고 있고 부지면적이 180만평방미터로 광대한 핑산(Pingshan)에서는 공장 부지에 모노레일을 부설해 사원용 단지와 직장을 연결하고 있다. 종업원 5만명, 가족을 포함해 10만명 이상이 살고 있어 미래 스마트시티의 단면을 엿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BYD의 자율주행 자동차는 레벨3 단계에 있으나 점차 레벨4로 전환하고 있으며 R&D는 레벨5에 착수했다.
다만, 법률, 도로교통 시스템 등이 아직 정비되지 않아 레벨4 및 레벨5가 실현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EV, 2035년 판매량 2202만대로 성장
EV는 글로벌 판매대수가 2035년 2202만대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Fuji Keizai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2018년 글로벌 EV 판매대수는 130만대로 전년대비 71.7%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각국의 환경규제 강화와 보급정책 확대, 항속거리 연장 등 기술력 향상 등을 통해 내연기관 자동차와 동등한 사용이 가능해졌다는 점
에서 구매욕이 자극받은 영향으로 파악되고 있다.
2018년 하이브리드자동차(HV), PHV, EV 등 신규 자동차 판매대수는 425만대로 31.2% 늘어났다.
현재는 전체의 약 50% 이상을 HV가 차지하며 주류를 이루고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EV 중심으로 시장이 확대됨으로써 2035년에는 3가지 판매대수가 4000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EV 성장은 중국이 견인하고 있다.
중국은 2018년 신규 EV 판매대수가 77만대에 달했고 현지 사양의 자동차 개발과 구입 인센티브 정책 등을 통해 2035년에는 1056만대로 대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유럽과 북미도 2021년부터 EV 판매를 시작함으로써 급속도로 보급이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그러나 EV 시장 확대의 과제로 낮은 수익성과 신흥국의 전력 및 충전 인프라 정비 문제가 부상하고 있다.
HV는 2018년 글로벌 신규 자동차 판매대수가 233만대에 달했고 일본이 40% 이상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으로 가솔린 자동차와 가격 차이가 더욱 축소될 것으로 예상되는 일본과 동남아에서 수요가 증가해 2035년에는 판매대수가 785만대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다만, 유럽과 중국은 EV와 PHV가 주류를 이루고 있어 HV는 다른 차종에 비해 낮은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판단된다.
PHV는 글로벌 신규 자동차 판매대수가 2018년 62만대로 늘어났고 중국이 28만대로 2.3배 급증했으며 다른 지역에서도 수요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2035년 글로벌 판매대수는 1103만대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며 EV에 비해 부품 수가 많고 코스트 다운이 어렵다는 점에서 성장세가 다소 둔화될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