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화학기업들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에 국제유가 폭락까지 겹치면서 수익성에 적신호가 켜졌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4월21일 기준 증권사 3곳 이상의 영업실적 추정치가 있는 석유‧가스, 화학기업 13곳의 1분기 영업이익이 마이너스
6602억원으로 집계돼 3개월 전 전망치인 1조6490억원과 1개월 전 전망치 4310억원에 비해 크게 감소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특히, 국내 최대 정유기업인 SK이노베이션은 영업이익이 2019년 1분기 3311억원에서 2020년 1분기에는 마이너스 7326억원으로 적자 전환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에쓰오일 역시 영업이익이 마이너스 4774억원으로 적자 전환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대한유화도 전년동기대비 93.7%, 롯데케미칼 역시 86.1%나 급감하는 등 13곳 가운데 11곳의 영업이익이 감소하거나 적자로 돌아선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2020년 영업실적 전망치도 일제히 하향 조정됐다.
13곳 합계 영업이익 전망치는 4조398억원으로 전년대비 24.96%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며, 3개월 전 전망치인 7조9425억원보다 49.1%, 1개월 전 전망치 5조7192억원보다 29.4% 하향 조정됐다.
SK이노베이션 등 대형 정유기업들은 정제마진이 줄어들었을 뿐만 아니라 코로나19로 석유제품 수요가 크게 감소하며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안나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마이너스 정제마진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며 정유기업들은 영업실적이 더욱 악화될 것”이라면서도 “화학기업들 역시 수요 급감으로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지만 전기자동차(EV) 배터리 등 첨단소재 사업이 중요한 투자 포인트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일부 화학기업은 수요 위축 우려에도 국제유가 하락으로 마진 개선 효과를 누릴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황유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국제유가 급락으로 NCC(Naphtha Cracking Center)의 원가 경쟁력이 압도적으로 개선될 수 있다”며 “NCC를 가동하고 있거나 증설하고 있는 곳의 성장성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K)